김범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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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의 미래는 중국에 있다
2007년 12월 22일 17시 16분  조회:9254  추천:495  작성자: 김범송
 

  개혁개방 이후 조선족사회는 산업화와 도시화시대를 맞이하면서 많은 이들이 대도시와 연해도시로 진출했고, 해외출국 붐은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해외로 나간 조선족이 50~60만으로 추정되며, 연해도시로 진출한 조선족이 50만을 상회한다. 최근 방문취업제가 실시단계에 접어들면서 고국에 체류하는 중국동포수가 30만에 육박하지만, 몇 년 후 이들 중 대다수는 돈을 벌고 중국에 돌아와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많은 조선족들이 귀국해 서비스산업과 기업체를 설립, 바야흐로 ‘부자의 꿈’을 이루고 있다.


  아래에 현재 해외에 진출한 50~60만 조선족동포 중, 대부분이 중국의 도시와 자기고향에 돌아올 것을 확신함과 더불어 그 ‘이유’에 대한 본인의 미숙한 견해와 사견을 피력한다.


  20세기 파란곡절의 근현대사와 디아스포라(離散) 이주민의 불행한 역사를 경험한 조선족은 문화와 혈연의 뿌리는 한반도에 두고 있지만 현재 중국국적을 가지고 있는 소수민족의 일원으로, 이중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한민족이자 해외동포이다. 특히 중국에서 생장한 2~4세대들은 엄연한 ‘중국·조국觀’을 지니고 있으며, 갈수록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소수민족 일원’으로서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들이 해외에서 이주노동자로서의 체류기간이 오래될수록 ‘차별과 기시가 없는’ 중국에 대한 동경심이 날로 깊어진다.


  특히 중국국적을 가지고 중국에서 교육을 받았고 중국의 문화와 생활환경에서 살아가는데 습관이 된 조선족동포들은 해외진출 후, 부동한 이념의 차이와 문화적인 차원의 이질감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 현재 대부분 노동환경이 열악한 3D업종과 식당과 다방 등 서비스부문에서 근무하고 있는 중국동포들은 본국인들이 ‘외국인노동자’인 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기시 및 일상적 차별을 현장과 생활의 곳곳에서 체감한다. 중국에서는 크게 당해보지 못한 것들을 이국타향에서 체험하게 되면서 엄청난 소외감과 문화적 위화감을 감지하게 된다.


  외국에서의 지친 심신과 ‘국적 없는’ 설음 및 일상차별을 직접 체감하면서, 자본주의사회의 인색하고 무정한 현실에 염오감을 느끼게 된다. 비록 열심히 돈을 벌어 경제적 부(富)를 이루었지만 정신상에서는 갈수록 공허해지고 ‘빈곤’해지며, 자신들을 생장시켜준 ‘가난’하지만 위화감과 이질감이 크게 없는 ‘조국’으로서의 중국을 더욱 그리워하게 된다. 이른바 ‘수구초심(首丘初心)’은 박정(薄情)하고 박애(博愛)가 결여된 해외에서 더욱 절감하게 되며, "잘사는 타향이 좋아도 고향보다 못하다(金窝银窝, 不如自己的草窝)"는 것을 실감한다.


  한편 해외에서 자본주의사회의 치열한 경쟁의식과 상품경제시스템의 선진적인 측면을 직접 경험했으며, 게다가 그들이 갖고 있는 상대적으로 넉넉한 경제자금과 시장경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체험은 귀국 후 매우 소중한 자산이 된다. 그들이 해외에서 체험한 선진적인 관리경험과 기술 및 (창업)자금 등 우세를 남김없이 발휘할 수 있는 곳이, 바야흐로 경제발전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발전도상국이자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이 또한 (국내)타민족에게 '결여'된 조선족만의 우세이자 장점이다.


  조선족들이 생장한 중국에는 그들에게 익숙한 생활환경과 체화된 문화 및 경제발전의 여건들이 두루 마련되어 있는 반면, 그들이 해외에서 체험한 문화적 이질감과 소외감 및 이념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일상차별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중심'의 중국에서 선진적인 (해외)경제문화를 경험한 조선족들의 강한 생활력과 '풍부한 자금력'이 더욱 각광받을 수 있다. 한마디로 시장과 정책, (경제)환경과 여건이 마련되어 있으며, 해외에서는 차별대상이지만 중국에서는 '사장'이 될 수 있는 우세와 장점을 갖고 있다는 말이 된다.


  해외진출한 대부분의 조선족들은 중국에 낳아준 부모와 사랑하는 처자들을 두고 왔다. 소중한 가족들은 그들이 이국타향에서 돈벌어 '현대판 흥부'가 되어 하루빨리 환고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늘날 조선족동포들의 해외출국은 경제적 부(富)를 이루고 선진적 시장경제를 경험할 수 있는 이점(利點)과 가정파탄과 자식교육의 문제점, 농촌 황폐화와 민족정체성 위기를 맞고 있는 '사회적 폐단'도 안고 있다. 현재의 '방황의 역사'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득(得)보다 실(失)이 많은 '이소폐다(利少弊多)'의 불행한 결과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조선족동포들은 해외에서 '떠돌이 · 품팔이' 신세에 불원간 종지부를 찍고, 가정이 있고 시장이 있으며 (우대)정책이 있는 중국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찾아야 한다고 본다. 즉 해외에서 배운 기술과 습득한 관리경험을 이용해 안정된 생활환경과 정당한 경쟁 및 강한 생활력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떳떳하게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조선족사회는 (중국)국내에서는 대도시와 연해도시로의 인구이동이 가속화됨에 따라 주류 중국인사회에 점차 '동화'되어가고 있으며, 따라서 (민족)정체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해외(
특히 고국)에서는 이념적인 갈등과 차별기시로 막심한 소외감과 위화감 속에서 방황하고 있다. 조선족의 주체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려면, 고국과의 문화적인 혈연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 속도에 발 맞춰 중국전역을 생존 및 발전의 활무대로, 타운을 형성해 뭉치고 자기의 우세와 장점을 발휘해 경제적인 힘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요컨대 민족교육의 중시와 경제적인 힘을 키우면서 민족정체성을 지켜나갈 때만이, 현유의 조선족의 우세와 장점을 이용해 향후 한겨레 통일과 (한중)경제발전에 가교적인 역할과 중개적 작용을 발휘할 수 있는 현실적 가능성이, 미래지향적인 결과로 가시화될 것이다.

                                                                                                   -2007년 12월 22일


* 본문은 2008년 1월15일 흑룡강신문 주일특간에 발표된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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