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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
강효삼
노랗게 영글어 고개 숙인 벼이삭을 보면서 오래지 않아 저것들의 호함진 모습이 내 시야에서 사라져버릴것이라고 생각하니 어쩐지 허전한 기분이다.
열매들은 완성되면 추락한다. 더는 자신의 무게에 견딜수 없기에. 벼이삭도 익으면 들판을 떠나야 한다. 더는 남아있을 리유가 없기에. 하나의 목적을 이루고나면 곧바로 무(無)가 되는 자연의 규률은 누구도 어길수 없다.
무(無)가 되면 얼마나 공허한가. 가을은 얻으면서도 잃는 계절이다. 수확의 기쁨끝에 허전함과 쓸쓸함이 남아있다. 그것은 자연에서의 성숙은 완성의 목적이고 극치이며 절정이기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 한번의 완성이 있다 해도 완전무결하지 않음을 알고있는 인간이기에 어느 한 결과로 받아들이나 완성으로는 여기지 않는다. 인간은 치렬한 경쟁속에서 하나의 완성이란 말 그대로 남들이 자신을 더 초과하도록 격발시켜주는 촉매가 되는것이다. 모든 능력과 지혜를 한몸에 지닌 초인간적인 사람이 많지 않다. 과학이 발달한 오늘의 완성은 또한 부단한 비완성으로 쉽게 전환된다.
완성은 복잡하고 까다롭다. 때문에 거듭거듭 무한한 완성을 촉발시키는것인가부다. 한 인간의 성과와 완성에 대하여 너무 춰올리거나 절대적으로 만들지 말아야겠다. 완성의 극대화가 오히려 그 사람에게 퇴보와 종말의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인간의 완성은 그 사람이 죽은 뒤에야 비로소 말할수 있는것이다. 인간은 끝없는 완성의 존재이다. 하나의 완성, 하나의 종점으로 부단히 이어지는 종점 없는 완성의 려행이다. 완성, 또 완성, 성숙, 또 성숙으로 이어지는 무한한 과정이다.
문득 챠플린의 명언이 떠오른다. 사람들이 그에게 대표적작품이 무엇인가 물었을 때 그의 대답은 항상 다음과 같았다.
“다음 작품입니다.”
2006년 3월 15일
<<연변문학>> 2008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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