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오수
http://www.zoglo.net/blog/hanyuzhu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위기의 가정 구하기
2011년 11월 25일 20시 34분  조회:4119  추천:2  작성자: 한오수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은(2010년) OECD국가 중 이혼율 1위가 한국이다. 국내의 혼인건수는 32만 6100건 이혼건수는 11만 6900건으로서 혼인 대 이혼비율은 35.8%에 달하고 있으며 5년전에 비해 무려 40.2%나 증가  한 수치이다.

  결혼 8년차에 접어든 어느 남편의 편지를 읽어보며 가정 붕괴의 해법을 찾아보자.

  "저는 결혼 8년차에 접어든 남자입니다. 한 3년 전쯤에 이혼의 위기를 심각하게 겪었습니다. 그 심적 고통이야 경험하지 않으면 말로 할 수가 없습니다.

  저의 경우는 딱히 큰 원인은 없었고 주로 아내 입에서 이혼하자는 이야기 심심찮게 나오더군요. 저도 회사생활과 여러 집안일로 지쳐 있던 때라 맞받아쳤고요. 순식간에 각방 쓰고 말도 안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기를 몇 달 하루는 퇴근길에 어떤 과일 파는 아주머니가 떨이라고 하면서 귤을 사달라고 간곡히 부탁하기에 다 사서 집으로 들어왔답니다. 그리고 주방 탁자 위에 올려놓고 욕실로 바로 들어갔다 나오는데 아내가 내가 사온 귤을 까먹고 있더군요.

  몇 개를 까먹더니 “귤이 참 맛있네”라며 방으로 쓱 들어가더군요. 순간 제 머리를 탁 치듯이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아내는 결혼 전부터 귤을 무척 좋아했다는 것하고 결혼 후 8년 동안 내손으로 귤을 한번도 사들고 들어 간 적이 없다는거죠. 알고는 있었지만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 순간 뭔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예전 연애할 때 길가다가 아내는 귤좌판상이 보이면 꼭 천원어치 사서 핸드백에 넣고 하나씩 사이좋게 까먹던 기억이 나더군요.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적해져서 내방으로 들어가 한참을 울었답니다. 시골집에 갈대는 귤을 박스채로 사들고 가던 내가 아내에게는 8년간이나 몇 백원 안하는 귤 한개 사주지 못했다니 마음이 그렇게 아플수가 없었습니다.

  결혼 후에 나는 아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신경을 전혀 쓰지 않게 되었다는 걸 알았죠. 아이문제와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말이죠.

  반면 아내는 나를 위해 철마다 보약에 반찬 한 가지를 만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신경 많이 써줬는데 말이죠. 그 며칠 뒤에도 늦은 퇴근길에 보니 그 과일 좌판상 아주머니가 보이더군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또 샀습니다. 저도 오다가 하나 까먹어 보았구요. 며칠 전 아내 말대로 정말 맛있더군요. 그리고 살짝 주방 탁자에 올려놓았죠. 마침 씻고 나오는데 아내는 이미 몇 개 까먹었나 봅니다.

  내가 묻지 않으면 말도 꺼내지 않던 아내가 “이 귤 어디서 샀어요?”

  “응. 전철 입구 근처 좌판에서”

  “귤이 참 맛있네”

  몇달만에 아내가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잠들지 않은 아이도 몇알 입에 넣어주구요. 그리고 아이시켜서 저한테도 건네주는 아내를 보면서 식탁 위에 무심히 귤을 던져놓은 내 모습과 비교하며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뭔가 잃어버린 걸 찾은 듯 집안에 온기가 생겨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아내가 주방에 나와 아침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보통 제가 아침 일찍 출근하느라 사이가 안 좋아진 후로는 아침을 해준 적이 없느데. 그냥 갈려고 하는데 아내가 날 붙잡더군요. 한술만 뜨고 가라구요. 마지못해 첫술을 뜨는데 목이 메어 밥이 도저히 안 넘어 가더군요. 그리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도 같이 울구요. 그리고 그동안 미안했다는 한마디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부끄러웠다고 할가요. 아내는 그렇게 작은 일에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작은 일에도 감동받아 내게로 기대올 수 있다는 걸 몰랐던 나는 바보 중에 정말 상바보가 아니었다 생각되었습니다.

  그동안 아내에게 냉정하게 굴었던 내 자신이 후회스러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후 우리 부부의 위기는 시간은 걸렸지만 잘 해결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가끔은 싸우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귤이든 뭐든 우리 사이에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주위를 둘러보면 아주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말입니다. "

  그래서 부부간은 촌수가 없는 무촌이고 헤어지면 남이 되는 것이다. 부부싸움이나 갈등은 반드시 칼로 물 베기가 되어야 한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전체 [ 1 ]

Total : 31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1 왕싸가지 길들이는 법 2009-09-17 53 3173
10 세상살이 법칙 2009-09-11 72 2983
9 그날이 오기전에 2009-08-27 53 3181
8 진정한 성공 2009-08-24 71 2763
7 옛 사람들의 교육 방법 2009-08-17 129 2755
6 살만한 세상 2009-08-17 48 1968
5 부정직한 민족 2009-08-17 50 2143
4 과거청산과 힘의 논리 2009-08-14 40 1964
3 장수기업의 비밀 2009-08-04 56 1972
2 인생의 일몰 2009-08-04 64 2159
1 우정의 아름다움 2009-07-30 50 2054
‹처음  이전 1 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