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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꽃피는 봄이오면 (한오수)
2011년 04월 22일 14시 00분  조회:2797  추천:59  작성자: 한오수

4월, 꽃피는 봄이오면

 
한오수 할빈 한국인(상)회 부회장



유난히도 춥고 긴 겨울이 끝나가고 있다. 세상의 춥지않는 겨울이 어디 있겠냐 마는 지난 겨울은 유별나게 추운날씨가 오래가고 또 수십년만에 처음 겪어 보는 폭설도 여러번 내렸다. 춘삼월이라고 봄은 삼월부터 시작이라고 하지만 3월은 여전히 추웠고 아무래도 진정한 봄은 4월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4월과 봄과 꽃. 이 세가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단어들이다. 4월을 빼고는 봄을 얘기할 수 없고 꽃이 없는 봄은 상상도 할 수가 없다. 죽은 나무 그루터기에서 새순이 돋아나고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땅속에서 죽은 줄 알았던 온갖 풀과 꽃과 나무들이 척박한 땅거죽과 나무껍질을 뚫고 새순이 되어 대지로 돋아나고 있다. 이렇게 봄이 시작되는 4월이지만 미국계 극작가이자 문학 비평가이며 시인인 T.S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겨울은 따뜻했었다.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어주고 가냘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 살려 주었다.”4월은 마른가지에 물이 오르고 꽃을 피우고 푸른 잎을 돋게하는 힘찬 생명력이 있지만 어느 나라고 할 것 없이 정치적 변수가 가장많고 혁명과, 정치적인 변고,유명인의 사망, 경제적 침체 현상이 가장 두두러지게 많은 달이기도 하다.

  그래서 신동엽 시인도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갱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에 그 아우성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라고 소리높여 절규하기도 했다. 인간들은 늘 봄을 기다린다. 우리의 현대사도 끊임없이 봄을 기다려왔고 또 봄은 돌아왔지만 어떤 봄날은 겨울보다 더 추운 바람을 몰고 오기도 했다. 얼어붙은 한강과 송화강 물이 풀리고 산과 들에 산수유와 철쭉, 개나리 진달래가 붉게 물들어 가고 있는데 우리의 가슴과 마음에 진정한 봄꽃은 언제 활짝 필 수 있을 것인가?

  정미조 가수가 부른“사랑과 계절”에서는“사랑하는 마음은 4월 이지만 ,사랑할 때 마음은 꽃이 피지만, 이별할 때 마음은 찬바람 불어, 이별할 때 마음은 겨울이라네. 불타던 그 여름은 사랑이고요, 낙옆지는 이 가을은 추억이라네.”라고 노래 하고 있다. 인간세계에서 예나 지금이나 가장 절실하게 필요하고, 반드시 있어야 되는 것이 사랑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마음이 사월이 되기도 하고 꽃피는 봄날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은 그리움이고, 기다림이다. 보고싶어도 꾹참기로 했다. 저 얼음장 위에 던져놓은 돌이 강 밑바닥에 닿을 때까지. 우리의 가슴속에 춥고 긴 겨울을 극복 할 수 있는 인내와 오래 참음과 긴 기다림이 있을 때만이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고 그 사랑이 있을 때만이 우리의 마음과 가슴에 진정하게 꽃피는 봄을 만끽할 수가 있다. 사월의 바람, 사월의 햇살, 사월의 편지, 사월의 노래, 사월의 흙내음, 모든 단어들이 사월과 만나게 되면 가슴이 설레게 되고, 새롭고 신선한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된다.

  사월과 꽃과 봄의 또 다른 이름은 기다림이고, 사랑이고, 그리움이다. 해마다 봄이되면 어린시절 그분의 말씀이 생각난다. 땅속에서, 땅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끊임없는 작업.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사월, 꽃피는 봄이 오면 우리 일상의 원망과 불평 불만과 교만과 탐욕과 아집의 낡은 겉옷을 벗어버리고 사랑과 그리움과 기다림과 가슴설레임의 새옷을 갈아입자. 그리고 새봄을 맞이하자.꽃피라.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 사월의 새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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