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청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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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여행 -대둔산으로
2011년 05월 13일 12시 22분  조회:6570  추천:19  작성자: 주청룡

단풍여행 -대둔산으로

 

1026일 중국동포타운신문사 여행동호회는 두 대의 버스로 가을 단풍여행을 대둔산으로 떠났다. 3일 연속 이따금씩 억수로 퍼붓던 비가 이날은 우리 동포들의 심정을 알아 주기나 하듯이 맑게 개인 하늘 높은 가을 날씨였다. 고속도로에서 그렇게 씽씽 달리던 버스가 대둔산으로 향하는 길에 들어서면서부터 속도가 느리여지더니 입구 몇 킬로미터 전부터는 거부기 걸음을 하였다. 여행버스가 어찌나 길게 줄지어 늘어 섰는지 앞뒤 끝이 보이지 않게 객차바곤을 두 줄로 한데 이어 놓은 것 같았다. 버스에 앉아 가기보다 걸어 가는 것이 많이 빨랐다. 하여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30여분 정도 걸어서 대둔산 입구에 도착하였다.

 

대둔산(大芚山)은 전북 완주군 운주면과 충남 금산군 진산면. 논산시 벌곡면의 경계에 있는 높이 878m의 산이라고 한다. 지금은 한창의 단풍계절이라 관광객이 어찌나 많은지 인산인해를 이루었으며 여러가지 옷색갈로 하여 사람이 단풍과 함께 울긋불긋 산을 물들였다

 

입구에서 대둔산을 올리다 보니 나뭇잎들이 단풍이 들어 가을단풍이라는 경치를 감상할 수는 있었지만 소문과 인터넷에 오른 사진처럼 그렇게는 화려 하지는 않았다. 북경 향산공원의 가을단풍처럼 울긋불긋 화려하리라고 생각 하였는데 그렇지 못하니 우리들의 마음을 좀 서운하게 하였다. 관리일군과 무었때문에 소문과 이렇게 다른가 물으니 올해는 늦더위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비가 자주 뿌리면서 날씨가 얼어 붙은 날이 많았기 때문에 단풍이 왕년처럼 그렇게 잘 들지 않았다고 하였다. 하지만 본래 산의 경치는 봉마다 기암 절벽이요, 돌마다 괴석으로 병풍을 이루었으며 임금바위와 입석대 사이에 80m높이로 허공에 걸려있는 금강구름다리, 삼선바위를 톱아 오르는 계단식 삼선구름다리, 해발 878m로 하늘을 만질 수 있는 봉우리라는 뜻의 마천대(摩天臺)에 세워진 마천대개척탑, 허공에서 산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 등은 그야말로 절경이였는데 호남의 소금강이라고도 하였다. 

 

878m로 해발고도는 그리 높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상대고도는 대단히 높았다. 하여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산에 오르려 하였는데 관광객이 어찌나 많은지 케이블카가 이미 예약이 다 찬 상황이여서 우리에게는 차례가 없었다. 할 수 없이 걸어서 등산하여야 했다. 케이블카를 타면 허공에서 대둔산의 괴암괴석의 절경과 울긋불긋 물든 단풍의 경치를 내려다 보는 재미도 있었으 랴마는 걸어서 산을 오르는 것도 등산의 딴 의미가 있어 우리의 마음을 유쾌히 하였다. 등산길은 계곡을 따라 가파로운 돌계단으로 이루어졌지만 그래 도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 속의 흐르는 물 찾아 그곳으로 여행을 떠 나요”란 노래를 부르면서 톱아 올랐다. 계곡의 등산길은 오르내리는 관광객들로 붐비여 계곡으로 물이 흐르다기보다 사람이 흐른다는 말이 더 적절할 것 같았다. 산의 상대고도가 높고 너무 가파로와 산중턱까지 올라서 몸이 허약한 사람은 더 오르지 못하고 돌아서고 말았다.  하지만 신체가 좋은 사람들은 조선시대 양사언의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뫼로다. /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 라.”란 시구를 읊으면서 절정에 톱아 올랐다.

대둔산 초입에는 ‘동학농민혁명 대둔산 항쟁 전적비’가 세워져 있었는데 내려올 때 그 비문을 상세히 읽어 보았다. 비문을 간추리면 “1894 11월 동학농민군은 우금치 전투에서 일본군과 연합한 관군에 패해 퇴각하게 되였다. 이때 최공우가 인솔한 농민군부대는 대둔산에 들어 와서 항전을 계속하였는데 대둔산 근거지는 이듬해인 1895년 2월 18 새벽안개를 틈탄 일본군의 기습에 의해 함락되였다. 이때 김석순은 한살난 어린애를 안고 150m의 절 벽을 뛰여 내려 장렬한 최후를 맞혔고 전사한 농민군 25명 가운데는 20대 후반의 임산부도 있었다.” 우리는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우다가 희생된 렬사들을 기리는 마음으로 전적비를 배경으로 너도 나도 기념사진 찍었다. 

 이미지보기

 이미지보기산을 내려와 식탁에 모여 앉아 모두 오늘의 즐거운 여행으로 웃음꽃을 피웠는데 절정에 오른 사람들은 “마천대에 오르지 못하면 대장부가 아니여라!하며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진로’를 한잔 두잔 더 굽을 냈지만 절정에 오르지 못한 사람들은 졸장부라 더 무슨 할말이 있으랴. 하지만 절정에는 오르지 못 하였지만 대둔산의 절경들을 다 올리다 볼 수 있었기에 큰 유감은 없었다. 중국동포들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하루의 즐거운 여행은 이렇게 막을 내리우고 귀경길에 올랐다.

 

청해

2008 11 16 중국도포타운신문 138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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