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청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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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관광(5)
2013년 02월 04일 12시 59분  조회:7348  추천:0  작성자: 주청룡
조선관광(5)

만물상구역

 
코스: 외금강호텔→ 금강산호텔→ 금강산온천→ 문주담과 곰바위 → 관음폭포→ 육화암→ 만상정(주차장)→ 삼선암(습경대)→ 귀면암→ 절부암 안심대→ 망장천→ 하늘문→ 천선대 <하산>→ 안심대→ 후고대→ 천해관→ 망양대
사진(1): 만물상코스
 

이튿날 아침 뻐스는 만물상 구역으로 향하였다. 뻐스는 갈 지(之)자형으로 굽이를 돌기 시작하자 안내원은 해설을 시작하였다. 그러자 나는 또 극소형 록음기를 켰다. 안내원은 이 길이 굽이가 106개이고 온정령(해발857m)이라고 하며 온정리에서부터의 오름길이 18km 되는 큰 령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침략자들은 이 령에 길을 빼려고 백성들을 동원하였지만 산세가 가파롭고 험준하여 10년이 넘도록 길을 닦아내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조국해방전쟁 당시 이 온정령 너머에 상감령(지도를 보면 온정령 금방 너머는 아니고 그래도 70km는 되는 것 같았다.)이 있는데 조선인민들은 무기와 식량을 수송하기 위해 길닦이에 나서서 두달만에 이 106굽이 령길을 닦아내고 전선지원을 하였다는것이다. 조선전쟁에서 가장 치렬한 전투인 《상감령전투》가 바로 이 령 넘어에서 벌어졌단다.

이런 해설을 듣는 순간 어릴때에 보았던《상감령》영화의 영상들이 한편의 영화필림으로 나의 눈앞에서 돌아갔으며 피끓는 청춘을 이 땅에 바친 황계광, 양근사 등 영웅인물들의 형상이 주마등처럼 나의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다.

달리는 뻐스안에서 안내원은 차창밖으로 여기 저기 가리키면서 만물상구역의 아름다운 경치들을 소개하면서 또 그에 깃든 전설도 이야기 하였다. 뻐스는 이 꼬부랑길을 106개의 굽이를 톱아 힘겹게 만상정 주자장까지 올라왔던것이다. 만물상구역은 또 한하계(寒霞溪), 만상계, 만물상으로 나눈다고 한다.

사진(2): 만물상 등산로

한하계(寒霞溪)

온정리에서 계곡을 따라 만물상 구역으로 올라가는데 길 왼쪽로는 온정천이 흐르고 있다. 이 온정천을 기준으로 왼편에는 하관음봉, 중관음봉·상관음봉의 관음련봉이 늘어서 있고 오른편에는 수정봉·문주봉 등이 있다. 온정천의 물줄기를 따라 육화암에서 온정리까지를 ‘한하계’(寒霞溪: 찬 안개가 낀 골짜기라는 뜻이라는데 무엇때문에 안개 '霧'자를 써서 '寒霧溪' 하지 않고 노을 '霞'자를 써서 '寒霞溪'라고 하는지 의문스러웠지만 물어볼 사람은 없었다.)라고 하는데 골 안의 폭이 넓고 환하게 트여 있어 장쾌한 계곡미로 이름 높은 곳이다.

이 골짜기는 시시각각으로 그 모습이 변하는 계곡미와 아침안개의 산악미를 함께 느끼게 하는 곳이다. 상관음봉(1,227m)을 비로하여 련봉들이 늘어서 키돋음하고 눈꽃바위, 곰바위, 돌문 등 기암들이 자기의 모양을 자랑하는 관음련봉의 산악미는 특이하다.
 
문주담(文珠潭)과 곰바위

온정천 왼편에 있는 중관음봉 중턱 벼랑 우에는 앞발은 뻗디디고 입은 벌리고 목은 빼들고 아래골짜기를 내려다 보는듯한 자세가 흡사 곰과 비슷하다고 하여 곰바위로 불리우는 기암이 보인다. 곰의 형상을 닮은 바위 하나가 있어 이를 ‘곰바위’라고 부른다. 이 곰바위 아래에 수정같이 맑은 물을 담고 있는 소(沼)가 하나 있는데, 구슬같이 아름답고 작은 돌멩이들이 소 밑에 깔려있다고 해서 문주담(文珠潭)이라고 한다.
사진(3): 문주담(文珠潭)
 
여기에는 이런 흥미있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옛날 비로봉에 살던 곰 한 마리가 봄을 맞아 먹을 것을 찾아 양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곰이 중관음봉 끝을 넘어서려는데 요란한 개울 물 소리가 들려 왔다. 내려다보니 문주담 맑은 물 속에 도토리가 수북이 깔려 있는 것이었다. 허기진 곰은 맑은 문주담물속에 있는 구슬같이 작은 돌들을 도토리로 여기고 중관음봉에서 단숨에 뛰여내렸다. 그런데 중턱의 절벽우에 떨어져 발이 바위틈에 빠졌다. 움직일수 없게 된 곰은 계속 입을 벌리고 문주담을 내려다 보다가 돌로 굳어졌다는것이다.

관음폭포(觀音瀑布)

문주담을 떠나서 문주교을 건너 계속 가면 중관음봉 골짜기 절벽에 길이 43m, 너비 4m인 관음폭포가 보인다. 갈라진 바위틈에 커다란 돌이 하나 끼어 있고 그 아래로 물이 쏟아지는 폭포의 생김새도 독특하다. 관음폭포는 마치 숨겨진 보물처럼 울창한 숲에 가려져 있어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관음폭포 오른쪽 산줄기에는 부처 형상을 한 바위가 있는데 중관음봉에 있다고 해서 중관음바위라로 부른다.

사진(4) 관음폭포

륙화암(六花岩)

관음폭포를 지나면서부터 골짜기는 구부러지고 숲은 점점 깊어지고 경사도 높아진다. 그 길을 잠시 오르면 한껏 좁아졌던 시야가 한꺼번에 탁 트이면서 지금까지 지나쳐온 골짜기며 산봉우리들을 둘러볼 수 있을 만한 편편한 바위가 나온다. 이곳에 륙화암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글자가 새겨진 바위가 륙화암이 아니라 그곳에서 바라보이는 건너편 바위벽이 육화암이다.

금강산, 특히 만물상 구역의 기암들이 모두 그 모양새를 본따 명명된 것과는 달리 륙화암은 전혀 눈꽃 모양을 하고 있지 않다. 다만 약 1백m에 이를 만큼 긴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데 그 빛깔이 유난히 희고 험난하다. 그 창백한 바위 절벽이 달빛을 받으면 횐 눈처럼 빛난다고 한다. 눈을 륙화라고 비유한 까닭은 눈의 모양이 륙각형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옛날 금강산에 살면서 수많은 시와 일화를 남긴 양사언이 달밤에 이곳에서 맞은편 절벽을 보다가 절벽이 마치 횐 눈에 덮인 듯 눈부시게 희다고 해서 륙화암이란 이름을 붙였다는 말이 전한다.

관음련봉(觀音連峯)

올라가면서 골짜기 왼쪽에는 긴 담장처럼 뻗어 있는 높고 험준한 산에 련달아 뻗어있는 세 봉우리와 사람모양의 바위가 있다하여 관음보살에 비유하여 각각 상관음봉(1,132m), 중관음봉(892m), 하관음봉(458)이라 하였다. 관음련봉은 산세가 웅장하고 장중하기로 유명하다.

사진(5): 관음련봉(觀音連峰)
 
륙화암을 마주하여 길 오른쪽의 문주봉 중턱에는 범이 쭈크리고 앉아 내려다 보는듯한 범바위가 보인다. 여기에는 범에 대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옛날 만물상에서 살던 범이 먹을것을 찾아 문주봉을 돌아내려오다가 사람들이 달빛어린 금강산의 절경에 감탄하여 시를 읊으며 흥겨워하는 것을 보고 너무 감동되였다. 그리고 자기가 금강산에 사는 짐승으로서 저 사람처럼 금강산을 사랑해보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부끄러움을 느끼고 그곳에서 굳어져 버려 범바위가 되였다고 한다.

만상계(萬象界)

륙화암을 지나면 한하계는 끝나고 만상계로 접어들게 된다. 만상계에서 주로 만날수 있는 풍경은 기기묘묘한 바위와 그에 얽힌 전설들이다.

금강산을 지켜싸운 무사가 철갑투구를 눌러쓰고 모로 서있는듯한 ‘장수바위’, 세 아이들이 앉아있는 것 같은 ‘동자바위’, 쌍초대를 세워놓은듯한 ‘초대바위’, 말새끼가 고개를 쳐들고 주춤거리고 있는 모양을 한 ‘망아지바위’, 어미말이 뛰여가는것처럼 보이는 ‘말바위’ 등의 조각품과 같은 바위들이 수두룩하다. 이 모양들을 련결시켜 꾸민 전설들이 있다.

옛날 3명의 동자가 금강산에 들어와 공부에 전념하고 있었다. 이들은 깊은 밤중에도 촛불로 어둠을 밝히고 글을 읽었는데 금강산에 살던 여러 짐승들이 이를 기이하게 여겨 불빛을 따라 동자들이 공부하는 곳까지 이끌려왔다. 어린 동자들이 밤을 잊고 공부에 정진하는 것을 본 짐승들은 그들을 방해할까 두려워 제각각 집으로 흩어져 돌아갔다. 그런데 망아지를 데리고 왔던 어미 말은 성미가 급해 내처 달리면서 망아지를 재촉했지만 걸음이 더딘 망아지는 뒤로 처졌고 이들은 그대로 돌로 변했다고 한다. 동자바위, 촛대바위, 망아지바위, 말바위를 한꺼번에 엮어 만들어진 전설이다.

만상정(萬象亭)

뻐스는 40분 정도 거의 달려 만상정 주차장에 이르렀는데 해발 650m라고 한다. 주차장 바로 우에는 만상정(萬相亭)이라는 정자가 하나 세워져 있다. 이 정자는 내금강, 비로봉, 만물상과 온정령을 오르내리는 중간 길목으로 오가는 길손들이 쉬어 가는 곳이라고 한다.
만물상 등산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이제부터는 뻐스에서 내려 등산을 해야 했다.

이 일대의 산악미와 계곡미를 종합적으로 볼수 있다. 그옆에는 한번 마시면 무병장수한다는 맑은 샘물 ‘만상천’이 있다. 이 샘물을 마시고 주변경치를 보면 피로대신 새 힘이 솟는다. 만상정에서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를 계속 따라 오르면 온정령을 넘게된다. 만상정에서 오른쪽 길을 잡아 오르면 만물상의 절경이 펼쳐진다.

만물상(萬物相)

만물상은 특정한 봉우리 아니고 온정령 북쪽 금강산의 오봉산 일대 기암군을 한꺼번에 일컫는 말이다. 이곳은 층암절벽과 기암괴석들로 이루어진 봉우리 군들로 이루여져 있다. 세상만물의 모형을 모두 한곳에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어서 만물상(萬物相)이라고 불렀다.
만물상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오봉산 천선대에서 만물상을 굽어보면 천태만상의 돌바위 만물상이 마치 요지경 속을 들여다보는 듯 한눈에 안겨온다.

오봉산은 해발 1,264m의 5개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이다. 여기에는 완만한 산세의 석가봉(釋迦峰), 굴곡이 심하고 둥근 모양의 라한봉(羅漢峯), 하늘을 떠받들 듯이 높이 솟은 천주봉(天柱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이는 세지봉(勢至峰), 흰 빛깔의 크고 작은 아름다운 봉우리들이 모여있는 천녀봉(天女峰)이 제각기 특색을 지닌 채 늘어 서 있다.

삼선암(三仙岩)과 독선암(獨仙岩)

삼선암은 봉우리에 얹힌 바위의 형상을 따온 이름이 아니라 3개의 봉우리 자체가 3명의 신선처럼 보여 붙여진 것이다. 높이 30m~75m 정도의 세바위가 서로 비슷하면서도 제각기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맨 앞의것은 창끝같이 날카롭고 가운데것은 좀 뭉툭하며 맨 뒤의것은 더 둔하게 생겼다. 옛날 하늘나라 4명의 신선이 자주 만물상에 내려와 장기를 두었다. 그런데 한 신선이 너무 얄밉게 훈수를 두다가 미움을 받아 건너편 봉우리로 쫓겨갔다.

세월이 흘러 세 신선은 한 곳에서 바위로 변했는데 이 세바위를 삼선암이라 하고 미움을 받고 쫓겨난 신선은 끝내 혼자 외롭게 세 신선이 장기를 두는 것을 바라보다가 바위로 변하였는데 이것을 독선암이라고 한다.
 
사진(6): 삼선암
 
습경대(習景臺)

습경대는 우리 팀의 금강산 관광코스의 제일 마지막 지점이였다. 만물상의 뭇 봉우리들을 한눈에 전망하기 좋은 곳이 바로 삼선암 우에 있는 습경대이다. 삼선암 옆으로 난 돌계단을 따라 2∼3분 올라가면 습경대인데 정선대 혹은 만물상 전망대라고도 한다. 이곳에 서면 만물상의 높고 낮은 봉우리가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것에서부터 멀리 펼쳐진 것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말로만 듣던 만물상의 험준한 바위 산맥을 직접 보는 순간, 인간의 발길이 닿을 수 없는 선계의 그것처럼 느껴진다. 하늘을 향해 뾰죽뾰죽 솟은 날카로운 봉우리, 어느 것 하나 매끈한 것 없이 세로로 섬세한 결을 이루고 있는 화강암 무더기들이, 인간의 상상을 초월해 자연의 신비한 힘을 뿜어내고 있다.

우리 팀은 모두 이곳에 집결하였는데 어제는 미처 생각을 못하고 김욱선생님을 모시고 구룡폭포의 관폭정에 오르지 못하였지만 오늘은 기어이 김선생님네 량주를 모시고 만물상전망대에 까지 올랐다. 우리는 정성대에서 마음껐 만물상의 경치를 구경하면서 많은 기념사진들을 남기였다.

사진(7): 만물상전경

귀면암(鬼面岩)

만믈상의 경치를 구경하다보면 멀지않은 거리에 삼선암 정도 높이의 귀면암이 험악한 귀신 얼굴을 한 채가 우리를 마주 본다. 귀면암(鬼面岩)에는 이런 전설이 있단다. 천하를 유람하기 좋아하는 네 명의 신선이 있었다. 이들은 천하의 이름난 곳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마지막으로 금강산에 이르렀다. 금강산의 경치에 감탄하면서 이리저리 다니던 신선들은 드디어 만물상에 이르러 천천히 경치를 감상하면서 천화대에 올랐는데, 마침 그곳에는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와서 풍악을 울리면서 풍류를 즐기고 있었다.

신선들은 선녀들과 즐겁게 노닐었는데, 날이 저물자 선녀들은 하늘로 올라가게 되었다. 이 때 한 선녀가 신선들 앞에 무릎을 꿇더니 부탁이 있다고 했다. 선녀들이 경치 좋은 만물상에 수시로 와서 노닐고 싶지만 귀신들이 와서 훼방을 놓으니 그 귀신들이 오지 못하게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신선들은 만물상 계곡 입구에 바위로 커다란 귀신의 형상을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귀면암이다. 그 모습이 얼마나 험상궂은지 그것을 만든 이후부터는 귀신들이 무서워서 만물상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되였고 대신에 천화대 쪽에는 선녀들이 내려와 노닐기 때문에 귀신의 모습이 아닌 평범한 바위 모양을 하도록 하였다. 모두들 귀면암을 배경으로 여러가지 포즈를 취하여 가면 사진기의 샤타를 누르고 있었다.

사진(8): 정선대에서 귀면암을 배경으로
 

귀면암에서 동북방향으로 더 올라가면 절부암, 안심대, 망장천, 만물초, 하늘문, 천선대, 천녀화장호, 망양대 칠층암 등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기암괴석과 봉우리들이 즐비하게 있었지만 우리의 관광코스는 여기까지이기에 그외의것은 멀리 바라보면서 맘물상의 전경을 만끽하였다. 김욱선생님도 “어제는 구룡폭포를 보지못하여 유감이였지만 오늘은 만물상의 전경을 다 보았으니 인젠 원이 없다.”라고 말씀하시며 매우 흡족해 하시였다.

우리는 전망대에서 만물상의 전경을 다 감상하고 오던 길을 따라 주차장까지 내려와서 뻐스에 앉았다. 뻐스는 또 굽이를 돌면서 우리의 주숙처인 외금강 호텔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골짜기를 내려다 보니 아츠랗게 내려다 보이는 것이 마치 비행기를 탄 것 같았다.

뻐스가 굽이를 돌때면 골짜기를 날아 넘는가 하였더니 운전수는 그래도 용케 운전대를 돌려 골짜기를 날지 않고 계속 제길로 다니는것이였다. 굽이를 돌때마다 우리는 조마조마게 가슴을 조이였는데 산기슭으로 내여 와서야 한도의 숨을 쉬면서 인제는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내려오면서 굽이를 세여 보니 정말 106개더라고 하였다. 이렇게 우리는 천하절승의 금강산을 뒤로하면서 외금강호텔로 돌아왔다. 이렇게 하면 우리의 금강산 관광은 끝이 난 셈이다.

[후일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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