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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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유역개발사업과 동북아경제협력체 구상
2008년 09월 02일 20시 13분  조회:4864  추천:80  작성자: 이승률

『두만강유역개발사업과 동북아경제협력체 구상』

1. 두만강유역개발사업의 목적과 현황

1) 목적
 두만강 하류 지역의 개발은 1990년 초, 중국의 훈춘 개발계획이나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 개발계획이 발표되고, 그러한 개발사업이 UNDP의 동북아 지역사업 중 최우선 과제로 지정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 후 두만강유역 개발계획(TRADP)은 남북한, 중국, 러시아, 몽골 등 5개국의 참여하에 UNDP의 기술적, 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중단기적으로는 이 지역의 교역과 투자를 촉진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교통 및 물류 수송망을 구축하여 물류 ․관광․제조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되어 왔다.

2) 현황
 초기 본 사업은 두만강 접경국가들 간의 토지출자와 공동관리를 전제로 한 중심도시를 건설하고 각국의 자원과 자본 및 기술력을 배경으로 세계적인 무역과 물류중심지로서의 변화를 꾀하였으나 1995년 말을 기점으로 중심도시 건설계획은 철회되고 그 대신 북한(나진․선봉지역), 중국(훈춘지역), 러시아(블라디보스톡․나훗카 지역)등 접경 3국이 독자적으로 개발되는 경제특구들 간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선회하였다. 그러나 현재 두만강유역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특구들 간의 연계사업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애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사회 간접자본의 부족이나 다자간 협력체제의 부정적 속성, 국제협력에 관한 경험부족, 접경 국가들 간의 법적, 제도적 장치의 미비에 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 동북아 경제협력체 성립의 필요성과 조건

1) 필요성
 이와 같이 동북아 접경국가 간 에너지, 물류, 철도 및 환경 등 구체적 경제협력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이들 부문에서 국가 간 협력의 제도화 및 실질적 성과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지역주의 블록(Block)화가 점점 더 가속되어가고 있는 21세기 현 시대 상황을 고려할 때, 동북아 지역에서의 국제협력은 필수불가결한 일이다.

그리고 이와같은 협력사업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각국의 막대한 예산 및 정책적 지원이 요구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뚜렷한 목표가 요구된다.

또한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는 역내 국가 간에 이를 공동으로 추진해야 할 확실한 논거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구상부터 완성단계까지 구체적 협력사업에 대해 국가 간에 협의하고 이견을 조율하며 유사시 공동대처 할 수 있는 매커니즘이 갖추어져야 한다.

이러한 매커니즘의 구조적 실체를 필자는 동북아경제협력체로 상정해 보고자 한다.

특히 장기간 부진상태에 머물러 있는 두만강유역개발계획(TRADP)을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포괄적인 대안으로 접경국가간 경제특구형 자유무역협정(FTA)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 경제협력체 발전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조건
 그동안 동북아 역내 국가간의 경제체제의 차이, 경제발전단계의 격차, 과거사문제의 잔재, 영토분쟁 및 중․일간 경쟁관계 등의 장애요인으로 인해 동북아지역에서의 경제협력은 FTA와 같은 공식적 경제통합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가운데 일반적인 기능적 통합의 진전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지역주의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동북아지역만 예외일수는 없을 것이다.

2007년 7월 현재 GATT, WTO에 보고되어 발효 중인 지역무역협정수가 205건에 달했고, 앞으로도 그 숫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EU는 회원국 수가 27개국으로 증가하였고 미주에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어 전 미주 국가 중  34개국이 미주자유무역지역(FTAA)을 추진 중이다.

이와같이 머지않아 대륙 차원의 양대 무역 블록(Block)의 출현이 예견되는 가운데, 세계인구의 1/4, 세계경제의 1/5를 점유하고 있는 동북아 지역은 세계주요 경제 지역중 지역 차원의 무역협정이 없는 유일한 지역으로 남아있다.

이런 현상을 타파하기 위하여 동북아 역내 국가간에 지속가능한 다자무역협정 체제를 이끌어 낼만한 지역을 살펴보면 중국, 러시아, 한반도가 접경지역으로 연결되어 있는, 두만강유역 개발계획지가 단연코 가장 유력한 후보지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오늘 열리고 있는 UNDP 연길국제회의를 통하여 장기간 침체되어 왔던 TRADP를 새롭게 거듭나게 하는 방안으로 ‘접경국가간 경제특구형 자유무역협정(FTA)’을 동북아경제협력체 구상의 법적, 제도적 기본 장치로 제안하고자 한다.

3. 두만강유역개발계획을 위한 동북아경제협력체 기초방안

1) 동북아경제협력체 구상의 핵심과제
 2020년은 APEC 보고르 선언의 목표연도이며, 현재 모색되고 있는 동북아 및 동아시아 FTA의 완성 연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현 시점에서 두만강유역개발사업을 위한 장기목표의 시한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북아경제협력체는 유럽경제공동체(EU)와는 확연히 다르고, 2020년 이전에 동북아 국가들이 법적 구속력을 지니는 결정을 할 수 있는 독립된 기구에 주권의 일부를 이양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대외관세를 단일화하는 관세동맹까지 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2020년을 목표로 두만강유역개발계획을 핵심으로 하는 동북아경제협력체 구상을 위한‘접경국가간 경제특구형 자유무역협정(FTA)’은 우선적으로 관세, 비관세 폐지를 통한 대다수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 부문의 자유화, 무역․투자의 원활화 및 개발 협력, 기술협력을 포함한 상호호혜주의 시장경제협력에 치중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개발 방안을 기초로 하여 접경국가간 두만강유역 자유무역지대 형성을 추진 할 수 있다면 이는 곧 동북아 지역에서 공식적으로 결성되는 최초의 자유무역 국제협력의 제도적인 모델이 될 것이다.
이것이 또한 UNDP가 지원하는 TRADP를 다음 단계로 발전시켜나가는 창의적인 대안이 되리라고 믿는다.

2) 두만강유역개발계획의 새로운 이정표
 1992년 두만강유역개발을 위해 UNDP 지원하에 남북한, 중국, 러시아, 몽골이 참여한 TRADP가 출범한지 3년 후인 1995년 12월에 「5개국 위원회 협정」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이 위원회(Consultative Commission)는 2005년 말로 특별한 성과없이 10년간의 사업기간을 만료했다.

그 후 2005년 9월 제8차 회의 시 동 협정을 10년간 연장하고 TRADP를 GTI(Greater Tumen Initative)체제로  전환키로 합의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그리고 GTI 제9차 5개국 위원회에서 선정한 「GTI신규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교통(①동북아 페리 루트 국경 인프라 ②자루비노항 현대화 ③몽골-중국간 철도 타당성 평가 ④훈춘-마하리노 철도운행  재개 ⑤중국-북한 국경의 중국 도로·항만 활용), 에너지(⑥GTI 에너지 역량 구축), 관광(⑦GTI 관광산업 역량 구축), 투자(⑧TRADP 회원국 관료 시장경제교육), 환경(⑨월경성 환경영향 평가 및 환경기준 표준화, ⑩두만강 수자원 보호 타당성 평가) 등이다.

이와 같은 5개 부문 10개 항목의 신규 프로젝트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TRADP에 참여하는 5개 국가들이 접경 3국인 중국·러시아·북한(※남북한 경제공동체 성립을 전제로 함)을 중심으로 경제특구형 자유무역지대를 우선적으로 성사시키도록 협력하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이 5개국 위원회를 확대하여 그동안 북한 핵문제 타결을 위해 추진되어 왔던 6자회담 당사국들을 복합적으로 참여시키는 ‘동북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기구’(중․러․남․북한, 몽골 및 일본․미국  7개국)를  발족하여 명실공히 두만강 유역을 중심으로 동북아 역내 이해 당사국들이 모두 참여하는 창의적인 국제자유무역지대를 결성하게 된다면, 이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장애요인으로 침체일로에 빠져 있었던 TRADP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키는 돌파구를 마련함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발전적 원동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는 또한 ‘조화로운 사회의 건설’을 실현하기 위한 발전전략의 일환으로 ‘ 동북진흥전략’이라는 거시적 구상아래 두만강유역 국제협력 개발계획을 추진해온 중국으로 하여금 새로운 국가 균형발전의 토대를 구축하도록 만들 것이다.

왜냐면, 중국 중앙정부와 동북 3성의 지방정부는 그동안 동북지역 개발을 위한 대외 개방의 확대, 주변 국가와의 경제협력 강화 및 변경무역의 발전을 목표로 두만강유역의 교통․물류․유통 인프라 구축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경주해 왔기 때문이다.

즉, ‘도로․항만․구역 일체화’프로젝트를 통해 동북 3성과 북한을 한데 묶는 개발전략을 추진해 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이런 모든 정황들을 합목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장기 개발계획으로 두만강 하류지역 일대를‘두만강유역 국제환경생태공원도시’로 기획하여 오늘날 세계적인 과제로 등장한‘기후변화협약’의 상징적인 국제협력 프로젝트로 추진 할 것을 제안한다.

최근 발표된 북․러 국경 재획정 협상(동아일보 2008.8.9 기사참조)에 의하면 중국이 동해 통행권을 얻게 된다고 하는데 이 일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따라서 이런 기회를 활용하여 두만강 하류 신항만 건설과 함께 풍력 및 태양광을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 발전 시스템을 도입하고, 또한 접경국가 국민들의 자유왕래 뿐만 아니라 세계시민들이 누구나 제한없이 출입하고 소통 할 수 있는 ‘Free Trade Green Zone’을 조성한다면 이는 GTI 제 9차 5개국위원회에서 선정한 「GTI 신규 프로젝트」를 연합하는, 교통․에너지․관광․ 투자․환경사업을 총체적으로 선도하는 프로젝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두만강유역개발계획의 새로운 이정표가 이 지역 발전에 신성장 동력을 제공함으로써 마침내 동북아경제협력체 결성을 이루는 창의적인 대안이 되어지기를 소망한다.

 


                                                      이승률(李承律) 박사
                                                      (사)동북아공동체연구회 회장
                                                      연변과학기술대학 대외부총장


주해:
1) 이학규, 「동북아경제권과 두만강유역개발」, 산업연구원 중국반장, 1992년
2) 백성호,「UNDP의 두만강유역 개발사업」, (주)동춘항운 대표이사, 2008년
3) 이창재,「동북아경제협력체 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2007년
4)上同
5) 이창재, 「동북아경제협력체 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2007년
6)「GTI 신규프로젝트」재정경제부 대변인, 2006년
7) 이승률,「동북아시대의 조선족사회」, 연변과기대 부총장, 세계지식출판사, 2008년
8) 원동욱,「북·중간 두만강지역 국제협력개발사업의 현황과 전망」, 한국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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