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련옥(煉獄)의 소나무
2014년 05월 28일 10시 43분  조회:2583  추천:5  작성자: 김혁
[김혁 독서칼럼 7]
 
련옥(煉獄)의 소나무
-  장편소설 붉은 바위
 


1980년대에 출간 된 "붉은 바위" 조선문 표지
 
당대중국문학작품중에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어떤 책일가?

바로 “붉은 바위(红岩)”였다. 1950년대에 출판된 이래 397차 재판,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등지에서 번역 출간되였으며 국내에서만1000만책의 발행량을 기록했다고 일전 청명을 맞으며 중경의 매체가 피로하였다.
소설은1949년 해방전야 중경의 사재동이라는 감옥을 배경으로 국민당의 야만적인 고문과 학살만행에도 굴하지 않는 “붉은 수인”들의 숭고한 품성과 자기희생정신 그리고 철저한 혁명정신을 구가하고있다.
1949년 인민해방군이 파죽지세로 승리를 거두며 국민당의 마지막 보루인 중경을 향해 매진해 오자  역전할수 없는 고립의 난국에 처한 국민당 옥지기들은 광분하면서 사재동(渣滓洞)감옥에 갇힌 혁명자들에게 마수를 뻗치기 시작한다.
소설은 감옥내에서의 투쟁과 중경시가지에서의 학생운동, 로동자운동을 교차해 보여주고있다. 더욱이 혁대, 몽둥이, 족쇄가 란무하는 련옥과도 같은 감옥내에서 불굴의 신념을 가진 혁명자들이 패망을 앞두고 미쳐 날뛰는 국민당과의 최후의 결전에 많은 필봉을 기울이고 있다.

당대문학작품으로는 국내 발행량의 최다를 기록한 책은 몇 세대 사람들의 정신을 고무했고 그들 저마다가 간주한 “문학 메모리(记忆)로 뇌리에 깊숙히 갈무리되여 있다. 소설이 미친 영향력은 컸다. 나의 초중시절 학교에는 지어 소설의 제목을 따서 박홍암, 최홍암등의 이름을 가진 애도 몇명 되였다.
“붉은 바위”는 조선어로 번역 출간되였을뿐만 아니라 영화, 가극, 련환화등 각종 쟝르로 번안되고 각색되였다. 요즘의 형용어를 빈다면 그야말로 초대박 베스트셀러였다.



소설을 각색한 영화 “렬화속에 영생하리”의 포스터

 
출판계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못하고 열독물이 적었던 당시 여러번 곱씹어 읽었던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생명의 기본 가치를 알게 되였고 정신적 자양분을 흡취하였으며 작중인물들의 영웅기개에 대한 앙모의 마음을 가지게 되였다.
소설을 각색한 영화 “렬화속에 영생하리(烈火中永生)”와 가극 “강누님(江姐)” 역시 당시의 경전작품으로 떠오르며 더불어서 그야말로 “붉은 바위”붐을 일으켰다. 중국전역에서 순회 공연을 했던 가극에서 강누님을 맡은이가 또한 조선족 배우 김만이여서 우리로서는 은근히 자호감을 머금었었다.

책의 공동 집필자들인 라광빈(罗广斌)、양익언(杨益言)은 이 집중영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다. 그들은 해방의 려명을 앞두고 피와 불의 고험을 직접 피부로 겪었다. 그들은 일찍 옥중생활에 대한 회고록을 써낸적 있는데 그 회고록이 바로 소설의 모태로 되였다. 때문에 작중인물중 주인공들인 강설금, 허해봉등은 거개가 실존인물들이였다. 그저 이름자중의 한,두자를 바꾸었을뿐이였다. 문학적인 허구를 덧입혔지만 그 이야기의 줄거리는 모두가 옥중에서 일어난 진실한 사건에 문학의 개연성을 조금 가미한것이였다. 때문에 평단에서는 작품을 가리켜 “실화소설”이라고 정평하기도 했었다.
다문화가 다투어 각축전을 벌리고 있는 오늘날에도 소설 “붉은 바위”는 그로서의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하나 또 하나의 풍만한 인물형상으로 엮어진 혁명서사시로서의 작품은 흘러간 력사의 흐름을 면면히 살피면서 혁명의 간거함과 승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참대꼬챙이로 손톱눈을 들쑤시는 악행에도 굴하지 않은 강누님, 손으로 돌벽을 후벼 뚫어서 탈출의 길을 연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 허운봉, 감옥에서 태여나 영양실조로 머리가 커서 “무우골”이라 불린 혁명자의 후예,미치광이로 가장하고 감옥에 잠복해 탈옥을 도운 화자량, 극형의 약물주사와 거짓말 탐지기도 이겨낸 성강, 쌍 권총으로 반역자를 단죄한 “쌍총 로파”… 그들의 이야기는 독자들더러 숙연을 머금게 했고 눈물을 흘리게 하였으며 갈채를 올리게 했다.
 
 


소설을 각색한 가극 "강누님"에서 주역을 맡은 조선족 유명배우 김만
 
참대꼬챙이로 생살을 쑤시고 고추물을 부어넣고 약물주사를 투입하는 극형도 이겨내게 한 그 힘은 무엇이였을가? 책을 읽으며 그 불가사이한 힘의 정체를 읽어내려 애썼다. 오랜 시간이 흘러 더 성숙된 독서가의 시각으로 다시금 반추해보며 더듬어낸 그들의 정신의 요체는 바로 정의로움과 신념에 대한 성실함이였다.
세계적인 사전으로 불리고 있는 “웹스터 사전”에서는 신념에 대해 “어떤 사람이나 생각이나 사물의 진실성,가치 혹은 신뢰성에 대한 확실한 믿음, 론리적인 증명이나 물질적인   증거에 의거하지 않은 믿음”이라고 정의되여 있다.
이처럼 신념은 무형의 추상적인 관념이며 어쩌면 아직 과학적으로 립증되지 않은, 립증할수도 없는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려는 마음, 그 하나의 올곧은 마음이 력사상 세상을 바꾸기 위해 혁명과 투쟁을 선택하고 기꺼이 산화해간 무수한 영웅을 낳게 했다.

소설의 표지 디자인이 내내 인상에 남는다. 붉은 바탕을 기조로 암바위우에 우뚝 선 소나무를 새긴 목판화이다. 간결하면서도 극명하게 소설속 인물들의 견정한 의지와 신념을 보여준 표지였다.
오롯이 작중 인물들을 은유하는 그 소나무는 신념이라는 자양분을 마시고 척박한 암바위우에서도 꿋꿋한 기상으로 강건하게 자라고 있었다.
 
길림신문” 2014 5 26
 

김혁 문학블로그: http://blog.naver.com/khk6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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