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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속의 안중근
2014년 04월 04일 11시 42분  조회:2286  추천:17  작성자: 김혁
. 칼럼 .
 

스크린 속의 안중근

김 혁


1
할빈역에서 민족침탈의 괴수 이또 히로부미를 응징한 민족영웅 안중근에 대해서 우리는 지난 1970년대말 조선영화를 통해서 비로서 접했다.
1979년에 나온 조선영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는 백인준이 씨나리오를 쓰고 인민배우 출신의 엄길선이 연출, 조선영화촬영소에서 만든 2부작 항일혁명예술영화이다.  

 


 
영화는 시대 상황을 생생하게 재연하면서 한개인의 문제와 력사적 사건을 따로 떼여놓지 않고, 주인공의 운명과 민족의 운명을 현실문제까지 련관지어 표현한 점이 돋보인다. 조선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유명배우가 총출연하고 막대한 제작비와 수천명의 조연배우들이 동원, 특히 이또 히로부미를 저격한 력사의 현장인 중국 할빈에서 촬영해 사실성이 뛰여나는 등 조선영화 가운데서도 수작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에서 근자에 내놓은 안중근 관련영화로는 “도마 안중근”이다.
안중근의 세례명 “도마”로 이름한 영화는 이또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이 감옥에 수감된 뒤 수사과정에서 검찰관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그의 삶을 되돌아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안중근이 왼손 약지를 잘라 “단지동맹”을 뭇고 독립에 대한 결의를 다지며 마침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게 된 과정을 년대순으로 보여주면서 의협심과 용기 있는 행동으로 자신의 사명을 끝까지 수행하는 안중근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낸다.
한국 개그맨 출신 MC인 서세원이 씨나리오를 직접 쓰고 연출을 맡았고 유오성, 고두심등 유명배우들이 출연, 역시 중국에서 현지 촬영을 했다.
 
민족독립운동의 화신격인 안중근의 력사적인 의거를 스크린에 올리는 작업은 그 오랜 이전부터 시작됐다.
일찍 1928년에 벌써 안중근을 소재로 한 영화 “애국혼”이 제작되였다.


“한국 항일영화의 효시”로 지칭되는 영화 “애국혼”은 한국 영화인들이 중국에서 제작, 상영했다. 당시 일제의 영화 검열이 강화되자 정기탁등 한국의 영화인들이 중국의 상해로 이주해 영화운동을 전개했는데 “애국혼”이 그 작품 가운데의 하나다. 전창근이 각본을 쓰고 정기탁이 감독과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안의사의 민족혼을 생생하게 묘사해 반일감정이 높아가던 당시 중국 관객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다음1946년 안중근의 일대기를 서술한 전기영화 “안중근 사기”가 상영되였다.
한국이 국권을 회복한 뒤 처음 선보인 영화는 애국지사 안중근의 의거를 소재로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난 우리 민족이 그의 독립정신을 회상하며 민족재건의 동력을 얻고자 했다.


그 뒤로도1959년에는 “고종 황제와 의사 안중근”, 1972년에는 “의사 안중근” 을 제작, 대아의 삶을 살다 간 민족영웅의 일대기는 영화인들이 다투어 제작한 소재였다.

2
하지만 안중근 소재의 영화들은 그 애초의 훌륭한 시도에 반하여 관객들의 실망을 자아낸 경우가 많다.
조선의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의 경우 영화의 진행은 설명이 많고 평면적이다. 중요한 대목에서 반드시 주인공의 대사나 나레이션으로 상황을 설명하면서 교육과 선전의 효과를 강조하고 극대화하고있는데 이는 영화의 전반 흐름을 흐트러뜨리고 몰입도를 방애한다.


 
조선영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우), 한국영화 "도마 안중근"(아래)의 안중근 의거장면
 
한국의 “도마 안중근”은 더구나 관객들로부터 물의를 빚었다.
영웅 안중근을 그려내려 했으나 안중근의 인간적인 고민이나 풍모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오로지 인물의 신화화에만 골몰한다. 게다가 독립투사가 쌍권총을 쏘며 애써 쿨한 모습을 짓는 향항 갱영화에서나 볼법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안중근을 인격적인 실존 인물이 아니라 액션 영웅처럼 천박하게 부각한데서 실존 인물의 사실감과 영화의 격은 휘발되고 말았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민족이 애대하는 영웅을 소재로한 작품이라 그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이라 할가? 상기 영화들에 대해 관객들로서는 락공 (落空)의 실패작으로 보면서 커다란 유감을 토파하고 있다.
 
3
중국의 장예모 감독이 안중근 의사를 조명하는 한·중합작영화의 메가폰을 잡는다고한다.
한·중 친선협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장감독이 메가폰을 잡게 될 영화의 대본은 안중근 연구의 권위자인 단국대 석좌교수 김영호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쓰고 한·중 량국의 톱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하는 합작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한다.
세계 무대에서 지명도가 높은 장감독에 의해 영화가 만들어지면 안중근 의사의 삶과 의거의 정당성이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한국의 매체는 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지난 1월 안의사의 의거 장소인 할빈역에 표지석을 설치해 달라는 한국의 요청에 대일 력사투쟁에 한국의 공조를 희망하는 중국이 재빨리 안중근 기념관 개관으로 화답한 시점에서 영화는 “안중근 의사의 민족애와 동양평화 사상을 전해가며”, 영화를 통해 “한·중 우호 협력을 강화하하는데 한몫 할것이라”고 매체들은 분석하고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5세대 감독인 장예모는 소개가 필요없는 영화계의 거장이다.  장감독은 동방문화의 진수와 정서를 깨쳐 알고 자신의 모든 작품에 거쳐 늘 소재로 삼아왔다. 지난 1998년 중국 자금성에서 “서구문화가 낳은 무대예술의 결정판”이라 불리는 오페라“투란도트”를 무대에 올려 그 특유의 감수성과 해석으로 격찬을 받았듯이 해외와 손잡은 풍부한 경험도 갖고있다.

만약 장예모가 메가폰을 잡는다면 거장의 손끝에서 한민족 영웅의 양상이 어떻게 부각될지 찬반의 론란가운데 관객들의 기대치는 증폭되고 있다.
한·중·일 삼국의 역학관계에 안중근 의사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있는 시점에서 그를 소재로 중국과 한국 나아가 아시아가 공감, 공조의 뉴대로 삼을수 있는 좋은 영화가 나오기를 바란다.
 
 
2014년 3월 30일
“청우재”에서 

김혁 문학블로그:http://blog.naver.com/khk6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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