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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콤플렉스 (우상렬89)
2007년 09월 27일 13시 42분  조회:4723  추천:49  작성자: 우상렬

학위콤플렉스

우상렬


동물은 학위콤플렉스가 없어서 참 좋겠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스스로 참 많은 콤플렉스를 만들어간다. 학위콤플렉스가 그 중의 하나. 요새 한국에서 가짜학위파문으로 시끌벅적한 것은 그 한 보기. 사실 그리 시끌벅적할 것도 없다. 학위 일방통행사회에서 어쩌면 지극히 정상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사건이 우리의 학위콤플렉스를 자극하면서 학위가 뭐길래하는 생각을 해보게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어쩌면 이런 콤플렉스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어야 하는 하나하나의 통과제의인지도 모른다. 학위콤플렉스를 보자. 너도나도 똑똑하단다. 그러니 머리만 까딱 놀리고 입만 냠냠 놀리며 큰 떡 먹겠다고 개미떼처럼 몰리기. 그래서 똑똑度 차원에서 레벨을 두는 학위제도라는 것을 내왔지.  

그리고 바로 이 맹목성이 없지 않아 있는 학위제도건만 현실에 안주하고 나태하기 쉬운 인간을 분발하고 향상하게 하는 하나의 기폭제이기도 하지. 옛날에는 소학교만 졸업해도 대단한 학위 맞잡이였는데 현재는 대학교가 다 뭐야, 석사, 박사가 줄을 서 있다. 여기에 또 박사후(포스트닥)라는 것이 척 죽 치고 앉아 있다. 정말 이 산 올라가면 저 산 높고 저 산 올라가면 또 ...... 끝없는 학위의 바벨탑, 바라보기조차 아득하다. 그러나 인간은 이로부터 큰다. 

그런데 이런 콤플렉스가 분명 우리를 피곤하게 만들고 있음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이런 콤플렉스를 날려버릴 방법을 생각해본다. 우선 학위를 우습게 보자. 학위가 빛 좋은 개살구일 수 있다는 거, 기억하자. 턱걸이 하듯이 겨우 학위를 딴 것도 있다는 거, 기억하자. 그럭저럭 내지는 얼렁뚱땅 학위도 있다는 거, 기억하자. 여기에 좀 더 심하면 가짜 학위도 있는 법. 결론적으로 학위는 별 볼일 없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리고 학위 없이도 대성을 하여 명인이 되고 위인이 된 사람이 수두룩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학위제도는 현재 별 수 없이 취하게 되는 인간사회의 苦肉제도의 하나. 그러니 학위를 위한 학위, 학위를 위해 전 생을 거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기도 한다. 앞으로 학위제도가 없는 사회가 오겠지! 그럼 학위콤플렉스는 원천적으로 봉쇄된다. 그리고 眞才實學가 진정으로 통하는 사회가 올 것이다. 한국에서 고시시험 때 학위고 자시고 오로지 그때 시험성적에만 따라서 인재를 선발하기, 그리고 일부 대기업에서 고정관념을 깨고 무슨 졸업증이고 학위고 자시고 실무시험이나 실제 면접시험을 통하여 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학위콤플렉스에서 자유로운 한 길을 틔운 셈이다.  

 우리 한번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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