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렬
http://www.zoglo.net/blog/yushanglie 블로그홈 | 로그인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사나이
2005년 02월 22일 00시 00분  조회:5305  추천:65  작성자: 관리자
사나이

연변대학 우상렬


나는 어릴 때 “안쪽”에서 한족들과 섞여 살았다. 그때 한족 남자들 우리 조선족 남자들 제일 부러워했다. 한족 남자들 자기네 녀자들앞에서 어깨 축 처지고 손발 싹싹 비비며 꼼짝 못할 때 우리 조선족 남자들 에헴 어깨에 힘을 주고 손으로 머리 쓱 빗어넘기며 너무 당당한 모습에 차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 조선족 남자들 어깨 축 처지고 고개 숙인 남자가 되고 말았다. 그렇게 우리 남자들을 깍듯이 공대하던 우리의 녀자들도 우리를 우습게 보고 있는듯 하다.

리혼만 놓고보더라도 이전에 녀자들이 많이 당했다면 지금은 남자들이 많이 당한다는것이다. 조선족 녀성지성인들조차도 우리 남자들을 씁쓸하게 본다. 우리 조선족의 녀류 중견작가 허련순은 자기의 작품에서 가냘픈 녀자에 기탁해 스스로 자기의 존재마저 잃어버리며 자기 삶의 “성공”을 이루는 인생을 오물이 흘러드는 “하수구”에 비기면서 거기에 “돌을 던져라”라고 저주한다.

그리고 바야흐로 떠오르는 젊은 녀류작가 박초란은 어쩔수 없이 녀자에 기생하여 살아가는 우리네 남자들 인생을 기생에 습관되다보니 모든 생리기능이 퇴화해 버린 물고기 “꺽저기”에 비유하여 놀리고 있다. 참, 얼굴이 뜨거워난다. 언제 우리 남자들이 이렇게 못나게 변했는지?

참, 현재는 우리 남자들이 살기 힘든 세상인만큼은 분명하다. 현재는 후기공업화사회이다. 소프트 정보화사회이다. 거의 모든 생산이 자동화온라인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니 힘의 작동보다는 섬세하고 소프트적인 작동이 더 통한다.

그리고 남아도는 물량 및 소비력을 전제로 한 제3산업인 서비스업이 우후죽순마냥 생겨남에 따라 녀자들의 로동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로부터 남자들의 로동력은 많이 도외시되며 “무용지물”이 되고만다. 이로부터 고개숙인 남자들이 량산됨은 더 말할것도 없다.

우리 연길의 경우만 놓고보더라도 지정학적인 특수한 국제적관계 및 민족적기질 등으로 말미암아 다른것은 별볼일 없지만 서비스업은 다른 그 어느 곳보다도 발랄하다. 그래서 우리 연길의 취업상황을 보면 녀자들이 절대적인 우세를 차지한다.

이로부터 우리 남자들도 많이 고개숙여진 처지가 되지 않을수 없다. 이것은 어쩔수 없는 시대의 흐름에 의한 비극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진짜 남자, 사나이들의 역설적인 징표에 다름 아니다. 그러니 여기까지는 좋다. 그런데 문제는 단지 고개숙이는데 거치지 않고 어깨까지 축 처지며 진짜 남자-사나이들의 자존을 땅에까지 떨구는데 있다.

자기는 백수건달이 되여 가냘픈 안해가 벌어주는 밥만 날렵날렵 잘 받아먹는 남자들, 자기가 펀히 살아있으면서도 안해를 위장결혼시켜 기생하는 우의 “하수구”나 “꺽저기”같은 남자들, “년상의 녀자”한테 장가가서 “姐姐, 姐姐, 姐姐問題”하며 편하게 살려고 하는 남자들… 이 파렴치하고 뻔뻔스러운 꼴볼견의 남자들, 우리 남자들-사나이들의 얼굴을 먹칠해도 한정없이 한다. 정말 더는 못 봐주겠다.

원래 우리 남자들은 이러지 않았는데… 고고학자들이 갑자기 덮친 화산재로 인해 페하가 된 어느 한 마을을 발굴할 때다. 화산재에 파묻혀 뒤범벅이 된 남녀시체를 구별함에 골치가 아플가 했는데 결국 덮치는 화산재를 맞받으며 타서 죽은 시체는 례외없이 남자로 판명되여 일대 위대한 인간성증명의 생생한 한 현장이 되였다한다.

그리고 일제가 우리나라에서 많은 집단살인을 한 죄증으로 현재 발굴된 “萬人坑”을 관찰해보면 남자는 대개 총알받이로 앞가슴을 벌리며 죽어있다고 한다. 그리고 교통사고가 날 때도 남녀동석의 경우 남자가 녀자보다 죽는 확률이 훨씬 높다고 한다. 그것은 남자가 위험을 맞받아 끌어안기 때문이라는것이다.

보다싶이 남자는 위험한 상황에 부딪치게 되면 죽을둥살둥 모르고 본능적으로 녀자들을 보호하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는것이다. 남자는 본능적으로 멋지게 생겨먹었다. 그래서 녀자들은 본능적으로 우리 남자들의 넓은 가슴을 파고든다.

나는 현실에서 우리 남자들의 이런 멋진 모습을 많이 보아 오기도 했다. 한국 IMF때 나는 마침 한국에 있었다. 줄줄이 정리해고되여 나오는 남자들, 보기에 참 안스러웠다. 처자식을 부양하는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참 말이 아니였다. 처자식을 대할 면목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결연히 집을 뛰쳐나오는 남자들. 주동적으로 홈리스(homelesser)가 되는것이다. 그리고는 몇날며칠 배를 굶고 자지 않으면서 자학의 나날들을 보낸다. 이들은 사회적원인으로 인해 불가피적으로 야기된 금융위기에 의해 희생품이 되였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잘못인양 자학의 심연에서 모대긴다. 이것이 바로 진짜 남자-사나이의 기본자세의 하나이다.

나는 한국에서 또 하나의 희한한 광경을 보았다. 한국에도 홈리스가 많다. 이런 홈리스는 대개 남자들이다. 한국에는 종교단체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꾸리는 홈리스를 위한 무료급식소가 많다. 그런데 이런 무료급식소에서 신문지같은것을 가지고 자기의 얼굴을 가리며 밥을 타먹는 홈리스들이 있는데 나는 저어기 놀랐다. 나는 홈리스하면 대개 생의 모든 희망을 포기한 타락자, 될대로 되라하는자, 알콜중독자등 사회쓰레기들로 알고 있었다. 이런 홈리스가운데도 밥 한끼 얻어 먹는것을 그렇게 얼굴이 가려워하는것은 진짜 남자-사나이임에 틀림없다. 그들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마지못해 홈리스가 되였을뿐으로 가슴속에서는 진짜 남자-사나이의 자존 하나 가득히 품고 재기의 꿈을 꾸고 있었을것이다.

안그래도 며칠전에 한국TV몰카영예시민포착프로에서 홈리스출신이 재기하여 영예시민의 영예까지 따는 광경을 보고 나도 모르게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현단계 진짜 남자-사나이로 되기가 참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새로운 시대적특징에 맞추어 진짜 남자-사나이의 개념을 새로 정립한다면 그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이를테면 전통적인 男主外女主內의 패턴을 바꾸어 볼수도 있다. 즉 女主外男主內로 말이다. 이것을 陰盛陽衰라 해도 좋다. 그것은 陰陽互補의 시대적인 균형감각을 잘 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쩔수 없이 녀자들이 잘 나가는 세상이면 남자들은 집에 들어앉아서 내조를 잘 하자는것이다. 투덜거리며 불만을 부리거나 자비감에 빠져 울며겨자먹기로 “억지신랑”노릇을 할것이 아니라 웃으며 멋기게 당당하게 하자는것이다. 이 면에서 한국남자들이 차를 몰고 출퇴근하는 와이프를 아침저녁으로 바래주고 마중한다는 근간의 새로운 진풍경 하나가 진짜 멋지고 중국에서 한족남자들이 언녕부터 주방에 틀고 앉아 료리를 해제끼는것은 전통적인 중국 한족남자들의 진풍경의 하나이다.

자, 그럼 남은것은 우리 조선족남자. 우리도 진짜 남자-사나이로 한번 되여 봅시다. 우리는 한국남자, 한족남자들을 아우를수 있는 최적의 좌표에 서 있다. 이제 남은것은 단지 우리의 결심뿐. 결심발표!!! 丈夫一言重千金, 그럼 우리 말한대로 해봅시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6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60 자률과 규제 2021-01-13 0 1488
159 우리 좀 우아하게 삽시다 2020-08-24 6 1784
158 불은 누가, 니가 조심해야지, 남자야!-재미나는 김정권의 <불조심> 2020-08-04 0 1032
157 공간거리 2020-06-24 0 1168
156 저자세(低調)와 고자세(高調) 2019-07-30 0 1815
155 [작품평]아픔과 치유 2019-07-19 0 1625
154 [작품평]이색적인 수필과 소설 읽기 2019-07-18 0 1580
153 《살구꽃 피는 계절》을 읊어보셨습니까? - 우상렬 2019-07-16 0 1488
152 [작품평]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손톱> 2019-07-15 0 1082
151 김정권의 시맛으로 좀 느끼해진 설명절 맛을 바꾸자 2019-07-11 0 1026
150 [작품평] 아,그 향긋함... 2019-07-09 0 1095
149 [평론]우리 문학의 새 지평 2019-07-08 0 955
148 [두만강칼럼] 무덤, 그 을씨년스러운 무덤 2018-09-18 0 2145
147 [평론] 성장소설《동물의 사나움》과 《마마꽃 응달에 피다》의 경우(우상렬) 2016-07-22 0 3658
146 문화강국-프랑스 2014-07-23 8 6407
145 아이는 아이답게 2012-11-28 3 7719
144 명예콤플렉스 2012-11-21 4 7873
143 봉살과 매살 2012-11-14 39 8938
142 내려다보기 2012-11-07 5 5748
141 인간의 부모사랑 2012-10-12 1 9028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