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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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긴 겨울
2007년 02월 21일 13시 10분  조회:2724  추천:128  작성자: 허동식
춥고도 공기가 혼탁한 겨울이 오면 마음이 좁아지고 무거워지고 곤혹스러워지면서 정신의 고갈을 느끼게 된다. 나의 이러한 무병신음은 이러저러한 원인이 있겠지만 나는 대체로 나에게 아직도 精神家園이 없기 때문이라고 자아판단을 해본다.

동양인으로서 몸에 슴배여있는 종교의식이 박약하고 또 어느 정도 불교적인 습관사유라든가 습관정서가 다소 있기는 하겠지만은 흔한 이야기처럼 동양의 불교는 인도의 불교와 거리가 멀게 공리주의와 현실주의에 물젖었기에 인간의 마음을 깨끗하게 세탁하기 어렵다는 점을 나날이 느끼는듯하다.

나는 고독을 지키는 고질적인 무기인 독서라도 좀 하려면 독서가 전혀 생각처럼 진행이 안되고 의식은 계속 혼돈에 머물러있는 때가 많고 , 또 간혹 좋은 생각들을 적은 책이나 문장이 겨우 읽혀들었을 때면 거뿐한 쾌감을 느끼는 반면에 나는 왜서 이렇게 무식하고 생각들이 단순했을가 하는 괴로움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일상이 좀 괴롭다. 천성적으로 그렇게 돼먹었는지 나를 개변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밥먹고 할 짓이 없이 한가로우면 병이 난다는 말도 있듯이 어딘가 여행을 떠나기도 싶고 일을 마치면 금방 깊은 잠에 골아떨어지는 업종에도 종사해보고싶다.

그래서 유물론과 유심론하고는 관계도 없이 무엇이든 믿어보려고도 생각을 하게 될때도 있지만 교회당에 다니는 일은 나에게는 <<형식주의>>로만 보여서 언젠가는 부담이 되리라는 판단이 먼저 나고 또 부처님앞에서 소원성취를 하는 일보다도 불경이나 좀 읽으면 어떠할가 생각되여서 한권 찾아내여 읽는 흉내를 내면 나에게는 문언문도 아니고 현대문도 아닌 불경들이 전혀 마음에 닿지를 못한다.

그러면서 한편 일반인으로서 종교는 리해를 하고 신앙하기보다도 우선 신앙하고 리해를 진행하는 편이 좋다는 말에 대해 사이비하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또 현대어로 쓴 불경이 없는 일이 현재사회에서 불교가 성행하지를 못하는 주요한 원인의 하나가 아닐가하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도 하군 한다.

농경사회로부터 현대상업사회로 질주하는 오늘날 , 나는 가끔 시골에서 자라던 먼 옛날에 대한 그리움이 번창하여지고 정신고갈증에 허덕이면서 또 신변에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아짐을 느끼고 있다.

공자는 인간생명의 초탈을 현실사회의 인간관계의 조화로움에 두었고 장자는 인간정신세계의 자유와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로움에 두었다 한다. 나는, 나와 같은 인간들은 정신세계의 비상을 꿈꾸고 희망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비상의 길을 전혀 알지를 못하고 있음을 안다. 그래서 이 겨울이 참으로 길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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