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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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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실크로드를 즈려밟고 주은 생각
2011년 08월 16일 10시 33분  조회:1376  추천:2  작성자: 오경준
 현대판실크로드를즈려밟고주은생각
준성
글을쓰는사람에게있어서본론을들어가기앞서글을쓰게된동기를장황하게늘어놓는것은금기이다. 독자들로말하면이것만큼은싫어하는것은없을것이다. 하지만내가이를뻔히알면서도일부러금기를범하는것은이글을쓰기까지너무오래동안생각을굴려왔고또힘든선택을해왔기때문이다.
지난해국경절련휴를마친후나는열흘간동서고금에이름난“비단의길”—현대판실크로드를따라어제날에는“서역”으로불리웠던서북지구에다녀왔다.
15일동안에연길, 심양, 북경, 우룸치, 투루판, 천산, 돈황, 가욕관, 란주, 서안, 태원등지로이어지는분망한코스를소화해야하는일정이였다.
글쟁이가먼길을그것도유구한력사를가진코스를다녀왔으니뭔가를써야할것이였다. 지인들도이를당연지사로여기면서기행문을쓰라고권장했고몇몇잡지에서는아예원고를주문했다. 그런데도저히필을들수가없었다. 아니필은들었는데쉬히쓸수가없었다. 뭐여느때처럼출장길에이래도되나하는마음으로가슴을조이며둘러본것도아닌년휴를할애하여안해와함께시름놓고다녀온려행이였으므로뭐미룰것도숨길것도없는마당이였다. 그러니본것그대로신강에가보니투루판의포도는얼마나호함지고달디달며천산의경물은눈이시리도록아름다우며돈황의막고굴은어떻게경이롭고가욕관은얼마나웅위로우며어머니강으로불리우는황하의물에손을적시니어떠어떻게감개가무량하더라는식으로그대로적어놓아도무방할것이였다. 하지만요즘처럼인터넷이고도로발달한시점에서이런내용들을알려면굳이이런곳에다녀오지않고제집책상에마주앉아마우스를살짝움직이여도이런경관에관한상세하고도정확한정보를속속들이알수있고고화질의경물사진들을시름놓고볼수있다.
그럼이번려행을다녀온후구경뭘쓸가?
뭘써야할지오래동안망설이였기에필을쉽게들수없었고설사필을들었다하더라도필이쉽게달리지않았다.
 
내가본색다른풍경
 
예로부터중국에는“촉도난”이란말이있다. 지세가험악하고가파로와사천으로가는길이하늘에오르기보다더어려움을말해주는리백의시에서유래된말이다. 나도이시를빌어이번에서부로가는길이쉽지않았음을“서도난”이라고이름지어주고싶다. 물론우에서밝힌코스를얼핏봐도독자들은고난의대장정이였겠다하는생각을할수있을것이다. 하지만내가여기서말하려는“난”의의미는실상거기로가는길이힘들고어려움을말하는것이아니다. 정확히말하면거기로가면서본풍경이너무메마르고거칠고황량해서눈이시리고고달팠다고하는것이더알맞을것이다
심양에서북경까지가는동안에는평시에늘보아오던북방풍경들이라전혀별다른느낌이들지않았다. 하지만북경공항을떠난다음황토고원상공을날면서부터나의눈은지면에서떨어질줄몰랐다.
세상에불모지가있다는말은들었어도풀한포기없는땅이이처럼길게뻗어있는줄은참으로생각밖이였다.
기체아래에서휙휙날려가는구름발사이로처음에보인것은비물에핥키워갈래갈래찢어진황토고원의씻누런땅이였다. 산꼭대기를몸체라고한다면아래의골짜기는쭉쭉째진가랭이처럼보였다. 이런불모지에는나무한대, 풀한고기보이질않고인가는더구나보이지않았다.
이런풍경은조히한시간넘게펼쳐지다가막을내리는듯했다.
이제막산등성이가보이지않고서서히평평한“평원”이안겨왔다. 순간머리에동북평원이떠오르며인젠씻누런황토고원이끝났으니나무도보이고풀도보이고인가도보이리라는기대가앞섰다. 그런데아니였다. 인제부터는일망무제한고비사막이펼쳐졌다. 역시나무한그루, 풀한포기볼수없는허허벌판이였다. 억겁의풍화작용으로작은언덕하나보이지않는아득히펼쳐진고비사막을보면서저곳에서는나처럼운전재간이별로없는사람이온종일차를몰아도사고를칠념려가없겠다는생각을해보았다.
이런고비사막가운데에끝이보이지않게곧게뻗어있는자동차도로와그도로와나란이줄지어뻗어가는전선대들이도로와전선대가끝나는어딘가의끝자락에오아시스가있고거기에인가도있을수있겠다는희망을전해줄뿐이였다.
고비사막도거의한시간동안나의눈을괴롭혔다.
인젠거무충충한산이보이기시작했다. 당지사람들은이런산을“흑산”즉검은산이라고부른다고한다. 풀한포기, 나무한대없이그냥시꺼먼 산이라고해서그렇게부른것이였다. 이런“흑산”들이련봉을이루며나타났다. 기련산맥의줄기라고한다. 산세도점점가파로와지고산꼭대기에는하얀것이보였다.
빙하였다. 하서주랑, 아니모든서북지역의주요한수원으로되고있는눈석임물의“모체”이고“산실”이였다.
서북지역에서이런눈석임물의최대의저장고는아마도동서로신강을횡단한천산을꼽을수있을것이다. 산꼭대기에만년설을떠이고나란히펼쳐진천산산맥우를날으면서비록몸은차지만그차디찬한몸을녹여서북대지를풍요롭게살찌워주고서북인민들을대대손손이어나가게하는빙하만큼고귀한품성을가진것은별로없다는생각이들었다.
이렇듯고마운천산의눈석임물이있기에그처럼악렬한지대에이번려행지인첫역인우룸치라는도시가생겨날수있었을것이아닌가?
서북에가면시각적으로가장강하게받는인상은산도들도도시도모든것이시뿌였다는것이다. 거기에서는물이금보다더귀함을단적으로말해주는사례라고할수있겠다. 거기에는그토록넓은땅을자주“목욕”시킬물은커녕풀과나무가마실물조차많지못하다.
고속도로옆의민둥산에는마치열병식을기다리는장병들처럼줄을지어규칙적으로서있는관목을볼수있다. 관목아래를자세히살펴보면까만색갈의도관들이나무사이를이어주고있는것이보인다. 나무에물을주기위해인위적으로가설한장치이다. 이런물은적어서몇킬로지어수십킬로밖에서끌어온것이라고한다.
그광경을보면서내가살던고향마을에서불과수백메터밖에있는물을끌어오는인수로를보수하는것이부담이된다고문접옥답을페경하던일이떠올랐다. 이건정말너무나도비교가되는배부른흥정이아니라고할수없다.
“서북에가보지않으면물이귀함을알수없다”는말이있다. 하여서북의일부지방에서아직도하루품을들여백여리씩왕복하면서길어온물을우선음료수를보장하는전제하에서나머지물은적어도세번은활용해야한다. 즉먼저쌀이나남새를씻고그다음세수하고발을씻고나중에는그물을가축가금에게먹인다.
우룸치상공에접어들면서서북으로가는3시간여동안고달팠던눈은드디여평시의안온함을찾은듯했다.
 
내가들은이야기
 
신강에간후첫코스는우룸치에서투루판으로가는것으로시작되였다.
가로수와길옆의잔디로록음이우거진우룸치시구역과린접한시교를 벗어나자대뜸시뿌연벌판이펄쳐졌다.
제일낮은곳은해평면보다155메터낮아우리나라에서최저지대를가진 투루판으로가는길은완전히내리막길이라고할수있었다. 내려갈수록기온이점점올라가다보니우룸치에서떠날때입었던옷들을하나하나벗으면서내려가야한다. 여름에투루판의중심지대인화염산부근에이르면 섭씨30도, 제일더울때는45도를넘을때가많기에 자칫주의하지않다가는더위를먹고쓰러질수도있다.
투루판으로가는고속도로에서려행의피로를덜기위해가이드가퀴즈를냈다. 이고속도로를달리면서다른지방의고속도로와다른점이무엇인가하는것이였다. 다들분분이대답했지만누구도맞추지못했다. 그건다름이아니고고속도로중앙분계선을표시하는란간의색갈이연두색으로된것이였다. 다른지방에서는도로중앙분계선에일반적으로흰색을많이사용하고있지만신강은겨울에눈이많이오기에눈과색갈이같은흰색을피하고연두색으로하라고성위서기가지시를내렸다고한다. 사전에사고방지를위한면밀한대비책이였다.
한창속도를내서고속도로를질주하던뻐스가갑자기왼쪽으로방향을틀어고속도로에서내려서10여분달리더니우리를달반성이라는곳에다부리워놓는것이였다. 뻐스에서내려보니흙더미가띠염띠염있는곳을가리키며달반성유적지라고했다. 얼핏보기에는흉측한흙더미지만옹근고성유적지자체가국가급보호구역이여서들어가지못하는곳이였다. 그래서일행중어떤이들이불만을토로했다. 들어가지도못하는곳에내려놓고문표만받는것이바가지를씌우는것이아닌가고. 시비가도를넘어원래해설을맡았던해설원이다른해설원으로바뀌기까지했다. 그런데그해설원의차근차근하는설명을듣고서야원래그곳의명물은달반성유적지그자체인것이아니라우리가다잘알고있는“서부의노래왕”왕락빈이였다. 왕락빈의이야기가나오자일행은다시해설원의설명에귀를기울이기시작했다.
고속도로를건설할때원래의설계도에따르면그고속도로가달반성의중심지대를지나게되여있었다. 물론이렇게되면일시불로보상금을받아도시를지대가더좋은곳에다옮길수도있고또주민들도어마어마한파가이주비를보상받을수있었다. 하지만그때에달반성의진장을위시한지도부에서는고속도로가이진을지나는것을견결히반대했다. 주요한원인은그렇게되면달반성의유적지가사라지게되는것은물론이고또왕락빈의창작한노래“달반성의처녀”로이름난달반진이원모습을잃을수있기때문이였다. 진장은눈앞에차려진리익보다달반성의품고있는왕락빈이라는이“무형재산”이잠재하고있는거대한가치를너무나도잘알고있었다.
그후비록고속도로선로변경으로해서진에서는자기의호주머니를털어고속도로에오르는길을수건하는고역을치르기는했지만그후부터달반성유적지와달반성의또하나의명물인왕락빈기념관을찾는관광객들이발길이끊기질않고있다. 연기가나지않는“무형산업”으로고이앉아서리익을챙기는좋은일례라하겠다.
일개진의책임자로서자기가살고있는고향에무한한애정을가지고그진의미래의청사진을완벽하게구사하는“천리혜안”이너무돋보였다.
지방마다그지방만의명물이있고도시마다그도시를대표하는표징물이있다. 하지만지금우리가살고있는도시를보라. 어디에그럴듯해서  보라고내놓을명물이있는가? 다만성냥갑을상하좌우로늘궈놓은것같은따분한고층건물들이매일매일늘어나총총한“콩크리트수림”을이룰뿐이다.
 
내가만난사람들
 
이번려행에서가장감수라면려행은하루한시라도빨리, 시간적으로여유가있다면래일이라도당장가자는것이였다.
언젠가부터는우리에게는나중에돈이있고편안하게먹고살수있을때에가서보자거나이다음에퇴직해서시간적여유가많을때려행을가자는심리가생기기시작했다. 이면에서미국, 일본과같은선진국의사람들의생각은우리와정반대이다. 그들이오늘돈을버는목적은래일에그돈을쓰기위해서라고한다. 물론체제상으로나제도상으로다다소소달라서불가피면적인일면도있을수있지만그렇다고사유마저개변할수없는것은아니다.
평생동안아껴먹고아껴쓰면서모은돈으로집을장만하기는했지만결국하루도살아보지못한중국할머니와대부금으로집을산후그집에서편안하게살다가생이마감하는때에대부금을전부갚은미국할머니의판이한처사를소재로한이야기가입소문으로전해진지도수십년은잘된다.
하지만우리는아직도기회를만들줄은모르고모든것이완벽하게준비된기회를기다리기만하는고루한습관에서벗어나지못하고있다.
이번려행에서만난사람들중가장많이만난사람들은60세이상의로인들이였다. 려행객중30대이하의젊은이는쌀의뉘처럼적고40~50대의“공비려행족”들은가물에콩나듯드문드문보일뿐이였다. 3분의2를차지하는대다수려행객은다60세이상의로인들이였다. 이들중에는70~80세되는고령의로인들도적지않았다. 물론이는명절련휴때처럼다들휴식하는때가아니고또젊은이들은경제기반이탄탄하지않아이런“기형적인”현상이나타날수있을것이다. 하지만이것이한곳이아닌10여곳의려행지에서일어난일이라면심사숙고하지않으면안될일이다.
년세가든다음특히고령에려행하는것은많은페단을안고있다. 관찰에의하면고령의로인들은하루일정을완전히소화하기어려워한다. 아침에차에오를때는정신이분발하다가도점심무렵부터는맥이진해하다가오후에는아예포기하는경우도다반사다.
우룸치에서첫날부터시작해서란주까지일주일동안우리와거의같은코스를밟은무한의로부부가있었는데신강을떠나서부터는그냥문표만사고들어가서는별반둘러보지않고서늘한그늘을찾아앉아있다가나오는경우가푸술했다. 일부로인들은설사하루일정을완전히소화할수있다고해도젊은이들처럼모든일에호기심이가지지않기에심드렁한표정들이다.
그렇다고내가로인들이려행하는것을못마땅하게여기는것은아니다.
북경시모대학에서심계사업을하다가퇴직한70여세“고령”의하녀사가  나에게준인상은너무나파격적이였다. 마른체격에구름우를날아예는듯발걸음도산뜻산뜻재게움직이는하녀사가하는려행은아주특별한데가 있었다.
하녀사가제일처음국내려행을시작할때는각성의성소재지를“공략”할목표를세웠는데전국의29개성과자치구그리고직할시의소재지를다돌아보았다고한다.
그다음이번에는이름난산과강, 호수를찾아다니며려행하기로했는데우리나라의최북단인흑룡강성의막하에서첫발을내디뎠다고한다. 내가조선족이많이사는연길에서왔다고하자하녀사는장백산, 두만강을말하더니엄지손가락을내밀어연길의랭면과개고기를입이마르게칭찬하는것이였다. 그러면서소수민족들이많이사는변경, 변강지대는여러가지독특한풍속습관들이그대로보존되여있고이런지대일수록개발된지오래지않거나미개발상태여서원생태에취해서그런곳에가면떠나기싫다고했다.
이번에신강에온후땅이하도넓고이름난산과강, 호수가하도많아서신강에서만도한달간머문상태라고했다. 이렇게한번나와서한바탕려행한후에는반년간씩집에서쉬는데그냥쉬는것이아니고여러려행지를돌아본감수를쓰기도하고또다음번의려행을위해인터넷으로해당정보를수집하느라여간드바쁘지않다고한다. 정말려행속에서사는분이라고해도과언이아닐정도였다. 하지만하녀사에게도아쉬움은있었다. 그녀도년세로인한과로때문에하루돌아보고는하루를쉬는관은넘지못하고있었다.
여기까지실크로드를즈려밟고주은일부이야기들을떠올려보았다. 하지만나의려행과나의이야기는여기서끝나지않았다. 다만언제기회가되여더재미나는이야기로다시만날수있기를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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