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wjj 블로그홈 | 로그인
오경준

※ 댓글

  • 등록된 코멘트가 없습니다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수필/단상

“목단화수”
2011년 08월 16일 10시 19분  조회:1532  추천:0  작성자: 오경준
 “목단화수”
오경준
란주로부터 돈황으로 가는 관광뻐스에서 나는 끊임없이 물을 마셨다.
그날 따라 그처럼 많은 물을 마신건 무더위도 무더위려니와 아마도 끝없이 펼쳐진 고비사막이 주는 삭막함을 다소 달래려고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날 우리는 안내하는 가이드는 귀엽게 생긴데다가 달변이여서 사람들의 귀여움을 많이 받았다. 당지의 풋풋한 풍토인정을 소개할 때 가이드는 무릇 손님으로 서북에 온 사람은 어느 집으로 가든 귀빈접대를 받을수 있는데 우선 팔보차를 탄 “목단화수(牡丹花水)”를 마실수 있다고 했다…
나는 옆자리에 앉은이에게 “목단화수”가 무엇인지 아는가고 물어보았다. 그런데 그분도 모른다고 했다.
(‘목단화수’는 아마도 전설에서 나오는 천사가 백마왕자에게 따라준 맑고 달디단 샘물처럼 아주 귀한 물인가보다.)
나는 나름대로 “목단화수”는 틀림없이 지하 수백, 수천메터 되는 밑에서 솟아나는 성수(圣水)일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생각을 굴리게 되자 “목단화수”에 대한 나의 호기심이 점점 더 심해졌다.
가욕관시에 이른 우리는 차에서 내려서 점심을 먹게 되였다. 식탁에 둘러 앉자 료리가 오르기를 기다리는데 복무원이 차물을 부어주었다.
바로 그때 가이드가 웃으면서 말했다.
“비록 팔보차를 탄 물은 아니더라도 ‘목단화수’는 틀림이 없어요. 여러분, 오전내내 수고 많았어요. 어서 ‘목단화수’를 마셔보세요.”
다들 눈이 휘둥그래있다가 이윽고 자기 앞에 놓인 “목단화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이게 그래 아까 가이드가 ‘극찬’하던 ‘목단화수’란 말인가? 그런데 금방 복무원이 들고온것은 분명히 납으로 만든 보통 차물주전자이고 여러 사람들한테 부어준것도 아주 평범한 차물이지 않는가?)
“참, 웃기는 일이구만. 이게 그래 ‘목단화수’란 말이요?”
나는 더이상 호기심을 금할수 없어서 가이드를 불렀다.
가이드는 내 말을 듣고나서 생긋 웃더니 정색해서 나한테 반문했다.
“손님은 그래 ‘목단화수’가 그 무슨 대단히 신성한 물인줄로 알았어요? 기실 ‘목단화수’는 우리 서북 인민들이 끓인 물을 형상적으로 비유해서 이르는 부름이예요. 손님은 펄펄 끓는 물을 자세히 관찰해본적이 있어요? 가운데로부터 밖으로 부글부글 끓어번지는 모습이 꼭 마치 활짝 피여나는  목단화 같지 않아요?”
“엉?”
다들 분분히 자세를 고치고 두손으로 “목단화수”가 담긴 물고뿌를 경건히 받들었다. 금방까지도 떠들썩하던 주변이 삽시에 물뿌린듯 조용해지고 자못 숭엄한 기분이 감돌았다.
구경 누가, 언제, 어떤 마음가짐으로 부글부글 끓어번지는 한낱 지극히 평범한 물에 이처럼 예쁜 이름을 달아주었을가?
루루 수천년을 세세대대로 살아오면서 이곳에서는 물이 식용유보다도 더 귀해서 그젯날에는 평생동안에 태여나서3일만에 딱 한번만 목욕을 한적도 있었다고 한다. 망망한 이곳의 고비사막에서 풀도, 나무도, 사람들도 아주 어렵게 살아왔다. 여기서는 혼탁한 물 한방울이 있어도 족했고 차거운 물 한방울이 있어도 족했다. 하지만 행운이 깃든 용기에 부글부글 끓어번지는 맑은 물을 가득 담을수 있다는것은 행운우의 더 큰 행운이라고 할수 있었을것이다.
사람들에게 생의 희망을 주는 이 물의 이름을 “목단화수”라고 하자!
어쩌면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이 아프게 하고 어쩌면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이 따뜻하게 하는 그 귀맛 당기는 이름—“목단화수”, 나는 이 평범한 이름을 살며시 부르며 인체의75%가 물로 되였다는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평범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게 되였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결과가 없습니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