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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항상 깨여있다는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2013년 06월 20일 10시 54분  조회:3209  추천:0  작성자: 구름바다
                                 
 
언제부턴가 나는 이 세상이 싫어졌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들이 이 세상에는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왜? 젊은 시절 술을 너무 좋아하여 술상에만 앉으면 한근이고 두근이고 퍼 마이면서 많은 "미담"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끔씩 취하고는 쓰러지기도 했다.

한번은 술에 취해 쓰러졌는데 깨여나 보니 집구석이였다. 안해의 말이 나의 친구가 축 늘어진 나를 3층까지 메여올렸단다.

또 한번은 쏠로인 친구와 함께 비좁은 친구네 집에서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는데 온 구들우가 맥주병천지로 되였다. 나중엔 진짜 우리가 마인 빈 맥주병을 어디에다 놓을 자리가 없었다.

아마도 둘이서 둬상자는 마인것 같다...자다가 한밤중에 일어나 보니 나는 실오리 하나 안걸치고 홀랑 벗겨져 있었다. 아마도 술을 너무 마이고 번열이 나니깐 한겹한겹씩 겁찔을 벗으며 술잠을 잔것같았다...친구를 보기가 민망하였다...

또 한번은 어느 향진에 갔다가 술을 장밤 마이고 소피하러 밖에 나갔다가 급성술동독(나의 생각엔)이 와서 쓰러진게 계속 자기만 했다. 그 동네 사람들이 나를 밀차에 싣고 두세시간 다니다가 나중엔 차를 불러연길에 있는 병원에 보냈단다. 그런데 연길 중의원에서는 이 사람은 이미 거의 잘못됐으니깐 자기들은 치료할수 없다고 내버리더란다. 할수없이 연변병원에 가져가니 또 거의 한시간동안 화험하고 뭐 또 이것 저것 검사한후 점적주사를 놓더란다. 한병을 다 맞아도 그냥 쇼크상태,두병을 거의 맞으니 푸시시 일어나 엉뎅이를 툭툭 털고 집으로 곧추 내빼더란다...

나는 때론 술을 마시고 아이를 때렸고 술을 마시고 안해와 싸우고 술을 마시고 회사 령도와 싸우고 하여간 술을 마시고 좋은 글도 많이 써냈고 술을 마시고 친구도 많이 친했었다. 하지만 내가 술을 마신게 아니라 결국 술이 나를 마셔버린거였다...
나는 늘 술에 잠겨 정신 못추고 있은게다. 

내가 언제부터 술을 완전 떼여버렸는지...술을 안마이는 지금에야 나는 내가 깨여있다는걸 알게 되였다. 사람은 하냥 깨여있을줄 알아야 한다. 단 한순간도 제정신이 아니면 그건 부모한테 자신한테 가족한테 새끼한테 미안한 일이다. 항상 흐리멍텅하게 10년 20년...살아가다보면 별 볼일이 없게 된다. 그때가서 후회하면 이미 늦은거다. 이미 나이가 들어있고 뭐도 쉽게 해내기가 늦어버린것이다. 지금부터 한순간이라도 탕개를 늦추지 말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깨여있어야 한다.

헌데 밖에 나가보면 아직도 자기가 왜서 사는지?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그저 여기가서 이런 일이 있음 이런 일을 하거나 아님 이런 일을 구경하고 저기가서 저런 일이 있음저런 일에 참견하거나 혹은 구경이나 하구...여기에 술이 있음 한잔하고 저기에 파티가 있음 끼이고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고 날자를 보내고 세월을 허송한다...목적이 없다. 그래도 그중 제일 괜찮다는 사람들은 또 돈을 버는데 정신이 빠진다. 내가 왜서 돈을 벌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돈이 많음 좋다고만 생각한다. 사실 돈이 많으면 나쁜점도 아주 많건만.돈은 때론 죄악의 씨앗이 된다. 

속세는 이래서 나쁘다. 이 세상은 이래서 흠이다.
 
엇저녁 회사에 나가 일을 좀 보다가 밤9시좌우에 집에 돌아오는데 길량켠이 실로 가관이다.날씨가 좋다고  모두 밖에 나와 맥주병을 끼고 앉았는데 참 볼만했다. 매캐한 고기 그으름 냄새에 영업집 앞마당마다 두세씩 서너씩 끼리끼리 앉아 맥주놀이를 하는게 ..술상마다 한창 나이인 아줌마들이 한둘씩 끼여앉아 소리치며 술잔을 부딪친다...모두가 한국같은데나 한두번씩 다녀왔다고 그 얘기를 오밤중까지 하면서 술이 술술 넘어간다. 나는 이게 싫다. 혹간 쪽쪽한 쏠로들 한둘이 적당히 술마일수는 있을지라도 이게 뭐냐? 아마 내가 집까지 오는 동안 머지도 않은 길거리에 거의 20-30상 정도는 술상이 벌어져 있어서 이 고즈넉히 넘실대는 여름밤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었다. 참 그래서 나는 어지러운 이 세상이 싫어진다.

아직 너무나도 거칠고 먼지가 많은 나자신도 싫어진다. 그래서 나는 늘 나를 참빗질하면서 가셔내고 있다. 하냥 깨여있다는것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저하늘의 별처럼 반짝반짝 은근한 빛을 뿌리며 부드럽게 조용히 제자리를 지키며 산다는게 사실 평생을 행해야 할 우리 모두의 의무가 아닐가?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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