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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을 잘하기로 소문난 전도사가 있었습니다. 그가 강단에 서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그의 설교를 듣는 사람들은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고, 기뻐서 환호하기도 했습니다. 전도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그의 손짓과 몸짓 하나하나에 청중들은 환호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하루, 전도사는 어느 섬마을 교회의 초청을 받고 설교를 하러 가게 되었습니다. 교회 강당에는 소문을 듣고 온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전도사가 흐뭇한 표정으로 좌중을 둘러보며 막 입을 열어 연설을 시작하려는 순간, 어린아이 하나가 시끄럽게 울어댔습니다. 어린애의 엄마는 겨우 젖을 물려 어린애를 울지 못하게 달랬습니다.
전도사는 찌프린 눈살로 그 어머니와 아이를 이윽고 내려다보다 말고 다시 설교를 시작하려 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고, 이어서 다른 아이들도 덩달아 울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강당 안은 삽시에 아이들의 울음소리로 온통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당황한 몇 명의 엄마들은 우는 아이를 데리고 급히 밖으로 나가기도 했습니다. 화가 꼭뒤까지 치민 전도사는 일그러진 얼굴로고함을 질렀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들은 아이들을 모두 강당 밖으로 내보내시오!”
그 말에 엄마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허둥지둥 강당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이들을 밖에 내보낸 몇 명의 엄마들이 다시 강당으로 들어와 조용히 자리에 앉았고, 강당 내는 비로소 조용해졌습니다.
그제야 강단에 서 있던 전도사는 목청을 가다듬고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전도사가 한창 연설에 열을 올리고 있을라니, 이번에는 창밖으로부터 방금 나간 아이들이 뭐가 그리 즐거운지 마당에서 뛰노느라 히히낙락하는 소리가 강당 안까지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전도사는 열변을 토하며 설교에 열기를 더해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에 자꾸 신경이 쓰여서 연설을 계속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전도사가 강단에서 내려오며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아이들과 노닥거리는 자가 누군지 내 오늘 혼쭐을 내줘야지!"
씩씩거리며 창문을 열고 마당을 내려다보던 전도사는 그만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굳어지고 말았습니다.
전도사의 명에 따라 강당 밖으로 내쫓긴 아이들, 그 아이들과 함께 소리치면서 어울려 놀고 있는 그 사람은 다름 아닌 그 교회의 목사였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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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이야기가 아닙니다. 종교 이야기는 더더욱 아닙니다.
진정 훌륭한 연설가나 예술가, 문인이란 자신의 달변이나 학식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동등하게, 차별 없이 대할 줄 아는 마음이 근본이 되어야지 않을까 싶어서 하는 얘깁니다.
아이들의 울음소리 하나 용인하지 못하는 사람의 연설, 그것은 저 창밖에서 들려오는 고물장수의 꽹과리 소리에 불과한 잡소리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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