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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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기사모음(김정룡)
2008년 06월 13일 10시 25분  조회:6235  추천:87  작성자: 김정룡

9. 단편기사 모음


김정룡

 <1>어느 불법체류동포여성의 복잡했던 사연

 중국 길림성에서 온 장도 여인은 2001년 3월 결혼으로 한국에 입국하여 3개월 만에 가출하여 불법체류자가 되었다. 그 후 2002년 1월 단속에 걸려 강제추방을 당했다.

 그녀는 2003년 7월 다른 이름으로 여권을 위조하여 위장결혼으로 한국에 입국했다. 재입국에는 성공했지만 남자가 체류연장을 해주지 않아 또 불법체류자가 되었다.

 이번 자진귀국정책에 호응하여 자진출국 하려니깐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 즉 위조여권에 대해 경찰조사를 받아야 하고 위장결혼사건에 관해서도 조사를 받아야 한다. 또 위장결혼상대와 이혼정리를 해야 한다. 또한 첫 번에 결혼했던 한국인 남자와의 호적정리까지 마쳐야 한다.

 이러한 복잡한 절차에 겁먹고 까무러칠 지경으로 심경이 혼란스러워 그녀는 처음에 자진귀국을 포기하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막무가내로 살아가려고 생각했었다. 허나 본센터의 자세한 상담을 받고나서 그녀는 자진귀국 하기로 마음먹고 복잡한 절차를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현재 그녀는 모든 절차를 마치고 재입국을 보장받을 수 있어 “숨 막힐 듯 가슴이 답답했었는데, 이제는 마치 목을 조이던 멍에를 벗어버린 듯 홀가분하네요.”라고 말하면서 밝게 웃었다.

 


 <2> 어느 위장결혼자의 ‘喜’와 ‘悲’

 중국연길에서 온 차모 여인은 한국생활을 포기하고 무작정 귀국하려고 지난 6월 20일 인천공항에 갔었는데 출국금지를 당해 발길을 되돌리는 순간 하늘땅이 뒤집어지는 듯 앞이 캄캄해났다.

 그녀가 출국금지를 당한 이유는 이렇다. 2001년 12월에 위장결혼으로 한국에 입국한 후 3개월 만에 브로커가 잡히는 바람에 경찰서에 체포되어 갔다가 화장실에 다녀온다는 핑계를 대고 도망해버렸다.

 출국금지를 당한 그날 저녁 그녀는 맥 빠진 기분으로 안양에 있는 동생 집에 머물면서 밥 한 술, 물 한 모금도 먹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이튿날 아침 그녀는 동네 중국식품가게에 먹거리를 사러 갔다가 우연히 중국동포타운신문에 위장결혼자들이 자진출국에 관한 절차가 실려 있는 것을 보고 부랴부랴 본센터에 달려왔다. 이리하여 그녀는 본센터의 도움을 받아 이혼절차도 마쳤고 경찰수배도 풀리어 1년 후 재입국할 수 있는 혜택을 받게 되었다.

 당초에 그녀는 불법체류라는 딱지 때문에 늘 숨어살아야만 했고 더욱이 수배자라는 멍에가 싫어서 아예 한국생활을 포기하고 다시는 한국에 오지 않을 생각을 갖고 있었으나 모든 것이 풀리고 나니 1년 전에 빨리 한국에 올 수 있는 길이 없느냐고 필자에게 묻고 있다.

 그녀는 지난 1개월 동안 복잡했던 한국생활을 회상하면서 “참으로 ‘희’와 ‘비’가 엇갈리고 마치 천당과 지옥을 오간 심정입니다. 어찌되었든 결과가 좋으니 기분이 참 좋네요.”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3> 불법체류 결혼자들에게 알리고 싶은 말

 필자는 현재 불법체류동포들의 자진출국에 관한 상담을 맡으면서 생각 밖으로 불법체류로 전락된 결혼자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불법체류 결혼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신이 이혼이 된 줄도 모르고 어찌할 바를 몰라 방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족여성들이 한국남자와의 결혼생활을 접고 가출했을 경우 남자 측에서 가출신고를 하고 3개월이 지나 이혼소송을 제출하고 또 3개월이 지나면 이혼판결이 난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본센터에 찾아온 가출여성들 가운데 90%는 이미 이혼된 상태이지만 정작 본인들은 이를 모르고 있다. 그렇다면 이혼이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즉 남자의 본적지와 주민등록번호를 알아가지고 대한민국의 아무 동사무소에 가서 호적등본을 떼어보면 이혼 여부가 드러난다.

 만약 이미 이혼이 되었으면 이혼한 법원에 가서 이혼판결서(혹은 이혼확인서)를 받아갖고 호적등본과 함께 중국어로 번역하고 공증하고 외교통상부와 중국영사관의 인증을 받아야 절차가 끝난다. 만약 이혼이 안 되었으면 이혼소송을 제출하고 나머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4> 두 위장결혼자의 ‘천당’과 ‘지옥’

 중국동포 이모 여인과 장모 여인은 서로 친구사이이자 같은 브로커를 통해 3년 전에 위장결혼으로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 그들은 한국에 온지 1년 만에 브로커가 잡히는 바람에 수배자가 되어 체포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매일 불안한 마음을 안고 살아왔다.

 그러던 와중에 마침 제2차 자진귀국프로그램이 실시되어 그들 두 여인은 중국동포타운센터에 출국신고를 해놓아 구제의 길이 열렸다. 하지만 이모 여인은 중국동포타운센터의 역할에 대해 반신반의 하고  있다가 검찰청의 거듭되는 출국명령에 못 이겨 그냥 무작정 귀국하였고, 장모 여인은 운명을 중국동포타운센터에 맡기기로 마음먹은 결과 모든 것이 잘 풀려가고 있는바 그 내막을 자세하게 얘기하면 다음과 같다.

 장모 여인은 중국동포타운센터의 안내로 경찰서에 자수하여 조사를 받고 수배가 풀렸으며 현재 이혼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한 결과 장모 여인은 1년 후 재입국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법적으로 다른 남자와의 결혼도 가능해졌다. 이에 비해 이모 여인은 검찰청의 압력에 못 이겨 무작정 귀국하다보니 이혼절차와 나머지 공증, 인증절차를 밟지 않은 탓에 재입국의 길이 막혔을 뿐만 아니라 중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黑人’, 즉 어느 나라 공민도 될 수 있으며 앞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도 결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모 여인은 이제 20대 후반으로 너무 일찍 ‘黑人’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정정당당하게 인간의 삶을 잃고 말았다.

 허나 한국경찰과 검찰 및 법무부의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는 동포여성들의 미래 운명에는 아예 관심을 갖지 않고 오로지 강제추방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5> 헛소문만 믿고 자진출국을 망설이는 한 여인

 흑룡강성 목릉시에서 온 김모 여인(여권위변조자)은 본센터에 자진출국신고를 하였다가 취소하는 행위를 세 번이나 반복하던 끝에 끝내 귀국하기로 결심을 내렸다. 그녀가 이렇게 오락가락 망설이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처음에는 한국정부정책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였고, 두 번째는 여권위변조자와 밀입국자가 귀국할 경우 중국 측에서 여권을 발급해주지 않는다는 헛소문을 믿게 된 것이고, 세 번째는 이번 제2차 자진출국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귀국하는 모든 동포는 아예 재입국이 되지 않도록 중국 측에서 일률로 막아버린다는 얼토당토한 헛소문을 믿게 된 탓이었다.

 그러다가 그녀는 불법체류동포들이 중국동포타운센터에 자진출국신고를 하는 수가 매일 늘어나는 것을 목격하고 결국 귀국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현재 김모 여인처럼 이런저런 헛소문을 믿고 자진출국을 망설이고 있는 동포들이 엄청 많다는 것이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불법체류동포들은 마땅히 한국정부와 중국정부를 믿고 또 민간단체의 도움을 받아 모든 절차를 완벽하게 마치면 재입국이 보장된다는 것을 믿고 이번 기회에 귀국하였다가 1년 후 재입국하여 편안한 마음으로 한국생활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6>“두 번 울고 있는 국제결혼 이혼자들” 

 한국인과 조선족 간의 국제결혼건수가 폭증함에 따라 한사람 건너 헤어질 정도로 이혼율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 국제결혼으로 왔다가 이혼한 조선족들은 그 이혼사유가 무엇이든지간에 인생에 오점을 남겼다는 것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아픔을 겪게 된다. 문제는 이혼자들이 한 번의 울음으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한국에서 이혼만 하면 마무리 되는 것이 아니라 이혼서류(판결문, 호적등본)를 중국어로 번역공증하고 대한민국외교통상부와 중국대사관영사부의 인증을 받아 중국에 돌아가서 중국호구에 적힌 한국인과의 결혼기재를 정리해야 전부 정리가 된다.

 그런데 연변을 제외한 기타 지방에서는 이혼자들이 판결문과 호적등본 중 어느 하나만 번역공증인증을 받아 가면 호구정리가 된다. 허나 연변에서는 판결문과 호적등본 두 가지를 반드시 번역공증인증을 받아와야만 호구정리가 된다고 강요한다. 당연히 하나보다 둘이 비용이 곱절로 든다. 그러므로 연변출신 이혼자들은 타지방 이혼자들보다 돈을 배로 써야한다.

 중국은 지방마다 자체 ‘토정책(土政策)’이 있어 그럴 수도 있다고 볼 수 있겠으나 연변주법원의 아래와 같은 일 처사는 좀 지나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국 법에 의하면, 이혼은 대체로 협의이혼과 소송이혼 두 가지이며, 위장결혼의 경우 법적으로 위장이란 사실이 밝혀졌을 때는, 혼인무효소송 혹은 호적정정허가신청을 제출하게끔 되어 있다. 만약 혼인무효소송을 제출하여 이혼되면 판결문이 나오고 호적등본에 말소로 기재되며, 호적정정허가신청을 제출하면 재판을 열지 않기 때문에 판결문 대신에 ‘결정문’이 나오고 호적이 말소된다. 이럴 경우 ‘결정문’도 판결문과 똑같은 법적인 효력을 갖는다.

 그러나 연변주법원에서는 위장결혼자들이 이혼 ‘결정문’을 번역공증인증을 받아갈 경우 “우리 법원에서는 판결문만 접수할 뿐 ‘결정문’은 접수하지 않는다. 다시 판결을 받아 와라”고 하면서 처리해 주지 않아 일부 조선족 이혼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럼 왜 연변을 제외한 타지방에서는 ‘결정문’을 판결문과 똑같이 취급하고 호구정리를 해주고 있는데 하필 연변만은 안 되는가? 도리대로 말하자면 조선족집거지인 연변주가 마땅히 타지방보다 조선족에 대한 일련의 정책조례가 더 완화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타지방보다 가슴에 멍까지 든 조선족들을 울리고 있는 까닭은 무엇인가?  이런 불합리한 제도를 고집하고 있는 처사에 대해 지방정부는 이제 마땅히 참다운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7> 한국 ‘스승의 날’ 맞아 살펴보는 중국 ‘교사절’

 한국에서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중국은 9월 10일이 교사절이다. 교사절이란 말 그대로 스승의 날이다. 이 날은 학교에서 행사도 하고 TV에서도 하루 종일 스승과 제자에 대하여 다룬다. 참고로 유네스코가 선포한 세계 스승의 날은 10월 5일이다.

 중국의 교사절은 중국의 3대 전문직업과 관련된 명절 중의 하나인데 다른 두 개는 간호사절(護師節)과 기자절(記者節)이라고 한다. 그 중 1200만의 방대한 대오를 구유하고 있는 교사절이 가장 각광받고 있다.

 중국교사절은 1983년에 출범했으며 매년 9월 10일로 제정되었다. 그 유래와 의미를 간단히 짚어본다면, 중국은 공자의 집도수학(聚徒授學) 행위를 본격적인 교육의 출범으로 간주하여 중국교육역사를 2500년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전통적인 유교국가로서 교육을 매우 숭상해왔으며 따라서 스승도 가장 존경의 대상으로 취급되어왔다. 이러한 우량한 전통이 문화혁명을 맞아 여지없이 무너져 버리게 된다. 당시 교사를 ‘고린내 나는 아홉째(臭老九)’라 몰아붙이고 타도대상이 되었다. 스승과 제자는 한 전호 속의 전우라 하여 제자의 스승에 대한 존경심도 없어지고 심지어 제자들이 스승을 때리는 한심한 일도 벌어졌던 것이다. 교사의 위망은 바닥으로 완전히 추락하고 말았다.

 1978년부터 개혁개방 노선이 추진되면서 상황이 급전한 것이다. 교육의 중요성이 주목받게 되었고 따라서 교사를 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어 이윽고 1983년에 첫 교사절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해마다 교사절이 오면 학교별로 제자들이 스승을 윌ㄹ로하는 행사가 있고, 또 학교마다 그리고 행정구역에 따라 층층이 위로 중앙교육부에 이르기까지 우수교사를 선출하고 표창한다.

 교사절이 오면 학부모들도 선생님에게 고마운 맘의 성의를 전달하는 의미에서 정도가 부동하게 선물을 증송한다. 중국은 교사절의 출범을 계기로 교육을 숭상하고 스승을 존경하는 옛 전통이 회복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조선족사회의 현실은 어떠한가?

 ‘코리안드림’의 여파로 교사직을 버리고 한국에 나온 조선족 ‘선생님들’이 많다. 이로 인해 조선족사회교육은 많은 문제점을 안게 되었다.

 교사부족난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또한 출산율의 저하와 도시로의 대이동으로 인하여 조선족학교에 학생 수가 줄고 폐교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교사절이면 한국에 나와 일을 해 돈을 번 학부모들이 선생님에게 촌지를 바치는 바람이 거세게 불어 건전한 교사절의 의미가 퇴색해 가고 있다. ‘교사가 떠나고 아이들도 사라져가는 조선족학교의 미래를 어떻게 지켜갈 것인가?’ 다 같이 고민해봐야 할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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