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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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포끼리 서로 헐뜯지 맙시다.”
2007년 10월 14일 16시 44분  조회:5664  추천:82  작성자: 김정룡
재한조선족문제연구
제2부  재한조선족의 삶의 실태      

6. “우리 동포끼리 서로 헐뜯지 맙시다.”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단합심이 부족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를테면, 옛날 조정에서는 외적을 눈앞에 두고도 당파싸움에 빠져 있었고, 한반도는 남북으로 쪼개졌고, 남쪽에서는 “경상도 사람, 전라도 사람” 하면서 차별을 두고, 일본열도에서는 조총련과 민단이 대립해온 역사가 있다. 

 조선족사회는, 조선족이 집결된 연변사람들이 흑룡강성, 요녕성, 길림성내의  타지방(이하 연변을 제외한 조선족을 타지방 조선족이라 표현함)에 살고 있는 조선족을 ‘아니’라 하고 타지방 조선족들은 연변사람이라 하면 나쁜 허물만 캐기 일쑤다. 이러한 서로 흉보기는 수도 북경의 조선족사회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한반도내에서나 일본열도에서 자민족끼리 서로 다투는 데는 역사적, 정치적, 경제적, 향토적 원인이 있겠으나 조선족사회는 그러한 요소를 떠나서 그냥 사소한 허물을 갖고 서로 흉을 보면서 단합되지 않는 것 같다.

 조선족사회의 단합되지 않는 기풍이 현재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조선족사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필자는 한국에서 조선족동포끼리 헐뜯는 말을 많이 들었다. 예를 들면 연변사람은 약아빠지고, 사기치고, 남의 등을 쳐 먹기 좋아하고, 한탕치기를 하고, 거짓말을 일삼는다며 심하게 헐뜯기도 하고, 심지어 중국식품가게에서 목격한 일인데 흑룡강 사람끼리 이렇게 헐뜯는 것이었다. 

 “너 왜 약속을 안 지켜, 너 연변사람이냐?” 

 문제는 연변사람에 대한 이런 편견 때문에 연변출신 사람들이 한국에서 적지 않은 피해자가 된다는 것이다. 취직할 때 속이고 흑룡강성이나 요녕성에서 왔다고 꾸며댄다고 한다. 

 실제로 필자가 이러한 사람을 몇 명 만나보았는데, 왜 연변출신이라는 것을 속이느냐고 물었더니 

 “여기서는 연변사람을 쓰게(곱게) 안 봐요.” 하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연변사람도 마찬가지다. 타지방 조선족의 흉을 보는 경우가 있다. 타지방 조선족은 다수가 남선(南鮮)출신이어서 연변사람보다 한국말을 더 잘한다는 이유로 한국인 행세를 하면서 연변사람을 업신여긴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서로 흉보기는 사소한 일로 인하여 생겨난 편견이라고 본다. 사람은 다 허물이 있기 마련이고 또 연변사람이 갖고 있는 허물이 타지방사람에게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한두 사람의 허물을 갖고 마치 전체가 다 그러한 것처럼 매도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타지방 조선족은 나 보고 “연변사람은 소문과 다르네요. 착실하고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연변남자를 애인으로 소개해 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타지방 조선족들이 이 분들처럼 연변사람에 대한 편견을 바꿀 수 없을까?

마땅히 바꿔야 한다. 연변사람도 마찬가지로 타지방 사람에 대한 편견을 바꿔야 한다. 이런 편견을 버려야 만이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조선족사회가 뭉칠 수 있다. 

 현재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조선족은 앞으로 고향에 돌아가 전반 조선족사회를 바꾸어 나아갈 주역이다. 마땅히 한국인이 IMF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귀걸이, 목걸이, 장롱속의 금부치를 나라에 바치는 단합정신과 2002년 한일월드컵 때에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한국인의 똘똘 뭉치는 응집력도 우리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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