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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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과 백의민족
2013년 02월 14일 15시 19분  조회:5360  추천:5  작성자: 김정룡

‘멋’과 백의민족

 

 

필자가 중학교 다닐 때 조선학교 아닌 중국학교를 다녔는데 중국아이들이 나보고 “너희들 민족은 늙으면 늙을수록 새하얀 옷을 입어 참 깨끗해 보인다.”는 말을 자주 했다. 확실히 그 시절 조선족노인들은 늙을수록 하얀 한복을 많이 입었다.

우리시골마을에 80세 훨씬 넘은 할머니가 있었는데 해마다 연세를 물으면 여든이라고 대답해 ‘여든 노인’이란 별명이 붙었다. 하여튼 80세 훨씬 넘었는데도 아주 건강했다. 건강하다 못해 산 넘어 환갑 지난 딸이 살고 있었는데 맛있는 음식이 생기면 딸 생각이 나 보따리를 이고 해발 500M 고개를 거뜬히 넘나들었다. 고갯마루에 올라 있을 때면 바람에 하얀 한복자락이 날리는 모습이 마치 신선을 보는 것 같았다. 노인의 모습이 그렇게 ‘멋’이 있을 수가 없었다.

우리민족이 백의를 선호해 입었던 이유 중 신선을 숭상하는 풍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최치원은 <난랑비서문>에서 풍류를 말하고 조선의 역사를 ‘선사(仙史)’라고 표현했다. “國有玄妙之道, 曰風流. 設敎之源, 備詳仙史(나라에 현묘한 진리가 있으니 이를 풍류라고 한다. 그 가르침을 베푼 근원은 이미 선사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 풍류와 선사는 상호관계를 갖고 있다. 중국에서 풍교가 발전하여 풍류도로 진화했고 풍류도는 도교로 승화되었고 도교 수도의 최고 경지가 바로 득도성선(得道成仙)이다. 우리민족은 역사기재가 부실해 그렇지 사실 신선숭상사상이 중국보다 더 강했다. 풍교를 중국보다 더 숭배해왔기 때문이다. 신라는 불교를 불교라 부르지 않고 ‘석씨풍교(釋氏風敎)’라 불렀고, 유교를 유교라 부르지 않고 ‘예의풍교(禮儀風敎)’라 부를 만큼 풍교를 송상했다. 우리민족이 현재까지도 세상에서 일상생활에 ‘바람’이란 어휘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 역시 신라풍교의 영향 때문이다.

신선은 인간이 최고 경지에 이른 가장 ‘멋’이 있는 모습이다. 그러므로 우리선조들은 자민족역사를 ‘신선의 역사’로 표현하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민족은 복장만 백색이었던 것이 아니라 세수수건도 하얀색이었고 특히 이불안감은 가가호호 전부 백색이었다. 중앙과 성의 간부들이 조선족마을 시찰할 때 흰옷에 흰이불, 흰수건을 목격하고 “조선족은 정말 깨끗한 민족”이라고 칭찬하였다.

흰옷, 흰이불, 흰수건들은 쉽게 어지러워진다. 조선족부녀들은 흰 것들이 어지러워지기 전에 깔끔하게 빨래한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더욱이 조선족부녀들의 부지런함에 탄복해마지 않았다.

조선족부녀들은 빨래할 때면 방치로 자꾸 두드린다. 강가에서 모여 빨래할 때면 방치소리가 진짜 가관이었다. 빨래들이 마르면 또 방치로 두드린다. 특히 베갯잇과 이불안감은 풀을 바르고 말리고 마르면 또 방치로 두드린다. 어릴 적 방치소리를 지겹게 들어 싫던 기억이 생생하다. 방치로 두드리는 것은 부드럽게 하려는 목적이 있을뿐더러 ‘멋’을 내기 위해서였다. 조선족부녀들이 방치를 잘 써 한족은 우리를 ‘까오리빵즈(高麗捧子:고려몽둥이)’라 불렀다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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