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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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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건망증, 그리고 치매
2019년 03월 03일 22시 07분  조회:1164  추천:0  작성자: 김태호
세월을 이기는 장사가 없다고 했던가. 50대에 진입하게 되면 홀연 세월의 흐름을 절감하게 되고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길 가는 군인들이 어려보이고 TV를 보다가 어느새 잠 드는 일이 잦아지며 잔소리가 늘고 외모 가꾸기에도 등한하다. 누군가 갑자기 자기의 나이를 물으면 반응이 늦어 뜸을 들여서야 대답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 자연 늦어지는 반응이야 어찌할 수 없겠으나 건망증이 발볌발볌 다가오는데는 과연 속수무책이다. 오래전의 일은 기억에 뚜렷한데 엊그제일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평소에 머리를 쓰지 않고 독서에 게을리해서 그럴가? 그러나 이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평생 사색을 멈추지 않고 창의력이 넘치던 과학자나 발명가, 음악가들도 건망증으로 애를 먹었다.

아인슈타인은 집주소를 자주 잊어버려 퇴근할 때 남의 집에 잘못 들어가거나 집주소가 떠오르지 않아 근무하는 대학에 전화를 걸어 묻기도 했다. 발명왕 에디슨은 은행에 일 보러 갔다가 은행직원이 이름을 묻자 생각이 나지 않아 집에 가서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문패를 보고 왔다는 어이없는 일화도 있다. 음악가 슈베르트는 자신이 작곡한 곡을 들으면서도 “누가 작곡했는지 참 아름다운 곡”이라며 스스로 칭찬하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어느날인가 문득 기억력이 저하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 두려움이 앞선다. 혹시 치매의 전조증상이 아닌지 은근히 불안하다. 그러나 건망증과 치매는 다르다는 것이 전문의사들의 견해다. 건망증은 나이가 들면서 뇌의 신경회로의 기능이 저하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치매는 뇌세포손상으로 발생하는 질병이라고 한다.

관건은 치매다. 안타깝게도 치매에는 예방약도 치료약도 없다는것이다. 최근 1~2년 사이 세계적인 유명 의약회사들이 잇따라 치매치료제 개발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했다. 현재 병원에서 사용하는 치료제도 발병 이후 증상만 조금 완화시켜 줄뿐 근본적으로 손상된 뇌를 회복시키는 약물은 없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얘기를 듣고나면 김이 빠지기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노력을 해보지도 않고 지레 포기하는 것 또한 비겁한 짓이다.

전문가들에게서 조언을 구했다. 듣고보니 모두가  평범한 일상들이였지만 구구절절 진리였다. 운동을 안하면 체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머리도 잘 쓰지 않으면 인지능력이 저하된다. 그러므로 뇌는 부지런히 사용해 뇌근육을 자꾸 써야 한다.

신체 나이와 뇌 나이는 비례하지 않는다고 한다. 2013년 미국 켄터키대학의 연구팀은 2개국 언어를 사용하는 로인들과 모국어만 사용하는 로인들을 비교했다. 이들의 뇌 영상에서 모국어만 사용하는 로인의 뇌는 과제를 완성하는데 더 많은 일을 하는 반면, 2개국 언어를 사용하는 로인의 뇌는 젊은 사람의 뇌처럼 효률적인 처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의 신경세포는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데 자극이 가해지지 않으면 자신이 필요없다고 인식하고 죽어버린다. 반대로 자극이 가해지면 정보전달을 위해 뇌를 활발하게 움직인다. 즉 우리 뇌의 신경세포는 고령이라 하더라도 자극을 계속 주면 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독서, 외국어 학습, 악기 배우기, 명상 등이 뇌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매일 똑같은 활동만 되풀이 하지 말고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골고루 자극을 주는 것이 균형 잡힌 건강한 뇌를 만드는 비결이다. 습관이 굳은 늘 걷는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걷거나 운전을 해도 다른 로선으로 달리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한가지 정말 꼭 명기해야 할 사항이 있다. 뇌 전문가들에 의하면 뇌의 활성세포 감소와 뇌조직 위축은 치매발생 20년전부터 일어난다고 한다. 그러므로 70대에 똑똑한 정신을 가진 정상인으로 후대들에게서 괄시를 받지 않고 대우 받으며 살려면 40대 후반부터 늦어도 50대부터는 치매예방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몸과 머리를 부단히 움직이고 써야 한다. 독서로 지금껏 모르고 살던걸 배우면서 락을 느끼며 늘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좋은 생각을 하면서 불필요한 걱정과 쓸데 없는 시기나 질투를 하지 말아야 한다.

‘치매는 가족에게는 지옥, 본인에게는 천국’이라는 말이있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고통을 가리킨다. 치매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건망증과 치매를 구분하는 유모아도 있다. 안해의 생일을 잊어버리면 건망증이지만 안해의 얼굴을 잊어버리면 치매다. 50대에 진입하니 기억력이 깜빡할 때가 많다. 물건 가지러 갔다가 왜 왔는지 생각나지 않아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안해의 얼굴을 잊어버리는 일만은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다. 그래서 슬슬 걱정이 앞선다. 치매와는 연(缘)이 닿지 말아야겠는데…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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