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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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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졸혼 제3권 (42) 김장혁
2022년 09월 21일 12시 30분  조회:1412  추천:0  작성자: 김장혁


김장혁 작 대하소설 졸혼 제3
 
           52. 날강도


      땅! 땅! 땅!
      “서랏!”
     총알이 죽음의 노래를 부르며 어깨를 스쳐 날아간다.
     “억!”
    검은 그림자가 어깨를 붙들고 비칠거린다.
    이윽고 검은 그림자가 허리를 굽히고 어둠을 파먹으며 어슬렁어슬렁 수림 속으로 도망친다.
     뚜루룩, 뚜루룩.
    총알이 수림을 어데라 없이 마구 훑는다. 나무잎들이 흩날려 우스스 떨어진다.
    (제길할, 로씨야도 자유롭진 못하군. 재수없이  쫓겨다녀? 강도질 몇번 밖에 하잖았는데? 참.) 
     검은 그림자는 푹신푹신한 땅바닥에 납짝 엎드려 굼벵이처럼 벌벌 기여나갔다. 한참 후 용케도 수림을 엉금엉금 빠져나갔다.
“참, 재수없어. 그 놈 어디로 갔지?”
“돌아가자.”
“그놈 총 있는지 어떻게 알아?”
“괜히 깜장콩알에 허파 구멍 뚫리겠다.”
휘휘-
 드디여 들리는 휘파람소리.
금발머리 마우재들이 두덜거리면서 돌아갔다.
그제야 검은 그림자는 부시시 일어나 아름드리나무에 붙어서서 귀 뻘쭉해 로씨야 경찰들의 동정을 살폈다. 드디여 원시림에는 무서운 정적과 함께 공포를 몰고 왔다.
검은 그림자의 주인공은 바로 날강도 오정룡이였다. 그는 이젠 중국과 로씨야 경찰들의 협동수사 대상으로 되였다. 그는 몇달째 국내에서 날강도질을 하다가  수사에 배기지 못해 밤중에 로씨야 국경 철조망을 넘어 원시림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그런데 부근 한 농가에 뛰여들어 빵을 훔쳐먹다가 들켜 경찰들과 마을 마우재들한테 추격당했던 것이다.
오정룡은 도리머리를 홰홰 저었다.
(중국을 벗어나면 자유세상인가 했더니. 에잇, 참. 로씨야 마우재경찰들이 못 살게 굴어? 그놈들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도 추격해올 수 있단 말인가?)
씨원한 가을바람이 칠칠흑야 공포의 어둠을 밀어내고 동녘하늘에 희붐한 아침 노을을 몰아왔다.
날강도 오정룡은 허겁지겁 원시림을 벗어나 비틀거리며 개울가에 이르렀다. 졸졸졸 흐르는 맑은 개울물을 보자 털썩 들어앉아 넋을 잃고 두 손으로 개울물을 퍼 게걸스레 마셨다. 그는 뒤를 힐끔 둘러보고 개울물에 대충 세수까지 하고 나니 좀 제  정신이 들었다. 그러나 인차 어깨의 상처 통증과 곤기에 기아까쳐 덮쳐들어 괴롭혔다.
후-
오정룡은 개울가 버드나무 숲에 마주 서서 괴춤을 까고 소변을 쏴 내쏘았다. 그는 손바닥으로 오줌을 받아 어깨 상처에  발랐다. 소변으로  상처를 소염시키려는 것이였다.
개똥도 약에 쓰자면 없다고 오줌도 별로 나오지 않았다.
그는 괴춤을 춰 입고 풀숲에 털썩 드러누웠다.
희붐히 밝아오는 동녘하늘이 공포로 엄습해왔다. 희읍스럼한 해빛이 이새끼처럼 스물스물 기여와 피 랑자한 어깨와 흙때 더덕더덕 묻은 바지가랭이를 들추며 비추기 시작하였다.
날강도는 해빛이 너무 두렵고 싫었다. 날강도와 도둑놈들은 항상 쥐새끼처럼 어둠침침한 밤이 좋았다.
날강도 오정룡, 그는 어려서부터 공부는 빼돌이오, 싸움질과 강탈에 악돌이여서 다 커서도 직업마저 찾기 힘들었다. 그는 일하기는 싫어하고 공 건 얻어먹기 좋아해서 날따라 건달로 썩어갔다.
공상국에서 한자리 하는 형 오청룡이 그에게 그 좋은 공상국 공직자리를 하나 알선해주었다. 하건만 그는 사무실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기 싫어 맨날 술이나 처마시고 싸움이나 하며 녀성들을 겁탈했다. 그래서 경찰들한테 붙잡혀 파출소에 제집 나들듯했다. 그러나 번마다 형 오국장이 나서서 인맥을 통해 돈을 찔러주고 류치소와 로동개조소, 감옥에서 끌어내오군 했다.
그는 수풀 속에 들누워 풀냄새를 맡으면서 눈을 스르르 감았다. 눈앞에는 자기가 저지른 죄악으로 사무치는 장면들이 피뜩피뜩 떠올랐다…
 
어느날, 망아산 소나무 숲속 방공굴 부근에서 웬 사내와 처녀가 싱갱이질 하는 소리가 들렸다. 정룡은 강도친구 둘에 동생 오군룡까지 데리고 어슬렁어슬렁 수풀을 헤치면서 다가가 살펴보았다.
아니, 저게 뭔가?
번대머리사내가 한창 새파란 처녀를 껴안고 키스하지 않겠는가.
건데 번대머리 사내 눈에 퍽 익어보였다. 찬찬히 보니 형 오청룡의 친구 정호가 아니겠는가.
(저게 뭐야?! 무용가 영희 아닌가.)
정호는 영희를 껴안고 치마, 와이샤쯔를 아득바득 벗겼다. 영희는 두 손으로 번대머리를 올리떠밀고 발버둥질치며 발악했다.
날강도는 그 장면을 보고 심장이 마구 바깥으로 튀여나올 것만 같았다.
쿵쿵, 쿵더쿵.
심장이 널뛰기를 하였다.
정룡이 손을 홱 휘저으며 휘파람을 불었다. 날강도 서넛은 복면하고 일제히 정호한테 달려들었다.
정호는 벌떡 일어나 적수공권으로 날강도들과 박투하였다. 정호는 날강도 셋이나 되는 걸 보자 냅따뛰였다. 그는 닫다가 소나무를 안고 홱 돌며 쫓아오는 강도를 발길로 차넘겼다.
저쪽에서 날강도가 영희를 겁탈하려고 덮쳐들었다. 바레리나인 영희가 발길을 날려 날강도 사타구니를 걷어찼다.
“억!”
강도는 사타구니를 붙안고 허리를 굽혔다. 영희는 발길을 날려 대가리를 걷어찼다. 날강도가 비틀거렸다. 그 새 처녀는 옷을 와락 끌어안고 수림 속으로 냅따뛰였다.
정룡이 영희를 쫓아 갈 때였다. 난데 없는 성호와 문걸이 패거리들이 강도들을 막아나섰다. 성호 날래게 허공 어깨 넘어 날아넘어가며 뒷발질했다.
정룡은 대가리를 채워 비틀거렸다. 그는 피뜩 성호를 보자 얼굴을 싸쥐고 부랴부랴 수풀 속으로 도망쳤다.
(복면하길 다행이야. 번대머린 정호가 아닌가. 정호는 형의 친구야. 그때 복면했기에 정호한테 내 신분이 발각되잖은게 다행이야. 허나 그때 영희 허벅다리 하나 만져보지 못한게 한이야. 재수없이 붙잡힐 번도 했잖아.)
그는 몇십년이 지나도 경찰이 자기를 찾지도 않자 망아산 날강도 행각은 꼬리를 감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뭐야?)
 몇십년 후에 성호가 그때 기억을 살려 최혜영 국장한테 자기를 망아산 날강도로 의심해 지목할줄은 꿈에도 생각지도 못했다.
정룡은 수풀 속에 누워 영희 라체를 회상하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상가집 개처럼 로씨야까지 쫓겨다니면서도 성욕만은 용암처럼 부글거렸다.
(정호, 그 놈 참 미녀 복은 있어. 어쩜 번마다 가무단 미녀들이냐? 전번엔 무용가, 이번엔 가수? 하영은 요즘 무대에서도 자주 보는 유명가수 아닌가? 그것도 20대 중반 가무단 부단장 아닌가!)
날강도는 미녀복이 많은 정호가 부러웠다.
(정호, 그놈 색마 또 망아산 방공굴 옆에서 하영을 데리고 놀고 자빠졌지. 그 놈이 어찌 자기 차에다 위치추적기와 도청기를 가만히 장치해놓은 걸 알겠어?)
날강도 오정룡은 이 시각 수풀에 들누워 허구픈 웃음을 지으며 더러운 추억에 잠겼다.
그는 정호가 보마차에 뒀던 금은보화와 현금 50만원이나 찾아간 후 너무나 허전해 이를 옥물었다.
(개새끼, 그것도 모자라 내보구 나머지 차값 30만원을 가져오라고 위협해? 한무리 친구들을 끌고 와서 시퍼런 비수까지 들이대? 개새끼, 어디 살아남는가 봐라.)
그후 날강도는 음흉하게 정호한테 복수할 기회만 노렸다.
(그날 위치추적기 신호를 따라 내 차를 몰고 망아산 수풀 속까지 따라간 걸 정호는 몰랐댔지.)
정호 보마차에 장치한 도청기에서 정호와 하영이 주고받는 말소리가 똑똑히 들렸다. 날강도는 음흉한 표정을 지으면서 귀에 꽂은 耳机를 바로잡았다.

"최국장님, 퍽 보고팠는데요. 변강쇠 그게 젤 좋아요."
"ㅎㅎ. 그래, 너도 이젠 남자 맛을 들였구나."
" 미국 로스안젤레스 호텔에서 놀던게 젤 잊어 안져요."
"그래?"
"네. 나영 언니랑 우리 셋이 한 침대에서 딩굴던 로맨틱한 섹스, 깔깔깔. 젤 자극적이였죠."
"그래. 오늘도 노래 불러볼래."
"수풀 속에서 섹스하면서 하늘에 붕 떠 올라갈 생각하니 기분 참 좋아요."
"얘ㅡ 벌써 흥분하지 말고 차나 잘 몰아."
"알았어요. 최국장님, 저를 가무단 부단장으로 제발시켜줘 진짜 고맙습니다. 그 은공을 뭐로 다 갚을가요?"
"잘해."
"알았어요. 이 한 몸 다 바쳐  은인님을 잘 모셔드리겠습니다."
"내 늙어서 쓸데 없을 때 배신이나 하지 말라."
"그럴 리야 있겠어요? 당신은 평생 내 랑군님이죠. 호호호."
"그래? 허허허. 세월이 좋다. 내 딸 같은 하영이 내 애인이라. ㅋㅋㅋ."
 
뒤이어 하영의 간간한 노래소리 들렸다.

        사랑을 팔고 사는 꽃바람 속에...

    날강도는 뒤따라가보고 깜짝 놀랐다. 정호는 .하영과 시퍼런 대낮에 방공굴 옆 수풀 속에서  그걸 치르는 판이였다.
산새들이 지저귀는 수림
두 전극이 맞부딪쳐 불티가 탁탁 튕겼다.
날강도는 하마트면 고함칠번 했다.
(개놈새끼 담대하구나. 어디 죽어봐라!)
정호와 하영이 맥주잔을 부딪치며 희희닥닥거릴 때였지. 날강도는 이를 악물고 쇠파이프를 들고 어슬렁어슬렁 정호 뒤로 다가갔다.
“얏!’
날강도는 정호의 정수리를 쇠파이프로 땅 내리쳤다.
단매에 정호는 비명지르며 푹 꺼꾸러졌다. 마시던 맥주 쿨쿨 쏟아졌다.
“썩어졋!”
재차 대가리를 내리쳤다.
번대머리는 피못이 돼 까딱하지도 못했다.
하영은 비명을 지르며 와이샤츠를 부랴부랴 주어 입었다.
“살려주세요!”
하영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싹싹 마주비볐다.
“제발 살려주세요!”
날강도는 정욕을 채우고나서 쇠파이를 휘둘러 잔혹하게 하영의 머리를 연신 내리깠다.
“네년을 살려둘 순 없어! 훙!”

(오우, 그년놈들 목숨이 질기긴 질겨. 쇠파이프로 대갈통을 묵사발을 만들어줬는데도 어떻게 둘 다 되살아났어? 끝내 후환을 남겼지. 뭐야?)
날강도는 로씨야 땅에 누워서 추억에 흥분돼 온 몸을 부르르 전률했다.
(오- 그땐 정말 행복했지. 내게 깔린 녀자들 몇이던가!)
순간 날강도는 눈을 지그시 감고 손가락을 꼽으면서 강간한 녀성들을 세여보았다.
(기수부지지.)
한참 날강도 미몽을 꾸고나니 배 촐촐해났다.
오정룡은 수풀을 털고 부시시 일어났다.
그는 로씨야 땅에 금방 들어오다나니 르불 한푼 없었다. 그간 국내에서 강도행각을 벌려 번 돈은 갈비뼈 골절을 치료하는데 다 쓰고 한푼도 남지 않았다. 그것도 PCR검사를 맞힌 건강마가 없어 큰 병원에는 감히 가지 못하고 자그마한 개인 병원에 돌아다니며 숨어 치료하다나니 돈도 더 많이 팔았던 것이다.
(재수없어. 어쩜 성호, 그놈 굴뱀을 다 만났어. 원쑤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에잇, 참.)
날강도는 전번에 성호를 만나 갈비뼈를 상하던 일만 생각해도 잔등에 소름이 쪽 끼쳤다.
날강도는 시내물가에 가서 재차 세수하였다.
푸덕덕.
이게 뭔가?
글쎄 멀건 시내물에 팔뚝만큼한 잉어들이 지느러미를 흐느적거리며 헤여다니고 있지 않겠는가. 
(살았다.)
사실 해변가에 사는 로씨야 사람들은 대부분 바다 물고기만 먹지 내물 물고기는 맛이 없다고 먹지 않았다. 
그래 그런지 시내물에는 잉어 외에도 뱀장어 같은 미꾸라지들이 무리를 지어 헤여다녔다.
오정룡은 바지가랭이를 걷우고 조심조심 내물에 발을 들여놓았다. 잉어와 미꾸라지들은 겁내기는커녕 헤여와 주둥이로 종아리를 툭툭 건드렸다. 그리하여 오정룡은 순식간에 팔뚝만한 잉어를 잡았다. 
날강도는 배고파 시내물에 선채 펄떡이는 생 잉어를 물어뜯어 게걸스레 먹었다.
그는 허기찬 배를 달래고나서 잉어 몇마리를 더 잡아 내물가에 훌훌 올리던졌다.
이윽고 그는 내물에서 나와 잉어를 주어 풀숲에 치워놓았다.
그는 련 며칠 쌀 한알 먹지도 못해 밥 생각이 났다. 하여 수림을 스적스적 걸어나가면서 사위를 흘끔흘끔 살폈다.
내물을 따라 한참 내려가니 외로운 자그마한 집 한채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런데 이상하게 꿀뚝에서 연기가 피여오르지 않았다.
(빈 집인가?)
날강도는 본능적으로 허리춤에서 시퍼런 비수를 쑥 뽑아들었다. 그는 실눈을 하고 칼날을 들어 해빛에 비춰보며 손끝으로 칼날을 썩썩 만져보았다. 칼날이 선뜩선뜩했다.
그는 허리를 구부정하고 서양식으로 지붕이 뾰족한 시골집으로 슬금슬금 다가갔다. 집 울 안을 기웃거리며 들여다보니 쥐 죽은듯이 고요했다.
그는 도적고양이처럼 발끝걸음으로 벽에 딱 붙어 다가갔다. 창문으로 귀를 기울여보았다. 집 안에선 아무런 자취도 없었다.
그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하며 담대하게 창문으로 집 안을 들여보았다.
텅텅 빈 집 같았다.
날강도는 처음 국외에서 강도질하기에 각별히 조심했다.
그는 숨을 몰아쉬며 집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동정을 더 살피다가 문을 살며시 열고 집 안으로 쥐새끼처럼 스리살짝 기여들어갔다.
아마 집 주인은 일찌기 밭에 가을걷이를 나갔는지 아무도 없었다.
날강도는 때를 만났다고 서양식 부뚜막에 다가가 가마뚜껑을 열었다. 신짝 같은 찐 빵이 몇개 있었다.
“이게 웬 떡이냐?”
날강도는 비수를 부뚜막에 내려놓고 빵을 쥐여 게걸스레 주둥이에 넣고 우물우물  씹어 꿀떡 삼켰다.
쿨룩쿨룩.
너무 급히 빵을 씹어 삼켜서 마른 목 안에 떡 걸렸다.
겨우 숨을 조절하고나서 한 입, 두 입 뜯어먹으면서 빵을 몽땅 주어 옷섶에 담아  싸들었다. 된불에 구운지 오랬지만 먹을만 했다.
그는 냉장고 문을 활 열어제끼고 먹을게 없는가 와락와락 들췄다. 냉장고에는 먹다 남은 양고기 냄새가 확 풍겼다.
더 가릴 새 없었다. 양고기 덩이도 있는대로 싹 쓸어 옷섶에 담았다.
그가 돌아서려는 때다.
“앗!”
등뒤에서 녀성의 비명소리 들렸다.
정룡은 몸을 홱 돌리며 반사적으로 부뚜막에서 시퍼런 비수를 주어들었다. 뚱보 중년녀성이 손으로 쫙 벌린 입을 가리며 못 박힌듯 서 있지 않겠는가.
절구통 같은 뚱뚱보녀성은  겁에 질려 바들바들 떨며 문밖으로 뒷걸음질쳤다.
날강도는 비수를 든 손으로 손사래를 치며 집 안을 가리켰다. 그러나 뚱뚱보녀성은 도리머리질하면서 뒤걸음질을 멈추지 않았다.
날강도는 오랜만에 녀자를 보자 갑자기 성욕이 온 몸에 부글부글 끓어번졌다. 그는 비수를 들고 뚱보녀성을 뒤쫓아나갔다.
뚱보녀성은 기겁해 죽는 소리를 지르며 펑퍼짐한 엉덩이를 비우뚱거리면서 디뚱디뚱 달음박질쳤다.
“서랏!’
날강도는 쫓아나가 안걸을 턱 걸었다.
“앗!”
똥보녀성은 아우성치며 땅바닥에 쿵 쓰러졌다.
날강도는 뚱보녀성을 깔고 넘어갔다. 뚱보녀성은 소다리 같은 다리를 버둑거리면서 반항했다.   
"쓰빠씨바(감사해.)”
"뭐? 死吧!씹할?! "
로어를 모르는 날강도는 제나름대로 해석했다.
뭐야?
“하라쇼(좋아)!”
“에따 하라쇼(이게 좋아)!”
“응, 하라쇼!”
뜻밖에 로씨야 금발뚱보는 연신 뒤쪽을 가리키면서 웃고 떠들어댔다.
날강도는 뒤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몰랐다.  
“다와이(햇)!”
갑자기 등뒤에서 사내 걸걸한 목소리 들렸다.
       날강도는 뒤를 흘끔 뒤돌아보았다.
        (에크!)
     언제 왔는지. 뒤에 웬 억대우 같은 금발사내가 떡 벋티고 서 있지 않겠는가!
     누런 구렛나룻사내가 반달형낫을 든 채 파란 퉁사발눈으로 바라보지 않겠는가. 이상하게도 누런 구레나룻마우재는 장승처럼 떡 버티고 서서 구경하면서 헤벌쭉거리기만 하지 않겠는가. 근본 성내는 기색이 보이지도 않았다.
날강도는 벌떡 일어나 땅바닥에 놓았던 비수를 주어들었다.
억대우 같은 마우재는 구레나룻을 슬슬 매만지면서 헤벌쭉 웃으며  제 뚱보마누라 가리키며 계속하라고 손시늉했다.
“다와이!”
날강도는 질겁해 비수를 든 채 울 안에서 쥐새끼처럼 빠져나갔다.
“다와이!”
날강도가 울안을 벗어나며 힐끔 뒤돌아보았다.
뚱뚱보가 벌벌 기여 일어났다. 그녀는 둥기배를 붙안고 날강도를 보고 연신 지껄여댔다.
"다스비따냐(再见)!"
뚱뚱보년 부부는 감사해 했다.
그러나 무지막지한 날강도는 어떻게 들었는지 아는가?
"뭐?‘ 打死B, 打你呀’?"
구레나룻사내는 날강도가 질겁해 도망치는 걸 보고 자기 마누라를 가리키며 루추한 손시늉을 계속했다.
(저 놈, 저게. 별난 바보 다 보겠다.)
아무리 녀자에 미친 날강도라도 언감 그 놈 울안에 되돌아가겠는가.
날강도는 선불 맞은 노루처럼 꼬리빳빳해 수림 속으로 도망쳤다.
(아차, 빵을 두고 왔구나. 참, 아까운데.)
아쉬움이 날강도 꽁무니를 뒤따라가면서 장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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