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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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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47)
2020년 02월 26일 11시 34분  조회:1451  추천:3  작성자: 김장혁



                    77. 색마의 말로
어둠컴컴한 밤중에 굉팔은 오청룡를 모시고 예전의 스케줄대로 노래방에서 나오자 택시를 잡아타고 순희네 달빛안마방으로 달려갔다.
아가씨들은 굉팔과 오청룡의 량팔을 붙안고 층계를 올라가면서 아양을 떨었다.
굉팔과 오청룡은 사흘이 멀다하게 달빛안마방에 드다드는 단골손님이였다. 그들은 순희와 아가씨들 앞에서 항상 틀을 차리면서 어깨 으쓱해 거들먹거렸다.
아가씨들은 그들의 신까지 벗겨주고 단칸방으로 안내해들어갔다.
곤드레만드레 만취한 두 색마는 침대에 힌들 들어누웠다. 드디여 아가씨들의 아양을 떠는 호들갑소리가 부드럽게 귀청을 매만졌다.
“어디가 불편해요? 여기, 여기?”
“어, 씨원하다, 씨원해.”
순희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 녀석들이 무슨 돈이 있어 하루 건너 찾아와? 썩긴 푹 썩었구나.”
양고기뀀집을 해서 숯값도 벌기 어렵게 되자 순희는 마음씨 착한 성호한테서 돈을 꿔다가 안마방을 차렸다.
돈을 꾸러 갔을 때다. 순희는 시아버지 정미소를 차릴 때 성호한테서 꾼 돈도 갚지 못해 미안해 두 손을 싹싹 비볐다.
“순희야, 우린 어려서부터 한 고향에서 자란 죽마고우야. 내 아무리 빚군이라도 그렇지. 어찌 살해된 시아버지 꾼 돈까지 받겠니?”
성호의 말에 순희는 입을 막고 웃으면서 “감사하다. 하긴 우린 고향 짜개바지친구지…” 하고 말끝을 흐리웠다.
그녀는 성호한테 빚을 지고 사는 것도 부담스럽고 자존심에 허락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별수 없었다.
양고기뀀점이 잘 되지 않자 철주는 성호한테서 8천원을 꿔서 한국 보스 박기철한테 출국수속비로 주고 한국에 밀입국하려고 했다.
철주는 대련에서 어선을 타고 한국 해역에까지 들어가 어떤 섬에 오르게 됐다. 그런데 재수없이 섬에서 한국인들한테 나포돼 심문받게 되였다.
철주는 석달 동안 섬에 갇혀 있다가 강제출국당해 빈털털이로 집으로 돌아왔다.
고집이 센 철주는 자존심과 체면을 잃고 또 성호를 찾아갔다.
“내 미국에 가서 돈을 벌어 네 빚을 꼭 물게. 돈 만원만 더 뀌워달라.”
성호는 말렸다.
“철주야, 그만둬라.”
“야, 밑지구 나앉겠니?”
“뭐나 봉창손에 망한다는 말이 있잖니? 미국에 가면 어디 식은 죽 먹기로 번다더니? 덕대 우에 돈을 내릴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
“야, 날 좀 살려달라. 안마방을 믿고 어떻게 쌍둥이딸애들 대학공부 뒤시중하겠니? 또 언제 네 빚을 갚겠니? 금심 말고 만원만 더 뀌워달라.”
성호는 철주와 순희를 다단계판매에 끌어들여 피해를 보게 한 일이 항상 마음에 걸려 사촌처남한테서 만원을 꿔서 주었다.
순희 말에 의하면, 철주는 향항에 가서 상선을 타고 브라질에 간 후 멕시코에  잠입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까지 갔다고 한다.
변경의 자그마한 진에는 미국에 밀입국하려는 지구촌의 황인종, 흑인종들이 바글거렸다. 그런데 무인지경인데도 미국 경찰들이 자주 출몰해 도보로 변경선을 넘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보다도 더 힘들었다.
(아이구, 이렇게 힘들줄 알았더라면 오지도 않았을 걸.)
철주는 눈 앞이 캄캄했다. 양키들과 말도 통하지 않는데다가 딸라도 거덜이 났다.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때 멕시코 부로크는 대담하게 37명 이민자를 봉고차에 실어 미국 해관을 순조롭게 통과시켰다. 사실, 검은 돈을 받은 미국 해관일군들이 짐차로 취급해 무사통과시켰던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 봉변이 생겼다.
땡볕이 쨍쨍 내리쪼이는 무더위에 봉고차에 갇혀 미국 경내로 질주하던 이민자들이 질식해 쓰러졌다. 봉고차 안의 온도는 섭씨 39도나 되였다. 그러나 미국 변경 순경들한테 발각될가봐 차를 세우고 물 한모금도 마시지 못했다. 결국 봉고차는 미국 순경들한테 발각됐다. 운전수는 봉고차를 버리고 허허벌판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봉고차 안의 12명 이민자는 질식해 사망했다. 나머지 질식해 까무러친  이민자들은 병원에 호송돼 구급받는 신세로 됐다.
실패한 멕시코 부로크는 노발대발하면서 운전수를 붙잡기만 하면 죽여버리겠다고 야단쳤다.
멕시코 부로크는 밀입국 돈을 벌려고 또 우둔한 수를 썼다.
그는 졸개들을 시켜 괭이와 삽을 한 아름 얻어다 이민자들한테 나눠주게 했다. 졸개들이 뭐라고 손삿대질했지만 철주랑 아세아계 이민자들은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다행히 철주네 무리 속에 영어를 좀 알아듣는 안경쟁이가 있었다.
“변경선 밑으로 동굴을 파라고 하네.”
모두들 입을 딱 벌렸다.
그 자그마한 시내로부터 변경선까지는 300메터도 더 되지 않는가.
“언제 동굴을 파고 건너간단 말인가?”
사람들이 소란스럽게 굴자 부로커는 퉁방울 깜장눈을 부라렸다.
“안 가겠으면 말라구.”
울며 겨자먹기로 철주를 비롯한 밀입군자들은 그날부터 한 아빠트 울안으로부터 동굴을 파기 시작했다.
수십명이 석달 남짓이 밤낮 륜번으로 동굴을 파서  끝내 미국 땅 밑에까지 뚫고 들어갔다.
철주 등 이민자들은 끝내 그 기나긴 동굴로 기여나가 미국밀입국에 성공했다.
(돈을 벌면 꼭 성호의 빚을 갚아줘야지.)
그러나 얼마 지나가지 않아 철주는 이상하게도 인차 마음이 변했다. 아니, 그는 슬그머니 성호가 가증스러웠다.
(개자식, 순희가 첫사랑이라고? 흥, 농민이라고 헌신짝 버리 듯했잖아. 전번엔 우릴 다단계판매에 끌어들여 쫄딱 망하게 했지. 누가 빚을 물어? 개똥이나 먹으라고 해라.)
한편 순희네 안마방에서는 희극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가씨가 나와 순희의 방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냐?”
아가씨는 두 손을 맞잡고 머리를 숙이더니 목구멍으로 기여들어가는 소리로 중얼거렸다.
“저 손님을 받지 못하겠어요.”
“왜?’
순희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들어온 손님을 내쫗겠소?”
아가씨는 뾰로통해서 앵돌아졌다.
“아무리 손님은 왕이라도 그렇지.”
“뭘 어쨌다고?”
“주인님을 바꾸라고 해요.”
“뭐라고?”
순희는 저으기 기분 상했다.
“허, 별 싱거운 놈들 다 보겠어. 주인을 바꿔?”
아가씨는 주인의 눈치를 흘끔 쳐다보면서 내친 김에 말해버렸다.
“안마방에서 사내들 돈을 벌겠으면 주인도 싹싹한 녀성이 하면 좋다고 하던데요. 무뚝뚝한 주인을 볼 때마다 정이 뚝뚝 떨어진다고 해요.”
“알았어, 알아. 안마방을 부드러운 꽃으로 푹신푹신하게 만들라는 거겠지? 진짜 색마들이구나.”
“또 있어요. 현관에 건 몰카를 뗐으면 좋겠대요. 거부감이 난대요. 혹시 공안국에서 와도 그렇고. 자취를 남기는 게 싫다고 해요.”
순희는 허구프게 웃었다.
기실 순희는 단골손님인 굉팔과 오청룡한테 처음부터 거부감이 있거나 경계한 것은 아니였다. 그들이 곤드레만드레 취해 안마방에 온 후 드문드문 성호 허물질하는  것을 들은 다음부터 반감이 생겼던 것이다.
(성호는 법이 없어도 살 사람인데 이 나그네들 뭐야?)
그녀는 오청룡과 리굉팔이 쩍하면 아가씨들을 보고 “특수복무” 즉 색갈을 하자고 강요하는 것을 미뤄보아 좋지 않은 자들이라고 인정하게 됐다. 그때부터 몰카를 가설해 그자들의 행실을 번마다 찍어두었다. 현관의 몰카는 공개된 것이지만 안마방 안의 몰카는 아가씨들도 몰래 샨데리아에 은밀히 가설해두었던 것이다.
순희는 아가씨를 보고
“오, 래일 떼버릴테니 자주 오라고 달래라.” 하고 들여보냈다.
아가씨는 새침해서 엉덩이를 비뚤거리며 단칸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이윽고 문을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순희는 쏘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얘들아, 어서 나가봐라. 손님이 온 것 같애.”
“예~”
아가씨들이 우르르 현관으로 달려나가 문을 열어주었다.
뜻밖에도 두리모자를 쓴 경찰들이 넷이나 들이닥치지 않았겠는가.
“몽땅 벽에 붙어섯!”
아가씨들은 질겁해 비명을 지르며 벽에 붙어섰다.
경찰들은 방마다 샅샅이 수색했다.
담요를 두른 굉팔이 머리를 풀어헤친 속옷바람의 아가씨와 함께 잡혀나왔다.
저쪽 안방에서 실 한오리 걸치지 못한 오청룡이 황급히 팬티를 주어 입었다. 아가씨는 베개로 가슴을 가리고 치마를 주어 입었다.
그는 현관에 나오자 헛소리를 쳐댔다.
“이보, 경찰아저씨, 좀 거래하기오. 놔주오. 만원 주면 안되오.”
경찰은 그를 콱 떠밀었다.
“닥쳣!”
“이 놈이 법을 우습게 아는구나. 이게 어디 서시장인가 해? 누구와 흥정하는 거냐?!”
그러나 오청룡은 굉팔을 보고 황급히 고함쳤다.
“리경리, 뭘 하오? 돈을 주오.”
“예, 예.”
정신이 펄쩍 든 굉팔은 경찰을 현관 한쪽으로 데리고 가서 두툼한 지페 한묶음을 옆구리에 찔러주었다.
“닥쳣!”
경찰은 돈을 탁 쳐버렸다. 돈이 온 안마방에 흩날려떨어졌다.
“더러운 색마놈새끼! 우리 경찰을 뭘로 보는 거야?!”
경찰은 오청룡과 리굉팔을 붙잡아 주인방으로 들어갔다.
굉팔은 순희를 보고 애원했다.
“주인, 좀 구해주오. 방패질 제대로 못하면 누가 다시 오겠소?”
순희는 천정을 쳐다보며 배를 붙안고 웃음보를 터뜨렸다.
“아니, 손님, 우리 안마방은 마사지만 하는데요. 무슨 죄라도 지었는가요?”
굉팔은 우멍눈을 희번뜩거리며 순희를 쏘아보았다.
“미꾸라지처럼 잘도 빠져나가는구만. 저 오시장을 모르고 어디 사는가 보자.”
“허튼 소리 작작 쳣! 이 색마놈들.”
경찰은 순희와 아가씨들을 내보낸 후 굉팔과 오청룡의 신분을 확인했다. 그러나 굉팔과 오청룡은 표창한 일이 드러나면 큰 일 날 것을 알고 신분을 속였다.
“가자, 파출소에 가야 제대로 말하겠어?”
“아, 아니, 제대로 말하겠습니다. 제발 벌금이나 시키고 우릴 놔주십시오. 헤헤헤.”
“주둥이를 다물엇! 우릴 어떻게 보고 허튼소릴 쳐?”
“너희들, 리굉팔과 오청룡 맞지?”
“예, 맞습니다.”
오청룡은 살았다고 대답해버렸다.
“시장은 무슨 시장이야, 사기군 같은 놈들.”
굉팔은 머리를 조아리며 두 손을 싹싹 비볐다.
“시장이라면 놔주겠는가 했더니… 저, 술에 취해 한번 실수했는데. 예?”
그는 또 지페 한묶음을 꺼내 흔들어보였다.
“허튼 수작 작작 피워! 걸엇!”
경찰들은 쇠고랑이를 두 놈한테 채우고 순희화 아가씨들과 함께 끌고 파출소로 갔다. 경찰차의 경적이 새벽하늘을 무섭게 울리면서 멀어져갔다.
순희는 심문받고 벌금을 내고 놓여나왔다. 그러나 아가씨 둘은 장기적인 매음죄로 녀자수용소에 치안구류되였다.
이튿날 오청룡부터 심문실에 나갔다.
오청룡이 머리를 들어 맞은편에 앉은 녀수사과장을 쳐다보고 깜짝 놀랐다.
최혜영이 아니겠는가.
그녀의 옆에는 건장한 두 수사대원이 컴퓨터를 켜놓고 대기하고 있었다.
최혜영 과장은 카리스마 넘치는 눈길로 오청룡을 한참 쏘아보았다. 그 칼날처럼 예리한 눈길에 오청룡은 저으기 불안해 머리를 툭 떨어뜨리며 쪽걸상에 털썩 물앉았다.
“오청룡, 무슨 죄를 졌는지 아는가?”
최혜영 과장이 질문하는 챙챙한 목소리가 심문실에서 울렸다.
오청룡은 초췌한 낯을 들지도 못하고 우물거렸다.
“창피합니다. 간밤에 오입, 아니, 거 표창했습니다. 제발 오래동안 공적을 봐서  경하게 처리해줍시오.’
꽝!
“허튼 소리 치지 말엇!”
혜영 과장은 사무상을 치며 고함쳤다.
“오청룡! 권력을 람용해 재물을 얼마나 챙겼는가! 해마다 웅진광고회사에서 7만원씩이나 받아먹었고 한 제약공장에서 아빠트까지 한채 가졌다. 또 해마다  리굉팔과 단짝이 돼 공금으로 술을 마시고 노래방과 안마방에 돌아다니면서 기생놀이를 했다. 이 죄상만 해도 15년 이상 징역형, 혹은 무기징역을 받기엔 충분해!”
오청룡은 능청스레 궤변을 부렸다.
“아니, 이건 무함입니다. 웅진광고회사에서 한해 광고수입을 통털어도 그만큼  안되는데 뭘 그렇게 많이 떼먹었단 말입니까? 굉팔과 경옥이 짜고들어 탐오해먹고 내한테 덮어씌우는 겁니다. 전번에도 장식비를 꿔 쓴 걸…”
 “닥쳣!”
혜영 과장은 코웃음쳤다.
“증거를 내놔야 탄백하겠는가?”
“생사람을 잡지 마십시오.”
“굉팔을 지시해 인터넷광고회사를 사사로이 차리지 않았는가?”
“인터넷광고회사?”
오청룡은 네모난 낯에 식은 땀을 줄줄 흘리면서도 극구 자기 성적을 꺼내들며 궤변을 부리려고 들었다.
“창발성적인 창업도 죕니까?”
최혜영 과장은 책상을 꽝 쳤다.
“인터넷광고회사를 차려서 번 돈을 어쨌는가?!”
오청룡은 억울한듯이 울상을 지었다.
“난 광고회사를 령도해 경제수입을 창조한 공신입니다. 너무 합니다. 난 아무런 죄도 없습니다. 없어~ 어허허헉, 헉헉.”
최과장이 눈짓하자 수사일군이 미형록음기를 틀어놓았다.
심문실에는 오청룡과 리굉팔의 다음과 같은 대화가 흘러나왔다.
 
오청룡: 리경리, 들어보라구. 이전에도 집을 장식하려고 5만원 가졌다가 쓰지도 못하고 나만 7만원이나 얻어먹었다고 처분받게 만들지 않았는가? 7만원에서 자네가 2만원을 슬쩍 떼먹고 나한테 다 들씌워놓잖았어?!
리굉팔: 아니, 후에 7만원을 되주지 않았습니까?
오청룡: 고까짓 걸. 야, 범수를 총경리를 시켜도 당신보다 더 줄 거야.
리굉팔: 오청룡, 해마다 7만원씩 가져다줬는데도 모자랍니까? 오국장을  접대하는데 한해에 5, 6만원씩 들어갔습니다. 번마다 해연이나 경옥의 손에서 돈을 내올 때면 얼마나 눈치보이는지 압네까?
오청룡: 자넨 향수하지 않았어? 내 혼자 6만원을 썼는가? 괜히 또 날 잡겠소. 굉팔이, 광고임무를 얼마나 낮춰줬는가? 한해에 30만원이나 낮춰줬으면 고만한 대가도 아까운가? 범수로부터 승호, 성호, 해연까지 몽땅 한몽둥이에 쫓아냈는데. 진짜 배은망덕하는 놈이군.
리굉팔: …
오청룡: 경옥마저 한편으로 만들지 못하다니? 다 자네 탓이야. 혼자 배때 터지게 챙겨넣지 말고 출납원한테도 먹다 나머지 뼈다귀라도 뿌려주란 말이요. 개도 아가리에 뼈다귀라도 물려줘야 물지 않네.
전번엔 한국으로 도망간 선희한테 다 밀었지만 시름놓지 말게나. 언젠가 선희가 나포돼 압송돼오면 자네가 해먹은 게 백일하에 드러날 게 아닌가? 또 여기저기 광고비를 받지 못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자기 염낭에 챙겨넣은 걸 수사하면 다 드러나. 날 좀 주네하곤 욕심을 적게 챙겼는가? 그래 우에 눈먼 송장이 앉아 있는가하는가? 자네 정 재미없이 놀면 승호를 데려다 총경리를 시킬 수도 있어.
리굉팔: 그래라지. 내 입이 터지면 당신도 편안하진 못할 걸! 흥!
 
그것은 선녀개장국집에서 한 오청룡과 굉팔과의 대화록음이였다.
“야~ 진짜 특무정치구만. 록음까지 다 했구만.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구나.”
오청룡은 더 변명할 말이 없어 그저 천정을 쳐다보면서 앙천대소했다. 그의  정신방어선은 단통 와그르르 무너졌다.
혜영은 책상을 꽝 쳤다.
“로실히 탄백하면 관대히 처리한다. 인터넷광고회사를 차려서 번 돈을 어쨌는가?”
머리를 툭 떨구고 한참 궁리하던 오청룡은 천천히 탄백했다.
“굉팔을 보고 해당 부문을 기만하고 인터넷광고회사를 차린 걸 세상에 알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광고수입은 받지 못해 1전도 없다고 딱 잡아떼라고 지시했습니다. 약방의 광고수입을 받지 않고 대신 아빠트를 한채씩 가졌습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최과장은 좌우의 수사일군들과 눈길을 맞추었다.
“아직도 범죄사실이 더 있어. 곰곰히 생각해보고 탄백하도록 하라.”
“예, 알았습니다. 이제 속여 뭘 하겠습니까?”
오청룡은 뜨물에 빠진 돼지 눈깔을 떼룩 희번뜩거리면서 무슨 궁리를 하였다. 뒤이어 그는 머리를 툭 떨어뜨리더니 다리를 후들후들 떨면서 끌려나갔다.
“잠간, 할 말이 있습니다.”
오청룡이 최혜영 과장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말하라!”
오청룡은 최혜영 과장을 쳐다보며 울상을 지었다.
“제가 범한 죄는 몽땅 리굉팔 때문입니다. 내 언제 돈을 가져오라고 했습니까? 그 놈이 내 입을 틀어막고 광고임무를 줄여달라고 자꾸 가져왔습니다.”
“닥쳣!’
최과장은 오청룡을 무섭게 쏘아보았다.
“집장식비용을 달라고 하지 않았는가? 임무를 몇십만씩 줄여줬는데 요까짓 걸 가져왔는가고 하지 않았는가?”
오청룡은 계속 억울함을 지껄여댔다.
“재혼할 혼처를 구해달라고 했지. 언제 아가씨를 안배하라고 했습니까? 다 굉팔이 나를 꾀려고 한 짓입니다.”
최과장을 비롯한 수사대원들은 억이 막혀 입을 딱 벌리는가하면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중에 오청룡은 굉팔을 업고 똥구덩이에 풍덩 뛰여들었다.
“지금 세월에 누가 그 쓰거운 술을 맛있어 마시겠습니까?”
최과장은 책상을 탕 치며 비렬하기 짝이 없는 오청룡을 쏘아보며 심문했다.
“리굉팔의 죄악을 적발할 것이 없는가?!”
오청룡은 최과장의 매서운 눈길을 피하면서 머리를 떨어뜨리더니 자기가 살려고 굉팔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광고임무를 줄여달라고 해서 나머지 돈 20만원을 몽땅 허경옥과 짜고들어 다 나눠 먹었습니다. 약방광고비랑 받아가지고서도 받지 못했다고 거짓말로 명세를 꾸몄습니다. 기실 그 년놈들은 장부외 장부를 만들어놓고 날 좀 주네하고 실컷 해먹었습니다. 광고주마다 돌아다니면서 일일이 조사하면 꼭 밝혀낼 수 있습니다.”
오청룡은 억지로 허구픈 웃음을 지었다.
최과장은 오청룡을 쏘아보면서 호령했다.
“여기 기록된 죄행이 사실이면 싸인하라.”
오청룡은 쪽걸상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사무상에 다가와 부들부들 떨리는 살진 손으로 더러운 이름 세글자를 비뚤비뚤 써넣었다.
오청룡은 경찰들한테 끌려나가면서도 웃기는 궁리를 했다.
(아이구, 그 맛있는 술도 마시지 못하고 이게 무슨 꼴이냐? 아하이구, 그 숱한 아가씨들을 데리고 놀지도 못하고 어떻게 감옥살이를 하겠는가? 참 기막히구나.)
최과장은 저런 엉터리없는 놈이 어떻게 국장을 했을가고 도리머리를 흔들면서 코웃음쳤다.
뒤이어 굉팔이 경찰들한테 끌려들어왔다.
최과장은 한참이나 굉팔을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굉팔은 카리스마 넘치는 그 눈길을 피해 천정을 쳐다보았다.
“리굉팔, 공금을 탐오하고 람용한 죄악을 로실히 탄백하라.”
굉팔은 우멍눈까지 희번뜩거리면서 시치미를 땄다.
“뭘 그래요?”
최과장은 책상을 꽝 쳤다.
“법이 무섭지 않은가?! 로실히 탄백하지 못할가?”
그녀는 뒤이어 바투 들이댔다.
“어째 무기징역이라도 받아야 알겠는가? 오청룡이 모든 걸 검거했어.”
굉팔은 흠칫 놀라 우멍눈을 화등잔처럼 떴다. 그러나 썰매떼기인 것 같아 요행을 바라보고  탄백하지 않았다.
“어째 증거를 딱딱 들이대야 탄백하겠는가?”
최과장은 오청룡을 심문할 때처럼 선녀음식점에서 오청룡과 리굉팔의 대화록음부터 틀어놓았다.
굉팔은 너무나도 경악해 걸상에서 허망 뒤로 번져지기까지 했다.
경찰들이 일으켜 다시 쪽걸상에 눌러앉혀놓았다.
굉팔은 정신방어선이 와그르르 무너진채 미친듯이 고함쳤다.
“야~ 오청룡! 배신자! 개새끼야! 좋은 끝장 있는가 어디 두고 보자!”
그는 오청룡이 음험하게 록음해뒀다가 제공했는가고 오해했다.
한참 후 그는 자기 죄악을 탄백했다. 기본상 수사기관에서 장악한 죄상과 일치했다.
최과장은 굉팔을 쏘아보며 계속 심문했다.
“광고비를 받아챙기고서도 받지 않았다고 광고명세장에 올린게 없는가?”
“생사람을 잡지 맙소. 오청룡의 말을 듣다간 한지에 방아를 걸겠습구마.”
“쓸데없는 소리 작작 줴치고 자기 죄를 낱낱이 탄백햇!”
굉팔은 한참 궁리하더니 “예, 약방광고를 내고 장부에 올리지 않은게 있는데요.”
“아직도 더 있어!”
굉팔은 모르쇠를 댔다.
“이제 일일이 광고주를 조사하면 몽땅 드러날 것이다.  탄백하지 않겠는가?”
굉팔은 더는 숨길 수 없어 광고비를 탐오한 죄를 탄백했다.
최과장은 날카롭게 굉팔을 쏘아보았다.
“장부외에 내부장부를 세우고 도망간 선희한테 죄를 덮어씌운 범죄사실, 광고비를 탐오한 죄를 승인하는가?”
굉팔은 또 모르쇠를 댔다.
“모릅니다. 장부는 허경옥이 만들었으니깐요. 미처 받지 못한 광고비를 받아서 몽땅 오청룡한테 주지 않았으면 술접대나 아가씨접대를 하는데 다 쓰고 없습니다.”
“허튼 소리! 우린 다 장악했어. 오청룡은 네 죄행을 다 적발했어. 오청룡을 접대했다고 장부에 올리고 제 염낭에 쑤셔넣지 않았는가? 아빠트도 한채씩 가졌지? ”
굉팔은 정신상태가 완전히 붕괴됐다.
“아~ 세상에 믿을게 하나도 없구나. 오씨를 얼마나 애비 모시듯 충성을 다해 모셨는가? 날 배신하다니? 네놈, 제 목숨에 죽지 못해!”
최과장은 점점 비수를 바투 들이댔다.
“리굉팔, 이미 지은 죄만 해도 15년 이상 징역이거나 무기징역을 면하지 못해! 자기 죄행을 낱낱이 탄백햇!”
굉팔은 땅바닥에 무릎을 풀썩 꿇었다.
“예, 예. 로실히 탄백하겠는데요. 제발 관대히 처벌해주쇼.”
최과장은 굉팔의 피를 볼 예산으로 계속 심문했다.
“오청룡은 재혼할 혼처를 소개해달라고 했는데 아가씨를 안배했다고 했소. 더 할 말이 있는가?”
굉팔은 우멍눈을 희번뜩거리면서 쇠고랑을 찬 손으로 손삿대질했다.
“개새끼, 하루 건너 아가씨를 안배해달라더니. 내한테 죄를 뜰씌워?”
“희한한 사진 보여줄게요. 내 핸드폰을 주쇼.”
경찰이 그의 핸드폰을 가져다주었다.
그가 핸드폰을 켜고 꾹꾹 누르더니 “보세요.” 하고 내밀었다.
최과장이 먼저 보고 수사대원들한테도 보였다. 진짜 희한한 비디오촬영이였다. 오청룡이 글쎄 낯빤대기에 부래지어를 들쓴 채 쩝쩝 빠는 장면, 아가씨 둘이나 끌어안고 명태를 입에 물고 쿨쿨 코를 곯는 장면이였다.
굉팔은 오청룡을 헐뜯어 만신창이 되게 만들지 못하는 것이 한이였다.
“더 희한한 것도 있어요.”
그는 오청룡이 닭곰집에서 선희와 그걸 하던 장면을 촬영한 것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최과장은 굉팔을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곰곰히 생각해보고 다음에 낱낱이 탄백하라.”
굉팔은 “예, 예.” 하고 허리를 굽실거리면서 끌녀나갔다.
최과장이 살펴보니 굉팔이 밟고 지나간 땅바닥에 시꺼먼 때묻은 발자국자리가 찍혀 있지 않겠는가. 너무 경악한 굉팔이 바지에 오줌을 다 쌌던 것이다.
성호, 승호, 경옥과 선화는 오청룡과 리굉팔을 나포하는데 한몫을 톡톡이 했다.
시당위 정법위원회 허철군 서기는 웅진광고회사 총경리 리굉팔과 해당 부문의 책임자 오청룡에게 중대한 경제문제혐의가 있다는 반영을 듣고 최혜영 과장한테 수사하라고 지시했던 것이다.
최혜영 과장은 허경옥을 웅진광고회사에 부총경리로 임명해 잠입시키는 수사방안을 내놓았다. 안수련 총경리는 굉팔을 만나 백화상점의 광고를 더는 성호한테 주지 않고 허경옥한테 맡기겠다고 속여 허경옥의 잠입을 은페했다.
경옥은 최과장과 안총경리의 구체적인 지도아래 증거수집을 구체적으로 해나갔다. 그는 리굉팔과 오청룡이 광고비를 탐오하고 유흥업소로 다니면서 공금을 람용한 죄상을 낱낱이 기록한 장부외 내부장부를 복사해두었다가 수사기관에 제때에 제공했다. 굉팔이 그녀의 입을 막으려고 준 이른바 “상금”은 몽땅 수사기관에 보내 보관시켰던 것이다.
그런줄도 모르고 굉팔과 오청룡은 허경옥의 입을 막아놓았다고 착각하고 마음대로 범행했다.
특히 최혜영 과장은 성호의 가시아버지가 제공한 최첨단 도청록음기로 오청룡과 리굉팔의 범죄단서를 아주 손쉽게 장악하였다.
최과장은 대면하기 어색한 승호와 성호도 직접 만나 오청룡과 리굉팔의 죄행을 조사했다.
그녀가 처음 광고회사 사무실에서 승호와 성호를 만났을 때였다.
승호는 뭐라고 인사하려고 손을 내밀었다가 주춤 움츠렸다.
최과장은 수사협조를 위해 주동적으로 승호와 성호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수사를 협조해줘 고마워요.”
승호는 그녀를 보고 “은영이, 그간 잘 있었소?” 하고 마주 인사했다.
그녀는 쌀쌀하게 “은영이라니요? 전 최혜영 과장인데요.” 하고 성호한테 얼굴을 돌렸다.
성호는 희죽이 웃으면서 “은영이면 은영이지. 뭐, 나쁜 이름인가?” 하고 롱담을 걸었다.
“옛날 최은영은 죽은지 오랜데요.”
20여년만에 처음 만나 한 대화였다.
삼각련애를 해온 그들 셋의 마음과 감정이 얼마나 복잡했겠는가? 서로 할 말인들 얼마나 많았겠는가?
그러나 최과장은 대범하게 인사를 마치자 승호와 성호한테서 본격적으로 증거를 수집했다.
후에 최과장은 성호한테서 비디오테프도 손에 쥐게 되였다. 그 테프는 순희가 안마방에 가설한 몰카로 오청룡과 리굉팔의 추악한 행실을 몰래 촬영한 것이였다.
“감사해요.”
갈라지기 전에 성호는 조용히 물었다.
“은영이, 신랑은 무슨 일을 하오?”
최과장은 대뜸 얼굴을 붉혔다.
“전 최혜영인데요.”
성호는 진정이 넘치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새 출발을 했겠지?”
그녀는 한참 후에야 간신이 입을 열었다.
“전 한평생 시집가지 않아요. 세상에 믿을만한 남자 몇이나 있는가요? 전 오청룡이나 굉팔 같은 부패분자들 처단하는 것으로 인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어요. 그게 바로 인생의 유일한 락인데요.”
성호는 떠나가는 최혜영, 아니, 옛날의 사랑 은영이를 목송하면서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한동안 광고비를 탐오해 흥청망청 쓰면서 유흥업소를 드나들며 아가씨들을 끌어안고 질탕하게 놀아대던 색마들은 인민법률의 호된 징벌을 면치 못하게 됐다. 오청룡은 56만원과 고급아빠트 한채(판매가격 55만원)를 받아먹었다. 리굉팔은 광고비 52만원을 탐오했고 고급아빠트 한채(판매가격 64만원)를 받아먹었으며 오청룡 등 상급간부들 접대비용이라는 명목하에 20만 4천원을 챙겼다. 그외에도 이 두 부패분자는 공금 42만원을 유흥업소에 드나드는데 람용했다.
종수는 최혜영 과장을 찾아가 부패분자 오청룡과 리굉팔이 공금을 탐오하고 람용한 죄악을 취재해 보도기사를 써서 신문에 발표했다.
사회 각계 인사들과 백성들은 신문을 보고 앓는 이를 뺀 것처럼 속이 씨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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