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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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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정탐실화소설 부르하통하강반 살인악마의 유령(2) 김장혁
2018년 09월 25일 10시 34분  조회:2298  추천:0  작성자: 김장혁








                      장편정탐실화

부르하통하강반 살인악마의 유령

                                            김장혁


살인악마는 수사일군들이 도처에서 수사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처에서 죄악의 마수를 뻗쳤다.
2001년 9월 22일 새벽 2시경, 흉수는 연길시 연남가 장안가 부근의 한 골목에서 빨간 옷을 입고 황급히 지나가는 박모 녀성을 발견했다.
(으흐흐. 오늘 네년이 죽을 차례다.)
악마는 녀성만 보면 강간하고 략탈하고 죽이고 싶은 충동이 욱 치밀었다.
(하나 죽이면 어떻고 열을 죽이면 어떤가? 기왕 살인한바하고는 백명을 죽여도 한번 죽지 백번 죽겠느냐?)
이런 독한 앙심을 먹은 살인악마는 박모 녀성을 슬금슬금 미행하기 시작하였다.
박모 녀성은 웬 검은 그림자가 따라붙은 것을 보고 발뼘발뼘 걷다가 줄달음쳤다. 얼마 가지 않아 그녀는 자그마한 골목에 꺾어들더니 낮다란 세집에 들어갔다.
그녀는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황급히 노끈으로 문걸개를 걸어매놓았다.
살인악마는 그녀의 세집을 확인한 후 골목길에 세워놓은 농용차 공구상자를 들춰 장갑을 꺼내 낀 후 망치와 손전지를 꺼내들고 그녀의 세집으로 다가갔다.
불이 환히 켜진 세집 안에서 뜻밖에도 남녀의 주고 받는 말소리가 들렸다.
“웬 놈이 내 뒤를 따라오지 않겠습니까? 머리끼 막 곤두섭디다.”
“내 있는데 겁날게 뭐요? 어서 자기요.”
“에이유, 급하기두. 혹시 그 놈이 따라와 뛰여들면 어쩝니까?”
“내 있는데 겁나 마오.”
“그래도 그렇지. 범이 자기 흉을 하면 온다고 그 놈이 정말 오겠는지 어떻게 압니까? 좀 있다 잡시다.”
이때 악마는 싯누런 이빨을 악물고 문을 슬쩍 당겨 늘어난 노끈을 비수로 끊고 문을 벌컥 열고 뛰여들어갔다.
“이 개년놈들아, 죽어봐라!”
악마는 먼저 전등불을 탁 쳐 깨버렸다. 뒤이어 망치를 휘둘러 남자 엄모의 머리를 치면서 을러멨다.
“넌 나한테 빚을 졌다!”
그 놈은 망치로 엄모의 머리를 세번이나 내리깠다. 엄모는 당장에서 머리에 피를 흘리면서 푹 쓰러졌다.
악마는 두 손으로 얼굴을 싸쥐고 바들바들 떠는 박모녀성을 보고 을러멨다.
“돈을 내놔!”
“제발 살려주오!”
박모 녀성은 벽에 걸어놓은 빨간 웃옷 호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주었다.
악마는 핸드폰을 받아쥐고 또 을러멨다.
“돈을 내놔!”
박모녀성은 할수 없이 옷장에 넣은 핸드빽을 꺼내 돈을 들췄다.
“손가방 채로 가져왓!”
박모 녀성은 떨리는 손으로 핸드빽마저 내밀었다.
“이 개놈아, 죽어봐라!”
이때 쓰러졌던 엄모가 정신을 차리고 갑자기 벌떡 일어나 발길로 망치를 차 떨구었다. 뒤이어 주먹을 휘두르며 갈범처럼 무섭게 덮쳐들었다.
“이 새끼, 썩어지지 않았어?”
살인악마는 황급히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사건 보고를 받은 연길시공안국 수사일군들은 사건현지에 와서 엄모와 박모녀성에게서 사건정황을 일일이 조사한 후 즉시 당시 주공안국 제7처에 련계해 강탈당한 박모 녀성의 핸드폰 위치를 추적해냈다.
연길시 한 호텔 안마원에서 그 핸드폰을 쓰는 양향화( 가명) 녀성을 수사해냈다.
귀신이 곡할듯이 자기를 찾아낸 수사일군들의 앞에 선 향화는 깜짝 놀랐다.
수사일군들은 향화를 형사경찰대대에 련행하여 심문하였다.
희미한 전등불빛 아래 쪽걸상에 앉은 향화는 무릎 우에 놓은 두 손을 바르르 떨었다.
심문일군은 그녀의 모든 것을 다 여겨보았다. 뒤이어 양향화의 성명과 나이, 주소 등 일반정황을 확인한 후 심문일군은 엄숙히 말했다.
“동무는 사실대로 탄백해야지. 하나라도 속이거나 거짓말을 하면 법률적인 후과를 책임져야 하오.”
양향화는 목구멍으로 기여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하면서 머리를 끄덕였다.
“핸드폰은 어데서 얻은 거요?”
향화는 머리를 떨어뜨리면서 쥐죽은 소리로 대답했다.
“네. 야시장에서 산 겁니다.”
“어떤 사람한테서 샀소?”
“한 50대한테서 샀습니다.”
“30대 초반 아니고?”
향화는 깜짝 놀랐다.
“어떻게 압니까?”
양향화는 어망간에 말실수를 한 것을 알고 혀로 입술을 날름 핥았다.
사실 양향화는 악마의 녀자친구였다. 그날 밤에 악마는 강탈한 핸드폰을 그녀한테 주었던 것이다.
“로실히 말하지 못하겠소? 30대 초반한테서 샀소? 아니면 가졌소?”
“아니, 샀어요. 50대처럼 늙어보이던데요. 30대 초반인가요?”
“그래. 가졌지?그 남자는 누구요? 지금 어데 있소? 로실히 탄백하면 죄가 경해질 수 있소.”
그러나 양모는 악마가 어떤 놈인 걸 알고도 남음이 있었다. 악마의 위협을 받은 그녀는 절대 악마를 불 수 없었다. 한마디를 부는 날에는 죽음 밖에 없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였다.
“진짜 얻어본 거예요. 전 죽어도 몰라요. 모르는 걸 자꾸 물으면 어떡해요?”
심문일군들도 용 빼는 수가 없었다. 그들은 억지로 심문해선 더 알아낼 방도가 없다는 것을 알고 긴 그물을 쳐서 큰 고기를 잡으려고 먼저 양향화를 석방해 감시하기로 했다.
수사일군들은 양향화한테서 로획한 핸드폰에서 대화한 적이 있는 수십개 전화번호를 일일이 장악하고 감청하기 시작하였다. 공안국에서는 연길시에 보이지 않는 그물을 널리 쳐놓고 악마가 뛰여들기를 기다렸다.
련속 발생한 악성 사건으로 하여 연길시와 조양천진은 또다시 공포 속에 잠기였다. 흉수가 빨간 옷을 입은 녀성을 잘 살해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녀성들은 아예 빨간 옷이고 노란 옷이고 악마한테 환히 보이는 옷을 입기도 두려워했다. 사람들은 대낮처럼 환한 가로등 아래에서도 낯선 사람을 만나면 혹시 자기 뒤를 미행하는 사람이 아닌가고 신경을 도사리지 않으면 안되였다. 녀성들은 남편이 마중오지 않으면 저녁에 퇴근하기 두려워하였으며 학생들은 부모가 데리러 가지 않으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였다.
실로 그때는 남자들도 밤에 혼자 시내를 다니기 무서울 정도로 온 도시가 공포에 떨었다…
 
                   슬기로운 수사일군들
공포의 밤은 계속 되였다. 아파트 구역마다에 공포와 살기가 독사처럼 똬리를 틀고 도사리고  있었다. 유유히 흐르는 저 검푸른 부르하통하 강물은 살인악마가 살포한 어둠 속에서 공포와 살기를 싣고 동으로 흐르고 있었다. 수사일군들이 늘여놓은 보이지 않은 그물이 유령처럼 온 조양천진과 연길시 시내를 떠돌아다니면서 갖은 악행을 저지른 살인악마를 향해 올가미처럼 죄여들고 있었다.
부르하통하강반에 자리잡은 당시 룡정시 조양천진과 연변조선족자치주인민정부 수부인 연길시에서 련속 악성 살인, 강간, 강탈, 절도 사건이 발생하자 수사기관의 고도로 되는 중시를 불러일으켰다. 수사일군들은 사회 여러 방면의 묵직한 압력과 인민군중들의 기대를 가슴과 어깨에 짊어지고 하루속히 살인악마를 나포해 인민군중들의 생명안전을 보장하려고 불철주야 수사에 나섰다. 그들은 살인악마를 나포하지 않고선 집에도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가도에까지 심입해 군중들한테서 널리 수사를 벌리면서 털끝만한 단서라도 색출해내려고 갖은 모지럼을 다 썼다.
최초에 수사일군들은 개개의 사건들을 정밀분석하였다. 그런데 사건들에 대한 수사일군들의 견해도 같지 않았다.
어떤 수사일군들은 범죄혐의자를 성변태라고 하였다.
그 리유는 명백했다. 악마는 밤중에 시내 거리에서 녀성만 보면 성충동을 강하게 받아 강간하려고 덮쳐들었다. 몇몇 사건을 보아도 그 놈은 남의 부부가 성생활을 하는 것을 창문으로 들여다보고 그들이 잠들기를 기다려 뛰여들어 살인하고 녀성을 강간하였으며 재물을 략탈해갔다. 축모 녀성 자매를 꿇어엎디게 하고 뒤로 달려들어 번갈아 강간하고 돈을 략탈해간 사건이 그 실례로 된다.
어떤 수사일군들은 살인악마가 사회에 불만이 많은 놈이며 재물을 탐내 강탈을 목적으로 살인하는 자라고 인정하였다. 여러 사건을 보면 범죄자는 무고한 사람을 마구 살해한 후 돈을 뒀을 것 같은 집 안의 옷장이나 식장 같은 곳을 들추었다.
조양천진에서 벌어진 “8.5”살인사건이 그 실례로 된다. 악마는 왕옥분을 살해하고 남편 강휘마저 살해하려다가 살인미수를 저질렀으며 딸애마저 살해하고 옷장과 이불장을 들춘 흔적이 있었다.
조양천제1중학교 운동장에서 살인악마는 무고한 황모를 살해하고 최모 녀성을 살인미수했으며 옷을 벗겨가지고 도망치는 변태적인 행동거지를 했다.
연길시 맥주공장 부근의 사건을 보아도 그렇다. 살인악마는 삽으로 세집의 무고한 리정미 녀성을 마구 찍어죽이고 그녀의 딸한테서 호출기를 빼앗아가지고 도망치지 않았던가.
룡정시공안국 여러 수사일군들의 견해는 맞아떨어졌다. 살인악마는 확실히 사회에 불만이 많은 놈으로서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해 사회에 복수하려고 들었던 것이다. 조양천진분국의 김기봉 국장은 수사일군들을 령솔해 가도와 군중 속에 심입해 사회에 불만이 많은 자, 감옥에 갔다가 온 자, 류사한 전과자들을 일일이 수사하기 시작하였다.
룡정시공안국과 연길시공안국 어떤 수사일군들의 분석은 아주 정확하였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수사일군들은 그 수많은 악성 살인사건을 살인악마 한 놈이 저지른 것이라고 분석하지 못하였고 매개 사건 혹은 몇개 사건만 한데 련계시켜 살인악마의 범행특징을 분석하였던 것이다.
수사일군들의 견해도 조금씩 달라 사건을 분석하는데 애로가 생겼고 수사망은 날이 갈수록 넓어지고 전선은 날이 갈수록 길어졌다. 그리하여 투입된 경찰력량은 많지만 사건해명 진전은 빠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살인악마는 공안국 수사일군들과 겨루어보려고나 하는 것처럼 계속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갖은 악행을 다 저질렀다.
(개놈새끼, 우리와 기싸움을 하려고 해? 어디 누가 이기는가 두고 보자.)
주공안국 부국장 겸 연길시공안국 국장 김광진은 이를 뿌드득뿌드득 갈았다.
김광진 국장은 선후하여 연길시공안국 부국장, 안도현공안국 국장, 화룡시공안국 국장을 담임한 경험이 풍부한 오랜 형사수사지도일군이였다. 그는 여러 시, 현 공안국 수사일군들을 령솔하여 수많은 악성 형사사건들을 해명하였다.
화룡시공안국 국장을 할 때 김광진은 수사일군들을 령솔하여 수많은 밀수범죄자들을 검거해 밀수차량을 압수하였다.
한번은 수사를 거쳐 한 살인범죄혐의자가 림산작업소의 깊은 수림 속에 잠복했다는 정보를 장악했다. 살인범죄혐의자는 반정탐능력이 있는데다가 무예가 출중했고 설상가상으로 항상 몸에 서슬푸른 비수를 휴대하고 다녔다. 긴급한 관두에 김광진 국장은 수사일군들을 령솔해 림산작업소에 들어가 범죄혐의자를 추격했다. 수색도중에 김광진 국장은 범죄혐의자가 한 림산작업소 통나무무지 옆에서 나무를 패는 것을 발견하였다. 숱한 수사일군들이 일시에 덮쳐들면 풀을 건드려 뱀을 놀래울가봐 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 김광진 국장은 생명안전도 고려하지 않고 과단성 있게 결단하였다.
그는 수사일군들을 둘러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명령했다.
“내 저 놈을 나포하겠소. 주위에 매복해 있소. 의외 정황이 생기면 동시에 출격하오.”
“안됩니다. 혼자 위험합니다. 우리 함께 나포합시다.”
“명령대로 하오.”
수사일군들이 주위에 매복하기를 기다려 김광진 국장은 홀로 스적스적 그 놈한테로 다가갔다. 그 놈은 낯선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대뜸 경각성을 높이면서 도끼를 으스러지게 틀어쥐였다.
김광진 국장은 낯색 하나 변치 않고 웃음띤 표정으로 다가가면서 말부터 걸었다.
“길을 잃어 그러는데. 여긴 XX림산작업소 맞소?”
“맞소.”
“감사하오.”
김광진 국장은 그 놈한테 다가가면서 “나무를 패달라오?”라고 하면서 다가들어 불시에 도끼자루를 꽉 틀어쥐더니 머리로 그 놈을 떠받았다. 그 놈이 “앗!” 하고 비명을 지르며 뒤로 휘청하는 사이에 김광진 국장은 도끼를 빼앗아 쳐들고 위협했다.
“꼼짝말앗!”
시퍼런 도끼를 쳐다보던 그 놈은 쏘아보면서 품 속에 손을 넣어 비수를 뽑아들었다.
“꼼짝말앗!”
그때 김광진은 허리춤에서 권총을 빼들었다. 수사일군들도 일시에 사처에서 덮쳐들었다.
“왜 이러오? 당신들은 누구요?”
“우린 화룡시공안국 수사일군들이다. 네놈을 살인혐의로 나포한다.”
김광진 국장은 손수 그 놈의 손에서 비수를 빼앗아내고 손목에 쇠고랑이를 철컥 채웠다.
한번은 연변 모 중학교 보이라꿀뚝 안에서 재를 퍼내던 보이라공이 죽은 녀성의 시체를 발견하고 공안국에 사건을 신고했다.
김광진 국장은 즉시 수사일군들을 거느리고 사건현지에 가서 녀성의 신원을 확인하고 사건현지를 꼼꼼히 과학수사를 진행하였다.
그는 녀성 시체 목에 금목걸이가 그대로 있는데다가 빨간 등산복 호주머니에 현금이랑 얼마간 있는 것을 보고 과단성 있게 결론을 지었다.
“이 사건은 낯선 사람이 재물을 위해 살인한 사건이 아닌 것 같소. 이 녀성을 잘 아는 놈이 살해 했을 가능성이 높소.”
수사방향은 이 녀성과 관계되는 남자들 쪽으로 결정됐다. 수사일군들은 그 녀성의 호출기와 집 전화에 걸려들어온 숱한 전화 속에서 한 남성을 중요한 혐의자로 정하고 수사하였다.
그 남자는 한 공장의40대 초반의 공장장이였다. 그는 피해녀성과 애매한 애인관계가 있었다.
수사일군들이 고수머리를 한 그 공장장을 나포해 심문한 결과 아니나 다를가 그 자가 그 녀성을 살해했던 것이다.
수사일군이 그 자한테 왜 그 녀성을 살해했는가고 심문하자 그 자는 어처구니 없는 대답을 했다.
“난 금목걸이, 돈도 수태 줬는데도 말을 듣지 않아 죽여버렸습니다.”
사실 그날 밤에 그 자는 피해녀성을 불러내 보이라꿀뚝 밑에서 간음하려고 했다. 그런데 피해녀성은 엄동설한에 춥다면서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하여 숱한 걸 얻어가지고서도 말을 듣지 않는다고 목을 조여 살해했던 것이다. 그러나 당황한 김에 그녀의 목에 걸린 금목걸이를 가지고 달아나지 못했다. 그 자는 그 금목걸이가 기민한 수사일군들에 세밀한 수사에 의해 단서로 될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다.
풍부한 사건해명경험이 있는 김광진 국장은 연길시에서 련속 일어난 악성 살인사건을 해명하려고 이번에는 아예 집에도 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주숙하면서 진두에서 수사를 지휘하였다.
보통키에 날렵하게 생긴 체격, 예지로 예리하게 빛나는 외까풀눈, 카르스마가 넘치는 눈길… 범죄자들은 김광진 국장을 보기만 해도 질겁해 벌벌 떨었다.
김광진 국장과 주공안국 형사경찰지대 기술수사대대 최만복 대대장은 반복적인 토론과 연구를 거쳐 다음과 같이 인정하였다.
      재래식으로 어느 지역에서 사건이 생기면 어느 지역에서 범죄혐의자를 수사하는데 그져서는 안된다. 말하자면 조양천진에서 숱한 사건이 생기면 조양천진에서만 범죄자를 찾아서는 안된다. 또 연길에서 사건이 생기면 연길에서만 범죄혐의자를 수사해서는 안된다.
     조양천진과 연길 서쪽지역에서 생긴 대부분 사건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단층집에서 발생하였고 강도가 녀성들의 돈 5원이나 20원, 40원도 놓치지 않고 빼앗아간 것을 보아  살인악마는 탄층집 같은 수수한 집에서 사는최하층에서 돌아다니는 신분이 아주 낮은 탐욕스러운 놈이라는 공동한 특점이 있다고 락인을 찍어놓았다.
     또 흉수가 먼저 남자를 살해하고 녀성을 강간하거나 나중에 강탈한 것과 같은 공통한 범행특점해쳤다.
     또 어느 녀자나 모두 꿇어 엎디게 한 후 뒤에 서서 강간하면서 극력 자기 민낯을 로출시키지 않으려고 한 공통한 강간특점도 로출되였다.    
      이 모든 것에 근거하여 혹시 이 사건들을 한 놈이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고 의심하였다. 그리하여 당시  룡정시 조양천진과 연길시 서부지역을 계선이 없이 연길시공안국과 룡정시공안국에서 통일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인정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흉수가 강간할 때 남긴 단서와 정액을 몽땅 국가공안부 형사수사국에 보내 흔적감정전문가들에게 진일보 흔적과 유전자 감정을 하여줄 것을 요청하였다.
      불여우 같은 살인악마는 녀성을 뒤로 강간하면서 낯을 로출시키지 않으면 단서를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착각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교활한 악마라고 해도 오판했다. 악마는 자기가 녀자들의 질속에 싸넣은 죄악적인 정액이 자기 목에 건 올가미로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북경에서 기쁜 소식이 전해져왔다.
국가공안부 형사수사국의 검증을 거쳐 조양천진과 연길시 계렬살인강간강탈사건현지에 남긴 발자욱과 지문은 한 흉수의 것이라고 밝혀졌다.
      김광진 국장과 최태복 대대장은 서로 눈길을 마주쳤다.
      “그럼 그 숱한 악성사건을 몽땅 한 놈이 저질렀단 말인가?”
       김광진 국장의 감탄에 최태복 대대장도 동을 달았다.
     “야, 여러가지 특징을 모두 갖춘 놈이 아니고 뭐요?”
     수사일군들의 눈앞에는 살인악마의 흉악한 몰골이 유령처럼 서서히 나타나더니 점차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사회에 불만을 품은 극악무도한 살인악마!
녀색에 오금을 못쓰는 강간범!
항상 녀성을 뒤로부터 달려들어 강간하는 성변태!
탐욕스러운 좀도적!
날강도!
1.68메터쯤 되는 키에 고수머리!
빨간 잠바거나 누르스럼한 잠바를 입은 놈!
여름에는 늘 모자채양이 넓고 긴 태양모를 꾹 눌러쓰고 다니는 살인악마!

 
       이 사건은 국가공안부 2000년 특대감독수사사건으로 되였다. 2001년에 길림성공안청에서는 이 사건을 10대 공개수사사건으로 결정했으며 10대 공개수사사건 가운데서도 특대공개수사사건으로 결정하고 전 성 각급 공안국 수사기관에 수사협조를 통보지시하였다.
국가공안부 형사경찰총국과 길림성공안청에서는 여러차례 전국 10대 기술수사전문가 진리명까지 연길에 파견하여 사건현지에 가서 세심한 기술수사를 하였고 구체적인 기술지도를 하게 하였다.
       연변조선족자치주 당위와 정부 그리고 연길시와 룡정시 당위와 정부에서는 이 계렬사건해명을 고도로 중사하고 어떤 대가를 내서라도 하루속히 사건을 해명하라고 지시하였다. 그들은 수사기관에서 “사람이 수요되면 사람을 파견해주며 수사비용이 수요되면 비용을 푼푼히 대주겠다.”라고 하면서 공안기관의 든든한 뒤심이 되였다.
      2001년 하반년, 연변주공안국에서는 이 계렬살인강간강탈사건의 공동한 특점에 근거하여 통일적인 사건해명총지휘부를 세우고 주공안국 국장 마효동이 총지휘를 맡았으며 주공안국 부국장이며 연길시공안국 국장 김광진, 주공안국 부국장 엽립화 등이 부총지휘를 담임하였다. 연길시분지휘부의 총지휘는 김광진 국장이 담임하였으며 부국장 김경선과 형사경찰지대 대대장 허효봉이 부총지휘를 담임하였다. 김광진 국장의 지시에 따라 연길시공안국에서는 반금순 정위가 특수정보선을 책임지고 박상남 부국장이 정보선을 책임지고 조립본 부국장이 로동교양인원과 만기석방인원선을 책임지며 허효봉 대대장이 중점지구인 연길시 공신시장 일대와 인평촌 일대를 책임지기로 하였다.
         룡정시분지휘부의 총지휘는 룡정시공안국 정룡호 국장이 담임하였으며 부국장들인 김기봉과 김택룡이 부총지휘를 담임하였다.
         주공안국과 연길시공안국, 룡정시공안국에서는 천여명이나 되는 경찰들을 투입하여 이 사건해명에 달라붙었다.
총지휘부에서는 전체 경찰들을 여섯개 대대로 나누어 사건수사를 하기로 결정하였다.
총지휘부의 지시대로 수사일군들은 사건이 많이 발생한 지역인 조양천진과 연길시 하남가, 연남가, 연서가, 연서가 공신시장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연길시 장백향 신풍촌, 임평촌, 공신촌, 민주촌 그리고 조양천진 교동촌, 광영촌, 조양촌 등지를 중점지역으로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 주단식수사를 진행하였다.
         수사일군들은 중점지역에 매복수사진을 쳐 사건발생시 당장에서 악마를 나포하기로 하였다.
         중점지역의 택시 업주와 운전수, 강뚝수리공, 강바닥모래운송업자, 낚시군, 기타 물고기잡이군 등 인원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몽땅 일일이 수사하였다. 심지어 밤중에 부르하통하에 가서 자주 물고기를 잡거나 목욕하는 사람들도 수사하였다.
수사일군들은 중점지역의 음식점, 상점, 노래방, 안마원, 다방, 나이트클럽, 술집 등 유흥업소를 중점적으로 수사하면서 그런 장소에 자주 드나드는 사람들 가운데 악마와 비슷하게 생긴 보통키에 고수머리를 한 자가 있는가고 감시하였으며 공안국 수사에 협조해 의심스러운 자가 나타나기만 하면 즉시 고발할 것을 일일이 부탁해놓았다.
흉수가 핸드폰을 여러대 강탈해간 정황에 근거하여 수사일군들은 계렬사건에 관계되는 통신정보를 전면적으로 수집하고 세밀하고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가치 있는 단서를 일일이 수집했다.
        연길시공안국의 백여명에 가까운 녀경찰들도 주동적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야밤수사와 호구조사에 나섰다.
        수사일군들은 오만여호의 주민을 조사방문하였으며 각종 정보와 단서 2만여개를 장악하였으며 각종 재료 8망여건을 심열하였다.
주내 기타 현, 시 공안국에서도 연길시와 룡정시 공안국을 협조하여 당지에 있는 조양천진의 중점인구 천여명과 기타 인원 4천여명, 인터넷지명수배범 400여명을 수사하였다. 그리하여 전 주 공안기관에서는 연길, 조양천계렬살인강간강탈사건을 해명하는 기간에만 하여도 각종 형사사건 275건을 해명하였으며 각종 형사범죄혐의자 172명을 사출하였다.
       당시 김광진 국장과 허효봉 대대장의 포치에 따라 수사일군들은 연길시 장백향 임평촌 제6촌민소조에도 수사하러 갔다. 그때  림시로 거주하고 있는 김춘일이 별로 살인악마의 초상과 비슷함을 직감한 두 남녀경찰은 그의 집에 찾아가서 조사하였었다.
       그때 깜짝 놀란 김춘일은 속으로 망똘짝이 퉁 떨어지는 감을 느꼈다.
(이 놈들이 어떻게 돼 벌써 나를 찾아냈을가? 그래 오늘 끝장 볼 마지막날이란 말인가? 진짜면 네 죽고 내 죽고 어디 해볼 판이지.)
그러나 그는 인차 살인악마의 랭정을 되찾고 점차 침착해졌다.
(아니야, 이웃집에도 들어가 조사한 걸 보면 아직 꼬리를 밟은 건 같잖아.)
“호구부와 신분증을 내놓소.”
김춘일은 일반조사를 하려고 드는 남녀경찰을 흘끔흘끔 도적질해보면서 웃방에 올라가 서랍이랑 이불장이랑 뒤번졌다.
“아, 여기 있구만.”
김춘일은 호구부를 들고 오면서 남자경찰을 흘끔 훔쳐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남자경찰은 자기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는 것이였다. 그때 경찰이 보건대 김춘일은 눈길에 카리스마나 살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눈길이 맥이 없어보였다.
그러나 김춘일은 그 눈길이 너무 날카로와 심장이 비수에 찔리는듯 질겁해났다. 그러나 억지로 태연자약한 척 하려고 애썼다.
이때 비행기가 하늘을 가르면서 솟아올랐다. 비행기 요란한 엔진소리가 귀청을 째지게 때렸다.
녀경찰이 호구부와 신분증을 번갈아보더니 김춘일한테 예리한 눈길을 돌렸다.
“흑룡강성에서 온 림시거주주민이군요. 온지 몇해 되는가요?”
“예-?! 뭐라구-?”
김춘일은 비행기 소리에 잘 듣지 못한 척 하면서 반문했다.
“흑룡강에서 온지 몇해 되는구만.”
비행기가 지나간 후에야 들은 척 하면서 능청을 떠는 김춘일.
“예-몇해 됩니다.”
김춘일은 일반조사를 하러 온 것을 보고 점점 침착성을 회복했다.
그는 묻지 않는 말에 횡설수설하면서 호구조사를 하러 온 경찰들의 주의력을 다른 데로  분산시키려고 들었다.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아니, 호구조사를 하러 왔습니다.”
녀경찰의 말에 김춘일은 안도의 숨을 후~ 내쉬였다.
“예~ 그렇군요. 그런 걸 난 또 무슨 큰 일이나 생겼는가 했지. 흥!”
두 남녀경찰이 악취가 훅훅 코를 찌르는 20평방메너나 되나마나한 집 안을 살펴보니 말이 아니였다. 옷장과 이불장, 서랍 외에 서발막대를 휘둘러도 걸칠 것이 없어보였다.
    때가 덕지덕지한 가마목 쪽 구들에 그래도 하야말쑥하게 생긴 애어린 처녀가 로파와 마주 앉아 있었다.
“저 처년 누군가요?”
“예~ 내 미혼처입니다.”
처녀가 오쫄 일어나면서 불평을 토로했다.
“미혼처라니? 사람을 웃기잖소?”
경찰들은 인차 경각성을 높이면서 춘일과 그 처녀를 번갈아보았다.
“누가 이런 집에서 산답데?”
경찰은 인차 차문했다.
“무슨 일을 하오?”
“둘 다 무직업자입니다.”
“직업도 없이 어떻게 세식구를 먹여살린단 말이요?”
김춘일은 실수한 것을 깨닫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나 인차 둘러댔다.
“난 장사를 다닙니다. 누나 미국에 있는데 생활비를 좀 대줍니다.”
처녀가 뭐라고 입을 열려는데 김춘일이 처녀한테 눈을 흘겼다.
“경찰들 앞에서 집안 허물을 작작 하오. 미혼처를 미혼처라고 하잖고 뭐라겠소?”
김춘일이 어름장을 놓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처녀는 두 경찰을 보고 인상깊은 한마디를 하지 않겠는가.
“녀자친구라고 해도 과언인데요. 저런 빈털털이를 믿고 어떻게 삽니까? 무슨 놈의 미혼처? 누가 저 거지 같은 나그네 미혼처란 말입니까?”
그때 로파가 말렸다.
“한 이불을 덮고 살면서도 무슨 말을 그렇게 하오?”
그제야 처녀는 입을 다물었다.
녀경찰은 벽에 걸어놓은 옷을 쭉 살폈다. 그러나 그날 따라 잠바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보통키에 고수머리, 정기 없는 쌍까풀눈이 퍽 인상깊었다.
김춘일은 처녀가 댕댕거려도 한마디 말대구도 하지 못하는 것을 보아 아주 어져 보였다.
두 경찰은 풀을 건드려 뱀을 놀려놓지 않으려고 그쯤 하고 마을로 나왔다.
그들은 이웃집에 가서 호구조사를 하면서 김춘일을 물어보았다.
녀경찰이 이웃집 춘일이 어떤 사람인가고 묻자
한 아주머니는 혀를 끌끌 찼다.
“춘일은 효자입니다, 효자. 홀로 난 늙은 엄마한테 얼마나 효성을 다한다고 그럽니까?”
그 아주머니는 춘일이 밤마다 부르하통하에 나가 어떻게 물고기를 잡아다가 끓여대접한다는지, 자기는 술도 마시지 않고 장마당에 가서 맛있는 돼지고기랑 사다가 대접한다는지, 미혼처를 어떻게 아낀다는지 모범남편이라는지 혀가 다슬 지경으로 칭찬이 자자했다.
또 다른 집에 가서 50대 중반의 사나이와 김춘일을 물어보았다. 역시 그러루한 답변이 나왔다.
“에이, 김춘일은 어지다 못해 제 앞의 말도 할줄 모르오. 마을 사람들과 한번 싸운 적도 없습니다. 진짜 닭의 모가지도 비탈지 못할 어진이입니다. 어떤 때 마을 사람들은 그를 남자 아니라고까지 할 지경입니다.”
그때 김춘일의 표면현상에 미혹된 일부 마을사람들의 말에 의해 김춘일은 잠시나마 수사망에서 빠져나가게 되였다.
그러나 담당경찰들은 어쩐지 김춘일의 초상이 살인악마의 초상과 비슷하다고 여겼다. 김광진국장과 허효봉 대대장은 회보를 받은 후  담당  수사일군들과 경찰들에게 경각성을 늦추지 않고 주의해 관찰하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기민한 수사일군들의 천리혜안이 그의 일거일동을 느슨히 감시하기 시작하였다.
         연길시 “10.24”특대입실살인강간사건
공포의 어둠이 두툼히 깔리더니 대지 구석구석을 위협하면서 유령처럼 둥둥 떠돌아다녔다. 텔레비죤을 통해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살해되고 녀성들이 강간략탈당하는 것을 보고 인민군중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어둠은 공포와 살기가 차넘치는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반복되게 하였다. 어둠의 장막이 두툼히 깔리기만 하면 선량한 백성들은 머리끼 곤두서고 공포에 떨어야만 하였다.
그러나 두텁게 깔린 어둠은 살인악마에게는 가장 좋은 은페물이였으며 가장 좋은 출동시기였다.
대지에 어둠이 깔리자 여기저기 숨었던 쥐새끼들이 먹이를 찾아 굴에서 슬금슬금 기여나와 어둠이 깔린 거리를 쏘다녔다. 고양이들은 어둠 속에 숨어 쥐굴을 지키거나 길목을 지키다가 볼이 뽈록하게 먹거리를 물고 쏘다니는 쥐새끼들을 앞발로 탁 쳐 이빨로 꼭 깨물었다.
어둠의 장막이 요술쟁이처럼 대지에 서서히 내리드리웠다. 달의 볼에서 요사한 빛이 뿜겨져나오다가 먹구름에 산산이 부셔졌다. 달의 눈섭에서 요술쟁이 스리슬쩍 기여나와 악마를 배동하여 실뱀처럼 꼬리를 치면서 인간세상에 내려와 여기저기에서 요술이나 부리는 상 싶었다.
어둠이 두툼이 깔리고 사람들이 모두 하루 일에 곤기를 느껴 깊이 잠든 밤중에 살인악마는 쥐새끼처럼 기여나와 길목을 지키는 고양이를 교활하게 피하면서 사냥물을 찾아 쏘다녔다.
수사일군들이 밤낮이 따로 없이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였다. 2001년 10월 24일 밤중,
탕탕탕!
웬 녀성이 연길시 공안국 하남파출소 당직실문을 급촉하게 두드리면서 소리쳤다.
“살인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빨리 문을 여시오!”
“뭐라고?!”
당직경찰은 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 녀성은 헐레벌떡거리면서 황급히 사건보고를 했다.
“내 친구 강간당했습니다! 남자친구는 살해되구!”
당직경찰은 인차 소장한테 보고하였다. 파출소 소장은 즉시 연길시공안국 형사경찰대대에 보고하였다.
수사일군들은 하남파출소 소장 일행과 함께 즉시 사건보고를 한 그 녀성의 집에 가서 피해녀 리모 녀성을 만나 사건정황을 알아보았다.
리모 녀성은 공포에 질린 채 이날 밤에 발생한 치떨리는 사건을 쭉 이야기하였다.
“저녁에 나와 남자친구 라모는 친구들과 함께 우리 세집에 와서 술을 마시였습니다. 친구들이 돌아간 후 남자친구는 술을 과하게 마셔서 먼저 잤습니다. 나는 새벽 2시까지 VCD를 보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가 풋잠이 들었가 말가 할  때 갑자기 쿵 소리나지 않겠습니까. 글쎄 웬 놈이 앞창문으로 뛰여들어오지 않았겠습니까. 으흐흑.”
리모는 너무 놀라 그때 일을 회상하면서 바들바들 떨며 뒷말을 잘 잇지 못했다.
수사일군들이 위문하면서 용기를 북돋아줘서야 겨우 진정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놈은 손전지로 이리저리 비추더니 시퍼런 비수를 뽑아들더니 먼저 흉악하게 남자친구의 목을 찍어 죽였습니다. 그 놈이 나한테 다가오자 나는 질겁해 구들에 꿇어앉아 ‘제발 살려달라.’고 싹싹 빌었습니다. 으흐흐, 흑흑, 흑흑.”
대성통곡치던 리모 녀성은 그래도 용기를 내서 끝까지 이야기했다.
“그 놈은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짐승 같은 성변태입니다. 나를 한식경이나 유린했습니다. 그 놈은 나를 보고 ‘너 가라. 파출소에 가서 고발하겠으면 고발해라. 난 두렵지 않다. 고발하는 날엔 돌아와서 네년을 죽여버리겠다.' 하고 을러메지 않겠습니까? 그 놈이 문을 열고 나가자 나는 겁나 한참 떨었습니다.  너무 겁나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죽을둥살둥 모르고 친구네 집으로 뛰여왔댔습니다.”
실로 천만다행이였다. 그 살인악마놈은 항상 단서와 후환을 없애려고 살인까지 꺼리김없이 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날에는 살인악마가 리모 녀성을 유린할대로 다하고 환장하였던지 그녀를 살려주었으니 말이다.
수사일군들은 그녀를 보고 “흉수는 어떻게 생긴 놈입데?” 하고 자세히 물어보았다.
리모 녀성은 외까풀눈을 내리깔고 한참 생각에 잠기더니 이렇게 띠염띠염 말하였다.
“그 놈은 조선족입디다. 한어도 제대로 하지 못합디다. 몸집은 좀 호리호리한 편인데 키는 1.68메터 좌우 될 겁니다. 좀 길쭉한 낯에 쌍까풀눈인 것 같습니다.”
분명 살인하고서도 눈 한번 깜짝하지 않는 그 살인악마였다.
사건의 엄중성을 느낀 수사일군들은 즉시 피해녀 리모와 함께 사건현지로 달려갔다.
그들은 연길시 하남가 장백시장 부근의 한 낮다란 세집 앞에 이르렀다. 창문 쇠살창은 진작 사람이 드나들만큼 뜯어져 있었다. 사후에 안 일이지만 창문에 댄 쇠살창은 리모와 라모가 초저녁에 집을 비운 틈에 살인악마가 그날 저녁에 범행을 하려고 미리 뜯어놓기까지 했던 것이다.
리모는 그 쇠살창문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새벽에 이 문으로 뛰여들었댔습니다.”
수사일군들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10평방도 되나마나한 낮다란 세집 안에서 피비린 냄새가 확 풍겨 코를 찔렀다.
수사일군들의 눈 앞에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처참한 정경이 펼쳐졌다. 비수에 목을 찔려 사망한 라모가 이불을 덮어쓴 채 피못 속에 쓰러져 있었다. 아직도 비수에 찔린 라모의 목에서는 뻘건 피가 줄줄 흐르고 있지 않겠는가.
얼핏 보건대 구들에는 신발자욱 같은 것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세심한 수사일군들은 리모한테 살인흉수가 그녀를 유린할 때 머물렀던 자리를 물어보았다.
“바로 여깁니다. 그 놈이 여기 구들에 올라와서 나를 유린했습니다.”
세심한 수사일군들은 확대경을 꺼내들고 깐깐히 기술수사를 하기 시작하였다.
“에이, 아무 것도 찾기 힘들 겁니다.”
리모 녀성의 말에 수사일군이 의아해했다.
“왜?”
리모 녀성은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젓더니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그 놈이 떠나기 전에 저기 걸레를 가져다가 자기 섰던 자리를 싹싹 닦았습니다.”
그러나 수사일군들은 포기하지 않고 구들장판과 널장판을 확대경으로 정밀하게 관찰하였다. 한참 후 끝내 널장판에서 살인악마의 완정한 족문을 발견해 성공적으로 채집해내 촬영까지 해두었다.
이는 이전에 비해 아주 큰 성과가 아닐 수 없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수사일군들은 리모 녀성을 보고 “조용히 더 알아볼 일이 있소. 우리가 동무의 안전을 보호할테니 함께 공안국에 가기오.”라고 하였다.
리모는 도리머리를 가로 흔들었다.
“아니, 겁나서 아무데도 가지 못하겠습니다. 난 할 말을 다 했습니다. 라모 부모한테 알리고 짐을 싸가지고 빨리 이 세집을 떠나야겠습니다. 언제 그 놈의 보복을 받을지 모르잖습니까?”
“우리 공안국이 있는 한 그 놈을 겁낼게 없소. 우리가 보호할테니 겁나 말고 가기오. 그 놈을 나포해 처단해야 동무는 완전히 안전할 수 있소.”
“여기서 물어보시오.”
“아니, 조용히 물어볼게 있소.”
좀 생각에 잠기더니 리모 녀성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럼 가겠습니다. 내 친구와 함께 가도 되겠습니까?”
“그러오.”
수사일군들은 리모와 녀자친구를 함께 데리고 형사경찰대대 사무실로 돌아왔다.
수사일군들은 녀자친구를 사무실에 두고 리모를 단독으로 다른 사무실에 데리고 들어갔다.
자리를 정하고 앉자 수사일군은 낮은 목소리로 조용히 물었다.
“혹시 그 놈이 동무를 강간하지 않았소?”
그 물음에 리모 녀성은 단마디로 딱 잡아뗐다.
“아닙니다. 절대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 놈이 동무를 놔둘리 없겠는데.”
“내가 요즘 월경이 와서 몸이 더럽다고 하자 그 놈이 손을 뗍디다.”
수사일군들은 계속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그럴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리모 녀성은 “그 놈이 저의 팬티까지 벗겨보고 월경이 온 걸 확인하고서는 진짜 손을 뗍디다. 그저 젖가슴이랑 엉덩이랑 만지고 맙디다.”라고 하기까지 했다.
수사일군들은 리모 녀성이 자기 신변을 보호하려고 방패를 내든다고 생각하고 내심하게 설복공작을 하였다.
“그 놈은 살인하고 강간하고 략탈하고야 마는 범행특점을 가진 살인악마요. 이미 숱한 녀성을 강간했소. 그 놈을 나포하려면 유력한 증거가 있어야 하오. 우린 수많은 강간피해녀성들한테서도 그 놈이 남긴 정액을 채취해 철같은 증거를 수집해두었소. 동무의 신변비밀을 지켜줄테니 제대로 그 놈의 죄악을 적발해야 하오. 강간했지?”
한참 생각에 잠겼던 리모 녀성이 끝내 입을 열었다.
“저기 온 녀자친구한테도 비밀을 지켜주십시오.”
“우린 꼭 비밀을 지키오. 그래서 저를 단독으로 데려다 묻지 않소?”
그제야 시름이 놓인 리모 녀성은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천천히 사건 진상을 토로하였다.
“그 놈은 확실히 저를 강간했습니다. 팬티를 벗겨보고 월경이 온 것을 보고서도 짐승처럼 달려들었습니다. 으흐흑, 흑흑흑.’
그녀는 오열을 터뜨렸다.
이윽고 그녀는 수사일군들에게 사건경과를 상세히 이야기했다.
그 놈은 리모 녀성을 구들에 엎디게 하고 뒤로 달려들어 야수처럼 세번이나 강간하였던 것이다.
(또 그 악마군!)
수사일군들은 리모 녀성을 설복하여 끝내 법의실에 데리고 갔다. 법의는 그녀의 질에서 살인강간악마의 피묻은 죄악의 정액을 채취해냈다.
살인강간악마가 제 아무리 단서를 남기지 않으려고 장갑을 끼고 비수로 라모를 살해했는가 하면, 낯을 보이지 않으려고 뒤로 리모 녀성을 강간했을뿐만아니라 걸레로 구들장판을 싹싹 닦기까지 했지만 어찌 리모 녀성의 몸에 정액이란 유력한 증거를 남길줄이야 어떻게 알았겠는가.
수사일군들이 제공한 단서에 근거하여 풍부한 수사경험을 가진 김광진 국장은 지휘부에서 수사일군들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
인민법률의 천라지망은 점점 인평촌에 있는 김춘일에게로 조여갔다.
수사일군들은 그와 련계 있는 애인 김후남과 녀자친구 양향화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을 주의깊게 감시하였다. 하여 가치 있는 단서와 정보가 련속 지휘부에 보고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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