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angxiaosan 블로그홈 | 로그인
강효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시/시조

가을의 소리 (외 5수)- 강효삼
2021년 08월 23일 09시 00분  조회:593  추천:0  작성자: 강효삼
 
 
 
가을의 소리 (외 5수) 
 
 
 
강효삼 
 
 
 
 
 
해빛을 끓이는 조용한 한낮의 풀숲에
 
스르라미 목소리가 청아하다
 
너무 작고 은은해 도정신해 들어야지만
 
분명 가을을 알리는 첫 소리
 
저 작은 소리에서 사람들은 이 땅에
 
가을이 왔음을 안다
 
 
 
아, 그러고보니 세상을 움직이는 건
 
크고 굉장한 목청만이 아니여라
 
쩌렁쩌렁한 구호는 더구나 아니여라
 
 
 
작고 가는 목청이지만
 
거짓없는 진정이 담겨있다면
 
그 목청만으로도 얼마든지
 
세상을 놀래울 수 있는 것
 
 
 
쓰르라미의 작고 가는 목청에도
 
가을이란 크나큰 계절이
 
바이올린의 선률처럼 은은히 떨리면서
 
가을의 한복판을 가벼이 흔드네
 
듣는 이 가슴을 향수에 젖게 하네
 
 
 
图片
 
 
 
 
 
가을은 쓸쓸함의 둥근 술잔
 
 
 
가을은 분명 단풍드는 색고운 계절이고
 
열매를 익히는 풍요한 시절이지만
 
쓸쓸한 계절이다
 
가을에 쓸쓸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가
 
가을은 풍성하던 나무잎이 다 떨어져
 
마른나무 가지들만 헐거워서 쓸쓸하다
 
곡식들로 꽉 채워져있던 들판이
 
도욱맞힌 듯 텅 비여있어 쓸쓸하다
 
꽃들은 언녕 누렇게 시스러지고
 
비틀어질대로 비틀어진 풀잎들은
 
쿨럭쿨럭 마른 기침을 하고
 
가을은 모든 것이 끝나가고 떠나가
 
훤하게 비는 계절
 
그리하여 훤하게 비인 하늘과 땅은
 
쓸쓸함의 큰 술잔 이 술잔에
 
마시지 않아도 절로 취하는
 
쓸쓸함의 술이 가득 고여있다
 
쓸쓸함은 그리움을 더욱 북돋우고
 
그래서 가을이 되면 내곁을 떠나간
 
그 사람들이 더욱 보고싶고
 
흘러간 세월이 더 그립다
 
 
 
图片
 
 
 
 
 
가을 코스모스
 
 
 
여름이 문닫히고 가을이 오는 길목에
 
꽃바구니 엮어들고 코스모스 서있다
 
꽃이사 어느때 피여도 곱지 않으랴만
 
가을날의 코스모스가 왜 더 고운가
 
장미처럼 현란하지 않고 그저 
 
시골녀인처럼 수수한 꽃인데
 
 
 
코스모스는 남들의 취향에 편승하지 않고
 
자기만의 추구와 개성이 따로 있어
 
여름 뭇꽃들이 다투어필 땐
 
키만 껑충하게 자래우다가
 
가을이 되여 뭇꽃들이 스러질 때
 
비로소 환히 꽃을 피운다
 
 
 
자존심이 누구보다 강해서
 
유아독존 아름다움 뽐내려는것 아니다
 
가을은 풍성해도 쓸쓸한 계절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놓쳐
 
조금이나마 허전함을 채움으로써
 
외롭고 쓸쓸한 계절을 위로하려는거다
 
접시같은 꽃송이에 아름아름 향기 담아
 
 
 
 
 
图片
 
 
 
락엽 1
 
 
 
나무가지를 타고 앉아 마음껏
 
나래짓 하면서도
 
날아가지 않던 숱한 새들이
 
바람타고 포르릉 땅바닥에 내려앉아
 
부리로 가을을 쪼아먹는다
 
배고픈 새들 얼마나 부지런히
 
쪼아먹었는지
 
가을은 보이지 않고
 
앉아있는 새들만 수두룩하다
 
 
 
图片
 
 
 
락엽 2
 
 
 
잘익은 나무잎 하나가
 
포르르 새처럼 날아
 
발밑에 떨어진다
 
엽서다, 수신인의 주소가 따로없어
 
누구든 받아볼 수 있는 
 
한장한장의 엽서다
 
바람에 마를 대로 말라
 
쥐면 부셔질 듯 볼품없는 엽서지만
 
무슨 귀한 말씀을 전하고싶어
 
이렇게도 많이 던져놓았나
 
 
 
엽서엔 씌여있다,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어야 할 소중한 글귀
 
-오늘은 나 래일은 너
 
누구나 한번씩은 죽는다고
 
당신도 죽는다고
 
그러니 죽음을 바로 대하라고
 
인류 수천년 탐구해온
 
삶과 죽음의 진리를
 
단 몇마리로 개괄한 명구
 
- 오늘은 나 래일은 너
 
 
 
*오늘은 나 래일은 너- 이 글은 영국 런던의 한 묘지의 묘비명에 씌여있는 글
 
 
 
 
 
图片
 
 
 
락엽 3
 
 
 
나무들이 무더기로 잎을 떨군다
 
주머니를 톡톡 털어 아낌없이
 
동글납작 금전같은 나무잎들
 
그것이 나무에겐 바로 돈이다
 
가을은 어느 길로 가든 돌아가는
 
가는 길이 많고도 많아
 
큰길이든 오솔길이든
 
가는 길에 려비로 쓰라고
 
무득무득 떨구어놓고
 
혹여 길이 없어 낮도 밤같은
 
숲을 거쳐 가는 가을에겐
 
가다 힘들면 쉬고 갈 숙비로 쓰라고
 
목마를 때 물이라도 사마시라고
 
뭉치뭉치 수북하게 주머니에 넣어주네
 
주는 돈이 많아서 엄청나게 많아서
 
이제 가을은 언제 어디로 가든
 
돌아갈 걱정 없겠다

흑룡강신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 산 길 2013-08-21 0 1050
12 잔디 2013-08-21 0 1003
11 고개 숙인 벼이삭 2013-08-21 0 1081
10 “아리랑” 우리의 노래 2013-04-23 0 1500
9 [시] 성에꽃 2012-08-11 1 1705
8 두만강에 대한 시 2012-08-11 1 1446
7 [시] 아버지의 초상화 2009-11-23 40 3283
6 나의 방황 (강효삼) 2008-01-10 61 2288
5 과일나무(강효삼) 2008-01-10 57 2007
4 겨울강의 목소리 (강효삼) 2007-12-06 41 1798
3 길과 아버지(강효삼) 2007-12-06 40 1838
2 우리들의 《중간역》 (강효삼) 2007-11-25 44 1934
1 진달래 (강효삼) 2007-11-25 34 1924
‹처음  이전 1 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