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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2009년 05월 16일 13시 12분  조회:1652  추천:0  작성자: 방룡남

아빠엄마의 손을 잡고 걸음마를 타던 아이가 마침내 손을 놓고 아장아장 걸음을 내디딜 때 부모는 감탄과 격동을 금하지 못한다.
지팡이를 짚고 걷던 사람이 흔연히 지팡이를 뿌리치고 우쭐우쭐 걸음을 뗄 때 그 충격은 자못 큰것이다.
홀로서기를 자립함으로 풀이할수 있다면 그것도 바람직한것이라 하겠다. 말하자면 누구의 힘에 기대거나 누구의 지배에 움직이는것이 아니고 내 스스로가 나를 지배하고 미궁같은 사회에 몸담그었어도 인생을 옳게 살아가는 정신적독방을 마련하는것을 일컬어 홀로서기라고 한다면 그것은 과연 인생을 살아가는 밝은 자세라 할수 있겠다.
카멜레은처럼 보호색을 쓰고 자기의 리해에 지나치게 계산적인 우정은 상업이지 참우정은 못된다. 상업이래도 실은 협잡에 더 가까운것이다.
또 리용가치를 계산하거나 적어도 어떤 빚이나 혜택때문에 강박관념 내지 고마움에서 우정을 맺었다면 아직 뜻과 마음이 통하기에는 불의 시련이 남아있을수 있다.
역시 종교적인 하나님을 믿는것도 계산적인 사람에게는 죄를 사면한다거나 축복을 내린다는것을 전제적 약속으로 하는 교역인듯싶다. 꼭 그렇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자기를 본위로 하는 인격지배가 아니라 타력에 강요당하는 강박관념일수 있는것이다.
자각증상도 없이 사회 기성도덕이나 리념에 강요당한다거나 종교적인 하나님을 의식하기에 앞서 그냥 그대로 내 가슴에 나의 인생을 결정하는 <<하나님>>을 모시는것이 훨씬 주체적이고 바람직한것이다.
그러나 백사람이 <<이 세상에 누구도 믿을게 없다. 대방이 곧 지옥이다.>>라고 하는데는 우선 그 백사람이 문제이다. 그 자신이 벌써 대방이나 누구의 지옥임을 시인하고있으니 말이다.
하긴 속담에도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고 했으나 궤변적으로 자기까지 숨기고 그림자를 내세우는 짓거리는 하지 말아야 한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나의 속은 모른다>>고 억지할수는 없지않은가.
그리고 사실 인간은 만남으로 사회를 구축하고있는것이니 그냥 모이는 장소에서 그림자처럼 만나야 하는 사람의 눈치까지를 살핀다는것은 그 자신이 문제가 되는것이고, 또 자기 자신만을 껌처럼 질근질근 씹어대는 인생은 벌써 절망에 앞서가는 순 소비인생 그것뿐이다.
공적인 인격은 믿음의 다리요, 믿음은 우정의 바탕이다. 국가적인, 민족적인, 그리고 사회적인 인격은 서로간에 믿음을 주게 되고 또 그런 인격적인 믿음은 뜻과 마음을 통하는 우정을 키워준다.
자기의 마음의 창문을 꽁꽁 닫아버린 사람한테 남을 사랑하는 마음가짐이 있을수 없다.
남을 사랑하는 마음가짐이 없는 사람한테 믿음이 있을수 없다.
믿음이 없는 사람한테 우정이 있을수 없다. 그냥 의심과 경계와 배타심을 앞세워 우정을 버릴지언정 친구를 용서하려 하지 않는다. <<인민내부모순>>에도 <<피값은 피로 갚는다>>는 투쟁철학을 람용한다. 전하는 말은 눈덩이 굴리듯하는데 그냥 스쳐지나는 바람결에 귀동만 열심이다. 짐작이 생사람 잡는것인데 자기의 총명과 판단력에 절대적인 권위를 세워준다. 도덕이니, 질서니, 법이니 하는것이 서로의 평화를 위한것이라고보면 인격이란것도 내가 다듬는것이지만 역시 사회적인 평가를 받게 되는것인데 그냥 자아긍정에 남의 흉만 본다.
만약 이런것마저 홀로서기라고 할수 있다면 그것은 적자생존이요, 우승렬패요 하는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인간사회에 도입하여 사막같이 인정이 메말라가는 현실에서 인정의 오아시스를 찾는 갈망의 시대적심리가 낳은 기형아임에 다름아니다.
기계문명이 고도로 발달하고 상품경제가 지구촌을 휩쓰는 정보화한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소외가 자살적으로 감행되고 인정에 굶주린 비렁뱅이가 급증하고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결코 인간록지와 샘과 화원이 전혀 없는것은 아니다.
도덕과 법과 질서말고도 인간의 본성적인 사랑심은 그냥 뿌리깊은 사랑나무를 무성하게 키우고 있다.
천륜의 부모자식사랑, 형제자매사랑, 부부사랑의 나무가 푸른 숲을 이루고 뜻과 마음의 틈에서 솟는 우정의 샘이 아늑한 호수를 펼치고 리해와 문명이 낳은 평화의 꽃들이 아름다운 화원을 수놓는다.
백사람이 나한테는 사랑과 우정과 평화의 마음이 있다고 확인할수만 있다면 그 백사람이 바로 사랑의 숲이요, 우정의 호수요, 평화의 화원이다.
인간의 정신적인 이어달리기는 그 자신의 정신적인 자세가 계주봉이 될수 있다. 백사람이 이 세상에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할때 벌써 그 자신을 부정하는것이요, 나부터 마음에 정신적독방을 꾸며갈 때 그 자신이 바로 사랑의 나무요, 우정의 샘이요, 평화의 꽃이다.
길어지는 이야기지만 문뜩 련상되는것이여서 그대로 들려주고 싶다.
아버지를 따라 목욕하러 갔던 아이가 물에서 피여오르는 뜨거운 김에 겁을 먹고 물에 들어서기를 주저했다. 아버지는 자기가 먼저 물에 들어서면서 뜨겁지 않다고 했다. 조심스레 한발을 물에 들여놓던 아이가 얼른 발을 들면서 한다는 소리가 <<이 세상에 믿을 사람 한사람도 없다>>고 했단다.
아직 인내력과 적응력이 완숙하지 못한것이 아이의 판단을 빗나가게 한것이지 과연 아버지가 거짓말을 한것은 아닐것이다.
자신의 상황으로 객관을 부정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사랑과 우정과 평화를 위한 정신적인 독방을 마련하는것이야말로 예쁜 인정사회를 구축해가는 바람직한 홀로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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