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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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나기 신드롬 일본의 부활
2009년 01월 28일 08시 14분  조회:3002  추천:43  작성자: 이승률

두 번째 이야기   시대의 주역들


제 2의 이자나기 신드롬을 꿈꾸다, 일본의 부활


이승률
연변과기대 대외부총장


      

일본의 건국신화에 나오는 거울, 칼, 곡옥(曲玉)을 가리켜 신기삼종, 즉 건국신 이자나기(伊邪那岐)가 세명의 일본인 선조에게 내려준 세 가지의 신기라고 말한다. 일본 고유문화의 뿌리가 되는 이 세가지가 현대에 와서는 세계에 메이드인 재팬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텔레비전, 세탁기, 냉장고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 시기가 있었다.

태평양전쟁 이후 폐허나 다름없었던 일본열도에 결정적인 재기의 계기를 제공한 것이 바로 한국전쟁이었다. 한국이 전쟁의 폐허 위에서 힘겹게 전후복구의 가파른 고갯길을 넘고 있었던 50년대말부터 60년대 초, 일본은 한국전쟁의 특수로 벌어들인 달러를 밑천으로 경이적인 고도성장을 구가하며 승승장구했다.

당시 일본은 이 천운의 호경기를 건국신 이자나기가 선물했다 해서 ‘이자나기 경기(景氣)’라고 불렀는데, 최근 일본기업들 사이에선 다시 한번 일본경제 회복을 꿈꾸며 ‘신 신기삼종’을 만들어내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 신 신기삼종은 바로 디지털 카메라, DVD 리코더, PDP TV를 의미한다. 이 세 상품은 모두 디지털 상품이자 묘하게도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강자로 군립하고 있는 한국의 주력상품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동안 한국에 밀려 빈사상태에 빠져있던 일본 반도체 업계가 이 세가지 상품의 시장을 다시 석권함으로서 일본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뿐 만 아니라 최근 일본 경제내부에서는 그동안 미국에 휘둘리던 컴퓨터와 IT시대가 지나가고 드디어 일본이 기다리던 디지털 가전제품의 시대가 왔다는 판단 하에 상당히 시장상황을 고무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일본은 안팎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일단 내부적으로는 고령화와 부실채권, 정경유착과 구조적인 디플레이션 등의 악순환을 극복해야 하고 밖으로는 기필코 아시아대륙으로의 진출을 꾀하여야 한다. 아시아대륙과 연결되지 않는 일본은 결국 침몰하는 항공모함과도 같은 신세가 되고 말 것임을 그들 스스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0여년 간 일본사회를 움직여온 것은, 아시아를 시장으로만 바라보고 공존의 대상으로 바라볼 줄 모르는 보수적인 정치세력과 변화를 거부하는 관료집단, 그리고 재계의 뿌리깊은 기득권 세력과의  ‘보이지 않는 강력한 연대’였다. 그동안 일본의 모토는 일본은 결코 아시아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지난 세기의 예만 들어보더라도 일본은 아시아지역 내에서 가장 적대적인 세력이었다. 대동아공영이라는 미명아래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아시아인들의 목숨과 재산을 유린했다. 그리고 그 씻을 수 없는 역사적 만행을 부인함으로서 아시아사회 속에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지금도 일본은 과거의 만행은 아랑곳없이 미국의 비호아래 군사대국화를 지향하며 중국과 한반도 및 러시아 극동지역을 최신예 첨단무기로 포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시대의 도래와 함께 중국만큼이나 중요한 국가가 바로 일본이다. 일본의 문제는 당사자인 일본 뿐 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 및 환태평양지역의 모든 관계국들에게 비상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 일본정부는 공식적으로 일본의 경기회복을 선언했다. 10여년간 계속된 기업의 혹독한 구조조정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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