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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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 인격의 안팎
2015년 12월 17일 20시 20분  조회:4764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인격의 안팎
                                 
 
   인격이란 지적, 정감적, 의지적 및 육체적측면을 총괄하는 전체적인 통일체로서 그 사람의 인간적인 품격이다. 신에게는 신격이 있고 사람에게는 인격이란게 있다. 그래서 인간을 개체라기보다 인격이라고 말하는것이다. 맑스선생은 인격의 본질은 수염이나 혈액, 추상적인 육체의 본성이 아니라 사람의 사회특질이라고 하였다.
   인격정신소질의 핵심은 자아의식이다. 인격은 평등하다. 하지만 인간의 품격에는 우질과 저질의 차이가 있다. 한 인간의 모든 행동은 그의 고매한 인격속에서 나와야 가치가 주어진다. 사람마다 얻으려고 골몰하는 재부나 명예, 학식 등에도 인격인소가 포함됨으로써 비로소 가치가 주어지게 된다.
   흔히 일종의 맹세형식으로《내 인격으로 담보한단말이오》하고 말한다. 인격으로 담보할지라도 그 인격이 참되지 않은 행위는 비천하고 무가치하다. 그것이 풍부한 재부를 등대고 으시대든 연박한 학식에 기대든 상관없이 참된 인격이 아니면 뜬 구 름과 같은것이다. 인격은 후천적이기는 해도 하루아침에 얻을수 있는것도 아니요 많이 배웠다고해서 몸에 슴배는것도 아니다. 오직 거짓없는 인성과 도덕적노력으로 갈고 닦아야 얻어진다.
   사람이 육체상 병이 든다는것은 불행한 조우이지만 심령에 병든것만큼 불행한것은 없다. 그것은 인격의 병을 의미한다. 일체 가상과 허위는 의식에서 온다. 의식은 자아의 능동성이다. 사람들의 착각은 자아기편과 본분을 잃은데서 인기된다. 개체화 된 상태는 선행을 위하든지 악행을 위하든지 생존을 위하여 점점 중요해지고 있으나 개체화의 목적은 참인격의 높이에 이르지 못한다. 오로지 리해득실에서 출발한 욕망에 국한되여 있기때문이다.
   인간은 실제상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의 삶에 충실할 때라야만 자기 자신으로 순수하게 존재할수 있다. 사람마다 숙명적으로 자기에게 걸맞는 그릇을 가지고 태여났다. 그리고 그 그릇에 담을만한 자기 몫을 하사받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 그릇이야 어떠하든 가득채우고 넘쳐나게 채우려고 전전긍긍한다. 자기 그릇에 따라 채워지는것에 만족하며 사는것이 바른 삶이고 자기를 안으로 성찰해야 참된 삶이련만 분복에 없는 인격을 분식하고 과장하여 과시하려 한다.
   생명의 술잔이 저마끔 다른만큼 부어지는 생활의 술도 각양각색일수밖에 없으며 색갈도 각이할수밖에 없다. 누가 나의 삶을 살아주는가? 오로지 내가 나의 삶을 살 아갈뿐이다. 일생에서 가장 해내기 어렵고 더구나 완성불가능한 작업이 어떻게 참된 인격적인 인간이 되는가 하는 일이다. 내가 나의 인격을 평가해준다. 그게 인격의 참모습이다.
   누구에게나 생명은 보귀하다. 밑바닥인생을 사는 민초들이라도 그 생명속에는 아직 채굴되지 않는 금을 가지고있다. 사람은 누구나 인격속에 금처럼 반짝이는 빛을 가지고있는것이다. 인격을 함양한다는것은 바로 자기에게 고유한 그 빛을 발굴하는 과정이다. 한사람의 인격을 평가하는 기준은 내 몸밖에 있는것이 아니라 인간본연의 의식, 자기 몸안에 자각성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서로 가진것을 비교하고 사치와 향락의 질량을 비교하며 허황한 명예를 비교하며 자기를 괴롭히고 남의 인격을 짓밟으려 한다. 소금역할도 제대로 못하면서 금덩이처럼 빛을 발산하려는 얄팍한 사람들로 넘쳐나고있다. 물욕이 횡행하는만큼 불신이 사회고질로 된 시대이다. 사람들은 도무지 서로를 믿으려 하지 않는다. 믿으면 랑패보기때문이다. 의리도, 명분도, 질서도 실종의 위기를 맞고있다. 이것은 사회를 불신과 부패로 몰아가는 심각한 병페이다.
   이러다보니 성실한 사람은 바보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남의 등을 디디고 올라섰겄만 자기능력인양 으시대는 세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많이 가진자가 큰소리치는 기막힌 물질만능의 사회구조속에서 모두가 병들어있다. 인간들 사이에 알륵과 쟁투는 원시시대처럼 먹을것이 부족하여서가 아니라 나누어가지는 문제, 더 많이 가지려고 탐욕에서 생긴다고 할수도 있다.
   이렇게 더 가지려는 마음이 인간사회에 악순환을 형성하였고 그 잠규칙에 따라 사회가 운행되고있다. 경우야 어떻든 우선 내가 먼저 가지고 많이 가지려는 생각만 앞세우고 살기에 자신이 손해를 보는것에는 도저히 참지 못한다. 자기 존재의 정체는 바로 진실과 성실과 나눔에 있다.
   나는 왜 많이 가진자들처럼 떵떵거리며 살수 없는가? 무슨 리유로 저 사람들은 저리도 잘 사는가? 라는 비교를 앞세우면 고통스러울것은 당연하다. 못가지고 사는데 익숙하게 되면 웬만한 손해에는 콩팔칠팔하지 않고 대방에 리롭게 하려는 아량을 얼마간이라도 가지고 살수 있다. 인격이 없는 인생은 부실하게 시공된 건물에서 사는것과 같다. 보기엔 그럴듯하지만 어느 하루아침 붕괴될수도 있다.
   사람은 저저히 자기의 그림자를 거느리고 인생의 지평선을 향해 허위허위 걸어가게 되여있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은 고독한 존재로 된다. 보이지 않는것을 볼수 있는 마음과 여유가 없이 보이는것이 전부인줄 알고 살아가는 인생은 무위무능의 인생이다 내가 지금 살고있는 양상이 인간다운 삶인가? 지금 나는 참사람답게 살고있는가? 그리고 나답게 세상을 살며 사람들과 마주하는가? 무엇을 가져야 하고 무엇을 가지지 말아야 하는가를 스스로에게 해답하면서 자기 인격을 함양해야 한다.
   누구나 남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지만 나중엔 역시 공수래공수거인 인생마당인데 남이 사는대로 따라가려 아득바득하며 살다보면 자기의 삶을 어디로 향하도록 해야 가장 가치있고 진실한 삶이 될것인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게 된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중인격자가 된다. 이중인격이란 의식의 통일이 분렬되여 전혀 련락이 없는 이중의 의식세계를 가진 변태적심리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이중인격자가 된다는것은 확실히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이중인격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흔히 인간의 주체성과 존엄을 제쳐버리고 노상 중압을 느끼며 살아야 하는 환경이면 쉽게 형성될수 있다. 이를테면 오래동안 권력의 틈서리에서 일하면서 그 들에게 인정받아야 살아남게 될것이고 그렇게 살아남으려면 눈치를 살피며 죽어 지내야 할것이고 되돌아와 이런 환경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울분이 쌓이게 되고 차차 본의 아니게  인중인격이 형성된다. 
   그렇게 형성된 이중인격자들은 자기 안에서 결핍한 주체성과 빈자리를 채우려는 욕망이 가배로 팽창하며 도처에서 용을 쓴다. 결핍증이 심하면 심할수록 만족에 더욱 집착하기때문이다. 마치 갈증을 말리려고 바다물을 퍼마시는 형국이다. 이는 무한한 인간의 욕망과 추구를 잘 대변하는 말이다.
   이중인격자는 과대망상증에 쉽게 걸린다.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자신의 실력보다 더 큰 권력을 잡으면 성공에 이은 독선은 망상으로 이어질수 있다. 정신과학적으로 말해 망상환자는 심리상 내적변화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타인에게는 뚝심이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속은 취약하여 외부의 물리적개입에 의해 쉽게 무너질수 있다.
   이중인격자에게 존재하는 문제는 또 지나친 자기확신이다. 쓰디쓴 실패의 경험을 내면화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을 성공만 해온 사람으로 인식하며 그에 걸맞은 자기 확신을 갖는다.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일수록 남을 믿지 못하고 아주 작은 사안까지 의심하고 질투하는 바람에 랑패보기가 십상이다.
   이중인격자의 감정과 성취감도 오묘한 문제이다. 살다보면 자기감정이 곧 현실인 경우가 적지 않다. 자기 현실을 인식하는데 객관적 사실보다는 자신의 주관적판단이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말로서 사람에 따라 이 증세가 심할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은 권력과 금전이 뒤받침하기에 어떤 일을 밀고나갈수 있지만 사실 개인적력량은 흔히 보잘것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이 보직에서 물러나 일반인이 되여버리면 누구 보다 무기력해지고 인격상 찌그러지는것을 볼수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심리관성에 의해 자기의 위치를 착각하기 쉬우며 채바퀴를 돌리는 다람쥐처럼 되여졌건만 자각하지 못한다. 정신의학에 인간은 지적인 깨달음이 아니라 정서적인 깨달음에 의해 변화하는 존재라고 규정한 리론도 있다. 성취감이 개인적으로 뿌듯함과 강렬한 희열을 주는것은 사실이지만 심리적 행복감과는 조금 다르다. 평생 객관적성취의 희열을 안고 살아왔고 그런 환경에만 익숙해진 사람은 흔히 이런 오묘한 도리를 모르고 산다.
   인간은 누구나 이중적성격인소를 다다소소히 가지고있다. 그것은 거짓말도 참말처럼 해야 하는 삶의 현장에서 증명된다. 개체의 거짓말의 심리는 허영심에 근원을 두고있다. 거짓말과 참말은 개인관계에서 리해득실에 의해 보편화되고 정치적으로는 권력관계에 의해 구조화된 가치론적문제이다. 한가지 례를 든다면 우리 사회가 각종 증명서류를 요구하는것은 모든 사람이 거짓말을 한다는 전제를 내세우기때문이다. 물론 전부의 리유는 아니지만도 말이다.
   각설하고, 두려운것은 일반 국민들의 이중인격인소가 아니라 루추하고 사악한 이중인격이 이 시대의 정상적인 사회현상이 된것이다. 진정 착하고 성실하고 신의를 지키는 단일인격자들이 처처에서 벽에 코를 부딪치고 심지어 이 사회에 용납되지 않는것이 두려운 일이다. 이는 한두사람의 고충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고충이리라.
                       
 
                                  2008년 1 월 2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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