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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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기술이다
2015년 10월 12일 08시 42분  조회:4527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사랑도 기술이다


    어찌 생각하면 지금은 사랑의 홍수가 범람하는 시대라고 할수 있을것 같다. 정영들의 전당이라는 대학교정이 현대아담들과 이브들의 공공연한 에덴동산이 된것은 물론이고 초고중생들도 소위 이성“친구”가 없으면 축에 들지 못한다 하고 심지어 소학교애숭이들마저 친구니 뭐니하고 짝짝꿍치고 다니니 말이다.
   남녀의 애정이 인류감정의 극치여서인가? 현대인생마당은 곧 애정극장이고 인생학은 곧 애정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사랑이 있기에 인간세상은 천국이 된것이다. 사랑이 없는 상아의 광한궁을 누가 가려할것인가?그렇듯 애정은 인생현장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구이다.
   정신분석학자 프롬은《사랑의 기술》이라는 자기 저서에서 사랑은 천부적능력이여서 우리가 느끼는대로 행동하면서 사랑을 실천할수 있다는 안이한 해답을 하기엔 현대사회와 인간 자체가 너무 복잡하고 미묘하다고 쓰면서 사랑을 하는데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랑자체에 모호성이 있고 림기응변성이 있으니 무슨 원리따위나 공식이 있을수 있으랴만 사랑에 학문이 있는것만은 분명하다. 사람을 현혹케 하는 사랑왕국에는 필연보다 우연이 다분하다. 한 사람이 누구를 사랑하게 되였다면 천생연분이라기보다 우연적인 만남이다. 따라서 정애의 표현방식도 각이하기 마련이다.
   애정심리학에서는 애정은 명확히 리유를 말할수 없는 일종 호감으로부터 발효한다고 서술하고있다. 그 호감이 신속하고 뜨겁게 발효할 때 심혼이 사로잡히지만 시작과 달리 호감이 명백한 리유로 차겁게 굳어질 때  애정극에 더는 극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애정사전에《첫눈에 정이 들다.(一見钟情)》라는 말이 있는데 많은 남녀간 사랑의 기적이 첫눈길에서 시작된것은 사실이고 정감발전의 론리대로 보아도 첫눈에 튕긴 사랑의 불꽃이 대뜸 정염으로 타오를수 있다. 그것은 처녀총각의 심령에서 진행되는 한차례 심리고속운동이다. 그런 돌발적인 심리활동은 강렬한 내심충동의 표현으로서 흔히 귀맛좋게 숙명이라고들 말한다.
   그래서 자고로 문인들의 붓끝에서 찬미되여왔고 리상화되기까지했다. 례컨대 로미오와 쥴리에트의 첫눈에 든 정으로부터 고전적애정비극이 엮어졌고 그로부터 사랑의 전형은 언제나 비극에서 출현된다는 말이 나왔는지 모른다. 
   그런데 실제상 첫눈에는 애정대상을 발견했을뿐이지 마음의 깊은 곳에서 사랑을 격발시켰다고 단정할수 없다. 영국 런던대학의 바텔스교수는 사랑에 빠진 사람의 뇌는 자기공명 영상(MRI)으로 하여 비판적사고를 멈춘다고했다. 그래서 사랑을 하면 본의 아니게 바보가 되고 눈이 멀게 된다고 한다. 사랑에 눈먼 련인들은 십중팔구 비판적사고력이 정지되여 있다는것을 말해준다.
   사실 뜨거운 사랑의 도가니에 빠진 련인들에겐 비판적투시력이 금물이다. 모처럼 만난 자기《백마왕자(서시)》를 의심한다는것은 제심장을 의심하는것과 같기때문이다. 사랑으로 모든것을 극복할수 있다는 무모함도 이로부터 비롯되는것이다. 기실 첫눈에 든 사랑에 미쳐도 그 격정은 오래가지 못한다. 갑짝사랑 영리별이라는 말이나 서둘러 결혼하면 천천히 후회한다는 말이나 다 이를 두고 한 말이다.
   가령 애정학공식을 세워야 한다면 일반적으로 추구식과 만나는 공식을 세울수 있는데 젊은이들은 흔히 추구식이나 만나는식은 간략해 버리고 해답에만 매달리기 일쑤이다. 만나는식을 잘 계산하지 않으면 답이 령으로 될수 있는데도 말이다. 추구의 꽃마차를 질주하더라도 필요한 거리를 보존해야지 초고속으로 달리기만 한다면 꼭 사고를 칠수 있다. 남자들은 흔히 녀자를 바라볼 때 가슴이 울렁이면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녀자들은 그것이 자기 매력의 결과라고 긍지를 가지는게 보통이다,
   그러나 생활은 책에 쓴것처럼 늘 아름답기만 한것이 아니다. 현실은《나》의 맹목적사랑이 대방에게 비선의적으로 리용당하는 슬픈 사연들이 너무도 많다는것을 증명하고있다. 원래부터 제동장치가 없는 사랑의 꽃마차를 경우에 따라 리성으로 제동할  필요가 있는것이 바로 이때문이다. 한걸음이 평생의 한이 되기십상이다. 이런 시점에서 서로 사랑이 아니였음을 뒤늦게나마 깨달았을 때 끝낼수 있도록 리혼법이 만들어진것은 참으로 일대 진보이고 민주라 해야 할것이다.
   자기가 세운 애정계산식을 다 풀어본다음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테지만 사랑은 확실히 인생학의 정수이다. 경험이 보여주다싶이 눈에서 생긴 사랑은 거개 눈에서 죽어버리거나 결말이 없는 산문시로 되여졌다. 누구나 사랑에 쉽게 눈멀수 있다는 부끄러운 약점을 인정하는것이 사랑의 급행렬차가 탈선하지 않고 미로에 들어서지 않을수 있는 신호등이 될수 있으며 예방책이 될수 있다.
   첫눈에 정는 원인을 굳이 캔다면 그들 매개인의 개성특질, 또는 반응의 민감성과 속도 등 문제에 소급된다. 두사람의 기질특점의 무언중의 물리적반응일수 있다는 설명이 되겠다. 그러나 또 많은 경우 무심히 웃는 꽃의 웃음이 그대를 상사병에 걸리게 할수도 있다는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질적으로 볼때 일반적으로 점액질의 사람은 우정으로부터 점차 애정에로 발전하는바 그런 류형의 사람들에게서는 번개식사랑의 기적이 드물게 이루어진다. 애정심리학각도에서 본다면 첫눈에 정이 드는 사람들은 십상팔구 기질적으로 쉽게 노하거나 기뻐하는 다혈질들로서 일단 리상적이라고 인지되면 즉시 강렬한 반응을 보인다.
   애정감수는 여러가지 부동한 인소로 구성되여 있다. 이를테면 첫눈에 정이 들게 된 주요감각은 촉각이나 후각이 아니라 시각, 청각감수이다. 시각은 현실세계를 감지하는 주요형식으로서 시각형상은 사람의 모종 의식을 격동시키고 사유평가를 인기 시키며 애정의 대상이 아니더라도 호감 혹은 그 반대인 락인을 찍어준다.
   상대방의 용모에 대한 시각감지는 풍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따라서 대방의 용모특징에서 심리적인것, 즉 보이지 않는 품질을 보아내고 심지어 문화정도, 직업, 등도 판단한다는것은 용이하하지 않다. 눈에서 생긴 호감은 실제상 자기 내심리상의 현실적반영인것이다. 이런 심리리상은 먼저 의식중에 형성되여 있은것으로서 그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구체적형상의 모식이 되는것이다.
   인생을 유희이라지만 애정은 결코 유희가 아니다. 진실한 정감은 마치 치약처럼 꽉 짜면 나오는 그런것이 아니기때문이다. 사랑은 모종의 의무감을 전제로 한 숭고한 련맹이다. 시공간은 이 련맹의 견고성을 고험하는 가장 좋은 기회이다. 세월의 고험은 사랑의 파괴자가 아니라 오히려 참사랑의 시금석으로 된다.
   참사랑은 신비의 안개 낀 리성과 비리성의 오솔길에서의 인내를 앞세운 만유라고 할수 있다. 금과를 따먹을 생각에 조급하다면 에덴동산에 오르는것은 위험한 유희다. 사랑의 비탈길은 천천히 오르게 되여 있지만 증오의 내리받이는 단숨에 뛰여내리기 마련이다. 점유로써 곧 끝나버린 애정은 불에 날아드는 부나비의 정사와도 또 다른 주제의 비극이다. 첫사랑의 달콤하기만 한것이 아니라 심령의 탐색으로서 또 다른 자기를 찾는 기회인것이 좋다.
   쥬피터의 화살은 자고로 조용히 날아갔고 수집음은 고전적인 사랑의 순결함의 표지였다. 사랑에 빠지면 선녀도 천국을 잊는다고 했다. 자발적이고 신비로운  사랑의 매력은 많은 젊은이들을 아무 인연도 없고 까닭도 모르면서 모험적으로 정염의 도가니속에 뛰여들게 한다. 그건 단순한 욕정이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첫눈에 든 정은 믿음의 뿌리가 깊지 못하여 생활의 비바람속에서 상록수로 자라나기 어렵다.
   흔히 랑만으로 시작된 초련을 한수의 서정시라 한다. 그러나 진실한 서정시는 진실한 심장들에서만 씌여질수 있다. 두눈에는 얼굴을, 마음에는 이름을, 가슴속에는 아쉬움을, 이것이 사랑노트의 마지막 페지이다.
   결혼생활은 산문으로 씌여진다. 그러나 그 산문의 주제가 바뀌거나 생활소재가 산만해지면 잡담으로 끝나고만다. 첫눈에 곧 잘 정드는 련인들이여, 밀월은 한달이면 끝나지만 인생은 한달에 끝나지 않는다. 밀월의 단꿀은 단숨에 마셔버릴수 있지만 사랑의 상록수는 아픔으로 크고 그만큼 열매도 평생을 두고 익는다.
   거꾸로 피라미트를 쌓을수 있는가? 세월의 유혹의 침습에도 끄떡없는 사랑탑은 진실한 두마음우에만 쌓을수 있다. 세상엔 안개속에 려산을 보는격으로  남자를 보는 처녀들이  있는가하면 남자를 자기곁에 잡아두기 위해 자기를 아끼지 않는 처녀들이 많은데 가석하게도 남자들에게 상반신과 하반신을 관리하는 두뇌가 각각이라는것을 모른다. 상반신을 지배하는 두뇌는 리성으로 애정을 관리하고 하반신을 지배하는 두뇌는 정욕의 분출을 지휘한다.
   지금은 애정홍수가 범람하는 시대일뿐더러 사랑의 위기시대라고 할수도 있다. 혹자는 위장결혼시대, 즉흥부부시대이라고도 말한다. 돈냄새 피우면서 조강지처도 헌신짝 벗어던진다. 상품경제시대의 시점에서 본다면 혼인, 사랑은 일종의 교역이다. 하느님이 생리상에서 아담과 이브의 호상 수요를 안배하였다면 현시대 남자는 녀자의 가장 큰 소비품이자 고객이고 반대로 녀자도 남자의 최대의 소비품이자 고객이다. 매개 청춘남녀는 애정을 제조하는 기업체이다. 교역의 내용은 대방의 성제공, 물질과 금전, 권력과 명성, 용모와 재능 등등이다.
   타락한 사랑의 늪에서 감각을 찾고 편리를 건져내는 현대중국인들에게는 하나의 귀감이 되지 않을수 없는 진실한 이야기가 있다. 일본의 어느 집에서 집수리를 하려고 벽을 뜯었다. 그런데 벽사이에 꼬리가 못에 박혀 갇힌 족제비 한마리를 발견했다. 참으로 기상천외의 일이였다. 곰곰히 돌이켜 보니 십년전에 집을 지을 때 가련한 족제비가 공교롭게도 사경에 처하게 된것이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족제비가 그렇게 십년을 살아온것이 수수께끼였다. 그런데 그 비밀이 절로 밝혀졌다. 주인이 생각에 잠 겨있는데 어데선가 입에 무엇을 가득 문 족제비 한마리가 벽으로 기여올랐다. 주인은 가슴이 뭉클해났다. 한낱 미물의 본능적 행위일수도 있지만 감동없이는 볼수 없는 생명의 찬가가 아니랴,
   긴긴 세월을 하루같이 먹을것을 날라다 준 다른 한 족제비가 너무나 위대했다. 못에 박힌 족제비가 반려인지 어미인지, 형제자매인인가 하는것이 중요한게 아니다. 값치를수 없는 생사불변의 헌시적인 사랑, 인간들도 미치기 어려운 서사시가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 10년 세월을 하루같이 끈끈하게 엮어졌다는 그것이다. 그 족제비야 말로 무엇이 진지한 사랑인가? 감정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를 인간에게 사실로 해석하지 않는가?
   사랑은 대가를 치르고 얻을수 없고 만들어지는것도 아니다. 오직 소망할수 있을 뿐이다. 따뜻한 사랑은 두 가슴으로 쓸수 있고 황홀한 사랑의 사랑의 무지개는 두 육체가 하나로 융합될 때 그려지고 결말없는 사랑의 장시는 두 령혼이 하나로 얽혔을 때만이 엮어지게 된다!
                                   
                                  2006년 7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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